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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92화

우문호의 말대로 문둥산 아래에는 출입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지만 출입을 막아서는 사람도 없었고 미행하는 사람도 없었기에 그들은 수월하게 산에 올랐다.

‘들어가는 건 상관이 없다 이거지?’

원경릉은 어찌나 변장을 제대로 했는지 원경릉을 태자비라고 생각할 사람은 전혀 없었다.

아침 일찍 그녀가 문둥산에 오르겠다고 하자 이리 나리와 미색도 한사코 따라왔다.

미색은 원경릉이 회왕과 자신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으니, 그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리 나리는 왜 문둥산에 따라온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산을 올라가는 내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산을 오르다가 힘들다며 바닥에 앉아 한가로이 경치를 구경하는 둥 원경릉과는 사뭇 다른 태도로 문둥산에 올랐다.

산 중턱을 오를 때 이리 나리가 조용히 원경릉의 곁으로 다가왔다.

“근데 그 환자들 말이야. 먹는 게 너무 부실한 거 아니야?”

이리 나리가 그 자리에서 원경릉에게 은표 한 묶음 주었다.

“음식 배급을 하는 사람에게 고기 좀 사서 먹이라고 해.”

원경릉은 은표 묶음에 깜짝 놀랐다.

그녀가 천천히 은표를 세어보니 삼천 냥이 넘었다.

그녀는 즉시 요리사에게 50 냥을 주며 내일 먹을 닭고기를 사 오라고 했다.

‘이 금액이면 아주 오래도록 음식 걱정은 없겠는걸?’

원경릉은 이리 나리의 은표를 보며 문득 소답화와 현비가 떠올라 마음이 쓰라렸다.

*

오늘 환자들은 유달리 원경릉의 말을 잘 들었다. 다들 원경릉이 시키는 대로 했고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없었으며 약을 바꾸고 주사를 맞을 때에도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자 이리 나리가 지루하다는 듯 산비탈 쪽으로 걸어가 큰 바위 위에 앉았는데, 미색이 그를 찾아와 옆에 앉았다. 초저녁 석양이 서서히 대지를 황금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잠시 아무 말 없이 석양을 감상했다.

“나리, 생각해 보셨습니까? 어제 일은…… 이러다가 어쩌면 신분이 드러날지도 모릅니다.”

“신경 안 써.”

“신경 안 쓴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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