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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4화

우문호는 서일의 말을 듣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고, 원경릉은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지우고 있었다.

우문호는 청동 거울에 비친 그녀의 차가운 표정에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일단 의자 하나를 가져와 그녀 옆에 앉았다.

“경릉아, 무슨 일이 있으면 다 얘기하기로 했잖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내가 설명을 할 것 아니냐. 네가 하루 종일 입을 꾹 닫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으면 일이 해결되는 줄 아는 것이냐? 방금 서일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네가 왜 화가 났는지 몰랐을 것이야.”

“아냐, 괜찮아. 주명취는 이미 죽었고 이미 끝난 일이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원경릉은 머리를 말리고 젖은 수건을 화장대로 던지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속에서 천 불이 끓어! 주명취의 무덤에는 도대체 왜 간 거야? 내가 주명취 손에 죽을 뻔한 것을 잊기라도 한 거야?”

우문호는 혀를 끌끌 찼다.

“거봐, 이렇게 화가 났으면서 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건데? 화가 나면 차라리 화를 내라고 속으로 썩히고 있으면 해결이 되냐고!”

“대답하라고! 왜 주명취의 무덤에 갔냐니까?”

원경릉은 우문호가 동문서답을 하는 것을 보고 분명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분에 못 이겨 힘껏 우문호의 정강이를 발로 찼고, 우문호가 큰 손으로 원경릉의 허리를 감싸 품에 안았다. 그는 그녀에게 벌을 주듯 거칠게 입을 맞추었고, 두 손으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세게 감쌌다.

그녀는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역부족이었다.

“감히 태자를 발로 차다니, 네가 간이 아주 부었구나!”

“이거 놔!”

“네가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해도 남자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원경릉은 순식간에 그의 밑에 깔렸고, 거칠게 물어 뜯긴 입술이 퉁퉁 부어 고통스러웠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우문호가 아직도 주명취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다.

우문호는 붉어진 그녀의 두 눈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왜 울어? 아까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 그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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