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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33화

잠시 후, 세 사람 앞에 요리가 연달아 차려졌다.

세 가지는 야채 요리였고, 나머지 하나는 고기볶음이었다.

호비는 입맛을 다시며 수저를 들었다.

말없이 밥만 먹던 명원제가 원경릉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희들 초왕부 음식이 짐의 수채보다 더 푸짐하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설마 황제가 현비가 횡령한 은화가 모두 초왕부로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건가?’

원경릉은 그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부황, 초왕부 식사는 아주 간단합니다. 저와 다섯째 둘이 먹을 때는 항상 반찬 두 가지 이상은 두지 않습니다.”

“그래?”명원제는 담담했다.

“초왕부는 조금도 사치스럽지 않습니다. 지금 입추인데 저와 다섯째 그리고 삼둥이들의 새 옷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왜 옷을 만들지 않느냐? 설마 초왕부의 은화가 부족한가?”그의 목소리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은화야…… 부족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에 입던 옷들도 충분히 입을만합니다. 은화를 낭비하면 못 쓰지요.”

“그래? 보아 하니 태자비는 살림을 잘 아는구나. 집안 살림을 맡아하는 사람이니 초왕부에서 은화를 얼마나 쓰는지 잘 알겠군. 금년 초왕부에 남은 은화가 얼마인지도 말해 보시오.”

명원제는 고개를 들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사실대로 말해야 할 뿐아니라, 초왕부에 있는 은화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 똑똑히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명원제는 현비가 횡령한 은화가 모두 초왕부에 있을 것이라고 오해할 것이다.

원경릉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명원제를 보고 말했다.

“밭과 집, 그리고 차용증을 제외하고 지금 수중에 있는 은화 이백만 냥 정도 됩니다.”

“……”명원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럴 겁니다.”원경릉이 다시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차용증? 차용증이 있는가?”

원경은 머리를 숙이고 천천히 말했다.

“예, 부황께서 저에게 주신 차용증 말입니다.”

그러자 원나라 황제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보았다.

“그 차용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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