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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29화

우문호가 떠난 후 왕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현비를 보았다.

“현비 마마, 태자가 정말로 이 일을 조정에 폭로할까요?”

현비는 우문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렇지는 못할걸? 태자가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내가 태자의 모친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내가 죄인이 되면 분명 그의 명성도 나빠질 것이야.”

“어휴, 문둥산은 소씨 가문의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존재였는데…… 태자는 왜 갑자기 문둥산에 관심이 생긴 겁니까?”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해? 소답화하고는 얘기를 해보았느냐?”

현비가 화를 내자 왕씨는 우물쭈물하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조사는 했지만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들이 문둥산에 갔다면 분명 서주를 통해 갔을 텐데…… 그때 태자비도 같이 갔을 겁니다.”

현비는 왕씨의 말을 듣고 기함을 토했다.

“이 일에 또 원경릉이 관련되어 있다는 말이야? 그 계집이 얼마나 신통방통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불치병인 문둥병까지도 관여하려고 한단 말인가? 이래서 옛말 틀린 거 하나 없어! 집안에 여자가 잘 들어와야 했는데 말이야! 원경릉 이 몹쓸 계집이 내 아들을 망치고 있어!”

“현비 마마 고정하시옵소서……”

“그래서 그 두 사람이 문둥산에 갔다 온 게 확실한 것이냐?”

“예, 거의 확실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쪽에서도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무슨 방법?”

“태자비는 사사건건이 소씨 집안의 트집을 잡고 있습니다. 심지어 태자비는 기왕비하고도 왕래가 잦다고 합니다! 태자비는 적군인지 아군인지 모를 사람입니다. 현비 마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 태자비를 처리하지 못하면 조만간에 소씨 집안이 큰 화를 입을 것입니다.”

“본궁이 그걸 모르겠느냐? 하지만 태상황과 황제가 모두 그녀를 아끼니 본궁이 어떻게 손을 쓸 수 있겠어!”

근심스러운 현비의 표정과는 다르게 왕씨의 눈에는 독기가 스쳤다.

“현비 마마, 전과는 다르게 저돌적으로 나가야 합니다.”

“무슨 좋은 수라도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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