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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11화

Author: 유애
만불산을 오르며

우문호가 갑자기, “맞다, 당신 원래 어떤 모습이었어?”

원경릉이 자기 얼굴을 만지며, “비슷했어, 지금보다 약간 키가 컸고 좀더 나이가 들었지만 IQ는 좀 좋았던 편이야.”

“아이큐는 또 뭐야?”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바꿔 잡는데,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추석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이 한껏 상쾌하다.

“그러니까 고상해 보이고 아는 게 많은 거야.” 원경릉이 말했다.

“아, 왕선생같이.” 우문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하지만 왕선생은 눈에 띄게 못 생겼잖아, 아이큐란 게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구나.”

원경릉이 ‘어’하더니, “왕선생이 못 생겼다고? 적어도 전진장군보다는 훨씬 잘 생겼는데.”

그런데 이 사람들 얘기를 꺼내자 ‘사촌 소형이 제일 잘 생겼다.’ ‘위아래 흰옷을 입고 태도에 품위가 있는 게 약간 영락한 초류향(楚留香)같은 느낌이다.’ 품평이 연달아 나왔다.

우문호는 수탉처럼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외모로 따지면 날 따라올 자가 없지.”

원경릉은 오늘은 얌전히 시비 걸지 않기로 하고, “그러게, 우리 태자 전하 외모는 독보적이지.”

원경릉이 이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려 우문호를 보니, 확실히 안구가 정화된다.

어두운 구름무늬 바탕의 푸른 비단옷을 위아래로 빼 입고 별처럼 찬란한 눈동자, 다문 입술에 초승달처럼 가볍게 떠오르는 미소, 금관을 단정하게 쓰고 있으니 한층 잘 생기고 귀티가 난다. 황실의 기품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완벽한 낭군이다.

원경릉이 눈 호강을 하는 중에 자기도 모르게 존경하는 마음이 드는데, 우문호는 갈수록 뻔뻔해 져서 주변에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람같이 다가와 발그레해 진 원경릉의 볼에 입을 맞췄다.

“아효!” 서일이 멀리서 보고 기분 나쁜 걸 못 참고 비명을 질렀다.

“너 잡히기만 해봐!” 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씹어 먹을 듯이 서일을 노려봤다.

서일은 의식적으로 눈을 가렸는데 어젯밤 두들겨 맞은 얼굴에 아직 멍이 들어 있으므로 안 맞으려면 당분간 조신하게 지내야 겠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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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1112화

    신선에게 빌기를우문호가 원경릉의 말을 듣고 웃으며, “걱정 마, 당신은 마음이 착한 사람이니 신불이 반드시 마음의 소리를 들어 주실 거야, 나로 말 할 것 같으면, 북당의 태평성대와 원경릉과 아이들의 평안, 그리고 우리가 일평생 함께 있길 빌 거야.”서일이 참다못해, “나리, 이런 얘기는 발설하시면 안됩니다. 신선 앞에서 빌어야 지요, 묵념으로.”신선에 참배하는 것도 규칙이 있는데 나리는 모르시나?우문호가 뾰로통하게,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마음에 원하는 걸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고. 안 그러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소원을 비는데 신선이 하나하나 사람들의 마음을 추측하다가 피곤해서 죽을 걸? 우리라도 명쾌하게 빌어주면 안돼? 신선들이 일 좀 편하게 하게.”서일이 들어보니 이게 또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일리는 어디까지나 일리일 뿐, 규칙은 규칙이지, 좌우간 여기는 이치를 따지는 곳이 아니니까.하지만 서일은 슬쩍 우문호의 주먹을 보며 생각했다. 나리와는 이치고 규칙이고 다 안 통하고, 그냥 입다무는 게 최고다.산을 오르며 끝없이 펼쳐지는 풍광도 일품이지만, 한 쌍의 그림 같은 부부도 참배객과 문인묵객의 이목을 끄는데, 어떤 사람들은 슬쩍 훑어보고, 어떤 사람들은 대놓고 뚫어지게 보고, 심지어 어떤 여자들은 일부러 우문호의 몸에 쓰러지며 약한 척 우문호가 부축해 주길 기다렸다.하지만 우문호는 여색의 참 맛을 1도 모르는지, 분명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에 눈살을 찌푸리며, “아주머니, 길을 잘 보고 다니셔야죠, 저랑 부딪힌 건 괜찮지만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제 아내한테 부딪히시면 안돼요.”미인은 당황해서 마음이 유리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진 채 얼굴을 가리고 울면서 산을 내려갔다.원경릉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깔깔 웃고 떠들며 엄청 지쳤지만 정상에 올랐다.정상엔 신전이 한 채 지어져 있는데 모셔진 것이 옥청 신선이다.여기는 참배객이 가장 몰리는 장소로, 빽빽해서 거의 들어갈 틈이 없는데 어떻게 서일이 향을 사와서 불을 붙이더니 손에

