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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7화

제왕은 원용의가 항상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명취가 아무리 악녀라고 해도 제왕과는 부부였던 사이인데, 제왕이 그녀를 어찌 그리 쉽게 잊겠는가?

그가 주명취를 한순간에 잊어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그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냉혈한이라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원용의가 상심한 얼굴로 사식이의 방에 들어오자 사식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언니, 왜 우는 거야?”

“아무것도 묻지 마. 나 오늘 너랑 잘 거야.”

사식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따뜻한 물을 한잔 건네었고, 원용의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노력했다.

원용의는 아무리 제왕을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1년이 길면 얼마나 길다고, 자신을 죽이려고 한 주명취를 아직도 그리워하다니……’

주명취가 제왕부에 불을 질러 제왕이 죽을 뻔했을 때도 원용의가 제왕을 데리고 손왕부에 가서 보살폈다.

그가 가장 아프고 힘들어할 때 누가 그의 곁을 지켰는가?

바로 원용의다.

원용의는 그와 관련된 모든 일에 밤낮으로 최선을 다했다.

주명취가 다른 남자에 빠져 제왕을 등한시하는 동안에도 원용의는 그의 곁을 지켰다.

원용의는 생각할수록 제왕이 괘씸했다.

‘내 마음도 모르고, 뭐? 정비로 만들어준다고?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뿐이라는 거잖아.’

원용의는 정비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제왕의 흔들림 없는 진심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처지가 원통하고 분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원용의는 주명취가 죽었을 때 바로 제왕을 떠났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때 제왕을 떠났다면 지금처럼 마음의 상처는 입지 않았을 것이다.

사식이는 처음 보는 원용의의 모습에 주위를 맴돌며 손톱만 물어뜯었다.

원용의는 코를 훌쩍이며 퉁퉁 부은 눈으로 사식이를 보았다.

“내가 오늘 이 모양인 거, 조모께는 절대 말씀드리지 마.”

“제왕 때문에 우는 거야?” 사식이가 조용히 물었다.

원용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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