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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93화

이리 나리는 말을 마치고 쌩 돌아섰다.

미색은 그런 이리를 보고 웃었다.

‘나리가 설랑도 원하지만…… 돌아가기 싫은 것은 확실하군.’

오늘도 산 밑에는 사람들이 쪼그려 앉아 있었는데 그중에는 어제부터 있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어제 분명 무슨 일이 있었는데,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러한 사실을 동무(同茂)에게 사실대로 전하기 무서웠다. 그 이유는 그들이 모두 왕부의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위명은 사람을 시켜 먼 곳에서 그들을 지켜보다가 하산하기 직전에 신호를 보내라고 했다.

이 사실을 미색이 모를 리가 없었다.

안왕부의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미 한번 당한 것을 두 번이나 당하겠는가.

그래서 오늘은 태자비의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들은 시커멓게 멍석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변장했다. 그리고 산 위에서 날이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렸다가 하산을 시작했다.

적위명의 하인이 신호를 보내자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그들을 즉시 에워쌌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려던 찰나에 서일이 멍석 안에서 빨간 물체를 꺼내더니 불을 붙여 그들을 향해 던졌다.

“펑펑-”하는 소리가 산기슭에서 울려펴졌고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도망치느라 바빴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가 멈추고 안왕부의 사람들이 그것이 폭죽이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그들이 자취를 감춘 뒤였다.

“멀리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다! 쫓아라!”

우두머리가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말을 타고 산기슭을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원경릉 무리는 도망치지 않았다.

원경릉의 작전은 폭죽소리와 함께 미리 봐둔 산 여기저기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멍석을 덮어쓰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말발굽 소리가 멀어지자 원경릉과 사람들이 조용히 멍석 아래에서 나왔다.

이렇게 안왕부의 감시를 따돌리기를 몇 번, 원경릉과 사람들 몇 명은 끝내 적위명에게 잡히게 됐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말대로 자신이 태자비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적위명은 횃불을 들고 그녀의 얼굴에 가까이 비추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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