  • 명의 왕비   제 1113화

    경호의 신비원경릉은 옆에 우문호를 보더니 눈물이 났다.우문호도 원경릉을 보고, “좌우간 당신은 이 생에 날 못 떠나.”우문호의 크고 따스한 손이 원경릉의 손을 꽉 감싸주는 것을 느끼며, 따듯하고 단단해서 가슴속이 행복으로 가득차는 느낌이 들었다. “난 자기를 절대 떠나지 않아.”“거래 성립!” 우문호가 갑자기 원경릉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졸지에 부부 두 사람이 초점의 대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부러움과 온정의 눈길로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속삭였다. ‘이 부부는 얼마나 다정해’, ‘얼마나 행복해’, ‘얼마나 보기 좋아.’기도하고 나와서 신전 밖을 몇 바퀴 도는데 풍경은 수려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어디도 차분한 곳이 없어 우문호가, “옥청전(玉清殿) 뒤에 경호(鏡湖)가 있다 던데 우리 가 보자.”원경릉이 좋아하며, “좋아, 나 산 속에 있는 호수 좋아하는데, 그게 그렇게 그윽하고 아름답더라.”우문호가, “하지만 꼭 볼 수 있는 건 아니야, 거기엔 일년 내내 운무가 자욱해서 본 사람이 극소수 중에 극소수라고.”“그럼 천지(天池)랑 같은 거 아닌가?”“천지? 천지가 뭔데?”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고 앞으로 가며 물었다.“응, 천지는 천지지. 자기는 가 본적 없어.”“그럼 나중에 나 데리고 가.” 우문호가 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막상 말하고 나니 정말 가보고 싶어 졌다. 사실 원경릉이 자신이 모르는 일이나 장소를 언급하면 우문호는 무조건 한 마디를 추가하는데 바로 ‘같이 가자’이다.경호는 신전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었다.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로 샛길을 따라 단풍나무 숲을 지나니 이윽고 다다랐다.경치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좋은데, 호수 좌우 90~120평 전체가 단풍나무로 둘러쳐져 있어 지금 마침 가을이라 단풍잎이 붉게 물들었고, 호수는 자욱한 운무에 가려져 있는데 운무는 마치 한덩어리로 움직이는 흰색 화전옥(和田玉) 덩어리처럼 어려서 경호를 감싸고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선경인양 느껴지게 했다. 저 운무가 자욱한 곳을

