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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21화

살아있는 사람들의 무덤

사람 같지 않고 지옥의 귀신 같았다.

서일이 작은 목소리로, “저 사람 말이 32살이라고 합니다.”

순간 정적이 감돌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직 바람만 귓가에 계속 스치며 썩은 냄새만 풍겨왔다.

어느 만큼 시간이 지난 후 원경릉은 서일을 시켜 그 사람에게 전병을 더 주게 했는데 그들은 전부 마른 식량을 챙겨 산을 올라서 서일이 한 덩이를 주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졌다.

원경릉이, “천천히 드세요, 목 막혀요.”

병자가 웃는데 공포스럽다, “목 막혀 죽으면 좋죠, 적어도 배는 부를 테니까.”

원경릉이 우문호를 보는데 우문호의 얼굴에 한번도 없던 엄숙함과 격동이 있었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병자가 전병을 먹는 것을 보기만 했다.

다 먹은 후에 우문호가 비로소, “이름이 뭔가? 당신들은 여기서 음식 공급이 부족한가?”

병자는 손가락에 남은 찌꺼기를 빨며 다시 무감각한 얼굴로 돌아가, “전 이하(李賀)입니다. 하루에 한 끼를 먹는데 다 옥수수 개떡으로, 마른 거, 쉰 거, 쌀겨 죽을 먹을 때가 더 많고, 어제는 추석이라 밀가루 만두를 먹었는데 일년에 두 번 추석과 설날에 줍니다.”

병자는 원래 영양보충이 필요한데 이렇게 개 만도 못하게 먹고 어떻게 영양이 있을 수 있을까?

어쩐지 하나같이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더라.

“이 안에는 몇 명이나 있나?” 우문호가 다시 물었다.

이하가, “구체적으론 모르고 300명 정도겠죠. 어쨌든 요 몇년간 죽은 사람도 많고 어쩌다가 사람이 올려 보내지기도 하지만, 여기는 살아있는 사람의 무덤이니 올라오는 순간 죽는 날을 세는데, 몇 명인지 누가 신경이나 씁니까?”

원경릉이, “가족들이 당신을 보러 올라오나요?”

이하가 놀라며, “가족?”

이하가 웃기 시작하는데 웃는 게 우는 것 같다. “올라오게 하면 안 되지요, 올라와서 뭐 하게요? 병에 감염된 후 여기 다시 보내지라고요?”

만아가 듣더니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이 그립죠?”

이하가 진정하고 무뚝뚝하게 고개를 흔들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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