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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13화

경호의 신비

원경릉은 옆에 우문호를 보더니 눈물이 났다.

우문호도 원경릉을 보고, “좌우간 당신은 이 생에 날 못 떠나.”

우문호의 크고 따스한 손이 원경릉의 손을 꽉 감싸주는 것을 느끼며, 따듯하고 단단해서 가슴속이 행복으로 가득차는 느낌이 들었다. “난 자기를 절대 떠나지 않아.”

“거래 성립!” 우문호가 갑자기 원경릉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졸지에 부부 두 사람이 초점의 대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부러움과 온정의 눈길로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속삭였다. ‘이 부부는 얼마나 다정해’, ‘얼마나 행복해’, ‘얼마나 보기 좋아.’

기도하고 나와서 신전 밖을 몇 바퀴 도는데 풍경은 수려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어디도 차분한 곳이 없어 우문호가, “옥청전(玉清殿) 뒤에 경호(鏡湖)가 있다 던데 우리 가 보자.”

원경릉이 좋아하며, “좋아, 나 산 속에 있는 호수 좋아하는데, 그게 그렇게 그윽하고 아름답더라.”

우문호가, “하지만 꼭 볼 수 있는 건 아니야, 거기엔 일년 내내 운무가 자욱해서 본 사람이 극소수 중에 극소수라고.”

“그럼 천지(天池)랑 같은 거 아닌가?”

“천지? 천지가 뭔데?”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앞으로 가며 물었다.

“응, 천지는 천지지. 자기는 가 본적 없어.”

“그럼 나중에 나 데리고 가.” 우문호가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막상 말하고 나니 정말 가보고 싶어 졌다. 사실 원경릉이 자신이 모르는 일이나 장소를 언급하면 우문호는 무조건 한 마디를 추가하는데 바로 ‘같이 가자’이다.

경호는 신전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로 샛길을 따라 단풍나무 숲을 지나니 이윽고 다다랐다.

경치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좋은데, 호수 좌우 90~120평 전체가 단풍나무로 둘러쳐져 있어 지금 마침 가을이라 단풍잎이 붉게 물들었고, 호수는 자욱한 운무에 가려져 있는데 운무는 마치 한덩어리로 움직이는 흰색 화전옥(和田玉) 덩어리처럼 어려서 경호를 감싸고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선경인양 느껴지게 했다. 저 운무가 자욱한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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