  • 명의 왕비   제 1114화

    경호가 시공의 입구?서일은 도인이 그들을 가지 말라고 하자 화가 나서, “뭘 잘못 봤다는 거예요? 우리가 분명히 호수에 작은 배가 떠 있는 걸 봤어요, 나중에 가운데로 가는 거까지, 그땐 아마도 아직 뭍에 올라오지 않은 모양이지만 못 믿겠으면 저랑 같이 가서 보시던 가요.”도인이 손을 내젓고 웃으며, “불가능합니다. 모두 분명 잘못 보신 거예요, 저희가 배를 못 타게 하는게 아니라, 아무도 못 띄우는 거예요, 오래 전에 어떤 사람이 경호에 배를 띄웠는데 호수에 들어가긴 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죠.”만아가 겁을 먹고, “어? 물에 빠진 거예요?”도인이 고개를 저으며, “아닌 게 확실합니다. 경호는 1년에 두 번 열리는데 제가 직접 호수에 가서 시체와 배를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산 위에는 배가 없어요, 배를 띄우려 해도 할 수 없지요. 여러분들은 잘못 보신 게 확실합니다.”원경릉이 의심에 차서 눈썹을 치켜 뜨고, “도사님, 우리 네 사람이면 눈이 8개인데 결코 잘못 볼 수가 없습니다. 정말 누가 호수에서 배를 타고 있었어요. 누가 호수에 내려가거나 배를 가지고 왔는데 모르셨던 게 아닐까요?”도인이 웃으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습니까? 경호를 계속 지키고 있는 걸요, 일부 담대한 참배객이 목숨이 아까운 줄도 모르고 기이함에 이끌려 물에 들어가서 노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제가 여기서 이미 30여년 있었으나 물에 들어간 사람은 딱 두 명 봤습니다. 이 두사람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지요, 배도 없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더는 없었어요. 그래서 경호는 아주 위험하기 때문에 실제로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도인은 사람을 보는 눈이 있어 앞에 이 부부의 신분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상당히 공손한 태도로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경호의 위험을 그들에게 얘기했으며, 그들이 물에 들어가 목숨을 잃을 까봐 걱정했다.원경릉은 도인이 말을 돌리거나 속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방금 작은 배를 본 건 네 명이 동시에 집단적 환각을 본 걸까?

  • 명의 왕비   제 1115화

    사라진 나뭇잎우문호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도사님이 말씀하신 거 못 들었어? 1년에 2번 개인다잖아.”우문호는 화전옥 같은 경호를 보며 마음이 갈수록 혼란스러워져서, “시간 늦었다, 우리 내려가자, 안 그러면 밥 시간 놓치겠어.”원경릉은 마치 여기가 정말 그녀의 고향으로 통할 수 있기라도 하듯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다.하지만 우문호는 한사코 원경릉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끌려 가며 작은 오솔길을 지나 모퉁이를 도는데, 딱 한번 더 뒤를 돌아 보는데 운무가 거의 걷혀가고 있었다.얼른 우문호의 손을 꼭 누르며, “자기야 봐, 운무가 곧 사라지는 거 아냐?”우문호가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과연 산바람이 홀연히 불어오며 운무가 점점 걷히고 이미 경호의 한쪽이 드러났다.원경릉은 우문호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가는데 우문호가, “그렇게 빨리 뛰지 마.” 소리친다.우문호가 바로 쫓아가서 원경릉의 손을 잡은 건 원경릉이 갑자기 뛰어들 까봐 두려워서 였다.운무가 점점 많이 걷히고 원경릉은 호수가에 서서 짙푸른 경호를 바라보는데 한 조각의 벽옥처럼 아름답다.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순간 넋을 놓고 쳐다봤다.관광객들이 점점 몰리며 경호가 개이는 것에 환호작약했다.우문호가 보기엔 여긴 이상하기 그지없는 곳이라며 투덜대는데,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창공의 흰 구름이 수면 위에 비치지 않는 거야? 아무것도 안 보이네 뭐.”원경릉은 흥분해서 그 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문호의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 과연 짙푸른 물만 보이고 호수가의 어떤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다. 분명 경호 주변엔 수많은 단풍나무가 있고 심지어 푸른 하늘의 흰 구름조차 조금도 호수에 비치지 않는 것이다.하지만 호수는 맑고 투명했다. 적어도 사람이 느끼기엔 그런데 왜 안에 아무런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걸까?그리고 호수 물결은 거울처럼 산바람이 저렇게 강하게 불어와도 호수 표면엔 한 가닥 작은 물결조차 일지 않았다. 원경릉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손에 단풍잎을 한 장 따서 호수에 던졌다.

