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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28화

다음 날 아침.

우문호는 입궁해 현비가 있는 경여궁으로 갔다.

현비는 이전에 한바탕 자살 소동을 일으켰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고, 심지어 명원제마저 거들떠보지 않았다. 화가 치밀던 차에 우문호가 찾아와 문둥산 횡령에 대해 물으니 그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 사실을 시인하였다.

“그래, 내가 네 셋째 삼촌하고 그랬다 왜? 설마…… 너 모비를 단죄하려는 것이냐? 좋아, 이렇게 된 거 네 맘대로 하거라! 어디 한번 네 손으로 모친을 죽여보거라!”

우문호는 악을 쓰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실망한 듯 침통해했다.

“모비, 도대체 왜 그러신 겁니까?”

“왜냐고?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모두 널 위해서 그런 것이야! 네가 2년 전에 싼 똥을 치우느라 네 어미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느냐?”

현비의 말을 듣고 우문호는 주먹을 쥐며 분노했다.

“제가 언제 모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습니까? 저도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고요! 모비가 굳이 외삼촌과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제 살길 찾았을 겁니다! 모비는 외삼촌이 문둥병 환자들에게 하루에 한 끼만 줬다는 거 알고 있었습니까? 그것도 개떡을요?”

“아, 그 옥수수 개떡? 병자들에게 그것도 감지덕지지 어디서 반찬투정이야? 문둥병이면 곧 죽을 판인데 그들이 억울할게 뭐 있어? 그리고 너희 외할아버지와 네 삼촌이 아니었다면 병자들은 이미 다 불에 타 죽었을 것이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때 누군가 문둥병의 싹을 없애버려야 한다며 병자들을 한데 모아 태워버리자고 했는데, 너희 외할아버지가 부황께 문둥산을 운영하자고 설득해서 병자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거야! 오히려 그들을 우리 가문에게 고마워해야 해.”

현비의 말을 들은 우문호는 깜짝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몰랐던 사실에 놀랐느냐? 그러니까 내가 중간에서 좀 떼어 먹어도 그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거야. 난 지금까지 내 부친이 그들의 목숨을 구해준 값을 받는 거라고 생각해. 그들도 이에 대해 불만 없을걸?”

우문호는 현비의 차가운 얼굴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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