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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31화

“좋으신 분들도 계시잖아. 예를 들어 조모님과 태상황님 말이야.”

“두 분이라도 계셔서 다행이지.”

“그나저나 현비께서는 얼마나 횡령을 하신 거야?”

“칠팔십만 냥 정도 될 것 같아.”

“세상에! 그렇게 많은 은화를 횡령하셨단 말이야? 그럼 조정에서 원칙적으로 중간에서 횡령한 탐관오리들이나 관리, 후비(后妃)들은 어떻게 벌했어?”

“관리의 경우에는 파직시키고 은화를 뱉어내게 했지. 그리고 형벌을 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죽이기도 했지. 후비 같은 경우엔……”

“후비는 어떻게 벌했는데?”

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후비들은 선례가 없어.”

원경릉은 수심이 가득 찬 우문호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현비께서 횡령한 금액이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거야?”

“십만 냥이 이상은 무조건 사형이야.”

우문호의 목소리를 슬프고 처량했다.

원경릉은 그런 우문호의 두 손을 잡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황은 현비를 사형시킬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섯째 때문이겠지…… 만약 태자의 생모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다면 조정의 하이에나들이 태자를 물고 뜯을 것이니까. 하지만 태후께서 현비가 중병에 걸렸다고 궁안에 소문을 내놨으니…… 어쩌면 조용히 처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원경릉은 골치가 아팠다.

현비가 문둥병 환자들에게 못된 짓을 한 것은 맞지만, 다섯째의 하나뿐인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만약 현비가 사형을 당한다면 가장 슬퍼할 사람은 다섯째이다.

“내일 부황께 이 일을 말씀드리려고 해.” 우문호가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응.”

원경릉은 삼둥이들을 사이에 두고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아이들은 심란한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근새근 잠을 잤고, 우문호와 원경릉은 한밤중이 되어 잠이 들었다.

얼마 후 유모 상궁이 와서 새벽 수유를 해야 한다고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우문호는 뒤척이다가 유모 상궁이 아이들을 다시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잠들었다.

전 같았으면 유모 상궁이 들어옴과 동시에 우문호는 잠에서 깼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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