  • 명의 왕비   제 1116화

    경호가 시공간의 입구?모두 놀라서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눈이 동그랗게 뜨고 봤는데 단풍잎은 가라앉는 게 아니라 사라졌다.거리가 다소 멀었거나 의식 못한 것도 아니고, 원경릉과 일행은 1m만 앞으로 나가면 호수에 닿을 위치라 똑똑히 봤는데 단풍잎은 가라앉은 게 아니라 바로 사라졌다. 우문호는 한 손으로 원경릉의 손목을 잡고 예리한 눈으로 원경릉의 환희를 보더니 준엄하고 엄숙하게, “만약 겁도 없이 뛰어들 거면 내가 이자리에서 바로 죽어버릴 거야.”원경릉이 황당해 하며 세상 진지한 우문호 얼굴을 보고 실소를 터트리며, “내가 미쳤어? 뛰어들게.”여기가 시공의 입구인지 정확하지도 않고 정말 그래도 뛰어내린다고 자신의 시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어떻게 알아? 만약 석기시대로 돌아가면 죽도 밥도 아니 게, 북당의 집에도 현대의 집에도 다 못 돌아가는 거잖아.원경릉이 신난 건 ‘SF덕후’로 전에 상당히 많은 시공을 넘나드는 SF소설과 SF영화를 봐서, 지금 정말 시공의 입구가 있다고 밝혀진 거면 완전 대 발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원경릉도 기대하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마음속에 한줄기 희망을 싹틔웠다.원경릉 마음에 유일한 아쉬움은 의약을 연구하는 자이고, 후배도 거의 생물 엔지니어로 그들의 전문 분야가 이쪽이 아니라 두사람이 경호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하지만 중요하지 않지. 원경릉은 지금 모든 것이 가장 좋은 상태로 진행됨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정말 경호에 뛰어내리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원경릉은 다시 돌아올 확신이 없으면 뛰어내릴 리가 없다.만약 우문호 뿐이면 행여 뛰어내릴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있고 부모 된 입장에서 제아무리 큰 일도 아이를 떼어놓고는 불가능하다.우문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원경릉에게, “그럼 당신 왜 이렇게 좋아하는데?”“왜냐면 우리가 신기한 걸 발견했잖아, 아니 자기는 안 좋다는 말이야?” 원경릉이 반문했다.우문호는 기쁘지 않은 게 지금

