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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35화

원경릉은 명원제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태자비, 내 생각은 이렇다네. 벌금인 오십만 냥은 소씨 가문에게 물고, 나머지 팔십만 냥은 현비가 물게 할 것이야. 일단 소답화와 현비가 가지고 있는 게 얼마든 모두 몰수를 하고, 만약 그래도 은화가 부족하다면 그 금액은 초왕부에서 가져올 생각이네. 태자와 태자비도 그럴 책임이 있지 않나 싶은데?”

원경릉은 예상치 못한 전개에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렸다.

“부황, 그럼 얼마나 초왕부에서 내야 할까요…….”

“짐이 어림짐작하건대, 현비에겐 아마 만 냥 정도 남아있지 않을까? 나머지는 초왕부에서 내야 할 것이고.”

명원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원경릉의 반응을 살폈다.

원경릉은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묻힌 느낌이 들었다.

빚 생각만으로도 속이 메스껍고 방금 먹은 밥이 다시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태자비, 표정이 안 좋은데? 혹시 짐의 제안에 불만이 있는건가?” 명원제는 인상을 쓰고 원경릉을 보았다.

“……”

“현비는 다섯째의 어머니야. 그녀가 지금까지 다섯째를 낳아주고, 키워주고 한 값이라고 생각하면 팔십만 냥이 전혀 아깝지 않을 걸세.”

원경릉은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횡령에 왜 연좌제를 지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명원제 앞에서 차마 시시비비를 따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초왕부에 있는 은화로 빚을 갚으면 삼둥이들은 뭘 먹고살라는 말인가?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명원제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부황, 초왕부에 있는 은화는 태상황님께서 삼둥이들을 잘 키우라고 주신 은화입니다. 고로 은화의 소유는 삼둥이들에게 있는데 며느리가 어떻게 건드리겠습니까.”

“그거야 걱정하지 말거라. 짐도 그건 알고 있다. 태상황께서 초왕부가 거덜 나는 것을 지켜보시겠느냐?”

그 말을 들은 원경릉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부황의 말은 결국 빚을 다 갚고 나면, 태상황님께서 거듭 은화를 하사할 거라는 건가?’

명원제는 원경릉을 내려다보며 차를 마셨다.

“부황, 혹시 이 일을 다섯째도 알고 있습니까?”

“당연히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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