  • 명의 왕비   제 1117화

    지폐 도둑과 서일의 착각도인이 경악하며 그를 보는데 그 사람도 경악하며 도인을 보더니, 두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몇 바퀴를 돌았다.“옥허(玉虛)?”“사숙조?” “너 왜 이렇게 늙었어?”“사숙조께서는 어째서 아직 그렇게 젊으십니까?”원경릉은 우문호와 만나서 천천히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원경릉은 방금 지폐를 꺼내다가 염낭 안에 지폐들이 엉클어져서 꺼내서 정리하는데, 백 냥 짜리 한 장이 없고 대신 원래 신불에 기부하려던 열 냥 짜리는 그대로 있는 걸 발견했다.순간 얼굴이 하얘지며 ‘이런 젠장’ 잘못 기부했네.“왜 그래?” 원경릉이 염낭을 꺼내 지폐를 차곡차곡 접어 넣다가 영혼이 가출하는 모습을 보고 우문호가 물었다.원경릉이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겉으로만 웃는 척, “별 일 아니야, 은자 잃어버린 거 아닌가 봤어.” 우문호가 가져가더니 원경릉 대신 몇 번을 세보는 동안 잽싼 동작으로 한 장을 소매속에 감추고 나머지는 전부 염낭에 쑤셔 넣더니, “다 넣었어, 잘 둬.”원경릉은 여전히 속이 쓰린데 우문호의 은밀한 동작을 봤을 리가 있나? 다행히 원경릉은 안에 은자가 얼마 있었는지 모른 채 받자마자 넣어두었다.우문호는 다시 원경릉의 손을 잡자 서일과 만아가 놀라서 쳐다보는데 우문호는 싸늘한 눈빛과 말투로, “뭘 봐? 어서 빨리 안 가고? 태자비가 배가 고프면 어떻게 할 거야?”말을 마치고 원경릉의 손을 끌고 갔다.서일이 만아와 눈을 마주치더니, “염치 있는 군자께서 도적질이 웬 말인가?”만아도 피식 웃으며, “전하께서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추락하신 걸까요”서일이 한숨을 쉬며, “그러니까, 아내를 얻을 땐 신중해야 한다니까.”왕비처럼 이렇게 인색한 수전노와 결혼하면 나날이 비참하다.만아가 즉시 위로하며, “안심 하세요, 사식 아가씨는 통이 크시거든요.”서일이 만아를 보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앞으로 사식 아가씨와 결혼하면 자연히 상관있어지잖아요.” 만아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서일이 만아의 머리에 꿀밤을 때리며, “너

  • 명의 왕비   제 1118화

    이세계로 가지마산을 내려가 마차로 휴가지로 돌아가는 동안 우문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서일만 밖에서 경호가 정말 신기하다며 쫑알쫑알 거렸다.원경릉도 아무 말이 없는 게 열광 뒤 깊은 사색이 찾아왔다.원경릉은 여기 온 이래 가족을 그리워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지만 경호의 출현으로 겨우 눌러 놓았던 그리움이 다시금 일어났다.원경릉도 경호에 뛰어내릴 만큼 무모하게 비이성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은 합리적인 방향을 향해 흐르고, 이 말은 반드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일례로 갔다가 쉽게 돌아오지 못한 사숙조 같은 사람이 있다고 말이다.이런 사람이 존재하고, 경호라는 장소가 존재하기에 틀림없이 집에 돌아가는 일이 완전 꿈이 아니라 미래의 어느 날 실현 가능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우문호가 한동안 침묵하며 벼르다가 원경릉에게, “다시는 환혼(還魂)하기 전에 일 생각도 하지 마.”원경릉이 우문호에게 기대서, “생각 안 해.”“그 시공은 도대체 뭐야? 저승 입구 아냐?” 우문호가 도저히 모르겠고 모르기 때문에 두렵기도 했다.원경릉이 이렇게 즐거운 건 아마도 경호와 환혼이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원경릉이 웃으며, “왜 그렇게 생각해?”우문호가 울적하게, “내 입장에선 그건 지옥의 입구 같다고.”원경릉은 더욱 우문호에게 찰싹 기대며 가타부타 하지 않은 게, 결국 경호가 시공의 입구인지 확실하지 않고 도인의 말을 다 믿을 수도 없을 뿐더러, 설사 그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어도 사숙조가 스스로 하산했는데 사람들이 사숙조가 경호에 들어갔다고 오해하는 바람에 마지막에 나타났을 때 그가 경호에서 나타났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리고 사숙조가 이세계나 시공의 입구를 언급한 것은 다른 곳에서 주워 들은 것일 가능성이 있으며, 어쩌면 사숙조는 후배와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서, 후배가 사숙조에게 이세계 시공에 대한 얘기를 했을 수도 있다.이렇게 지금 냉정하게 따져보니 생각이 이성적으로 돌아간다.휴가지에 돌아와서 사식이

  • 명의 왕비   제 1119화

    문둥산의 참상문둥산은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곳으로 특히 현 황실의 태자라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조정에 태자 탄핵 상소가 빗발칠 게 틀림없다.문둥산은 북당에 있어 불길한 존재로, 5년전 문둥병이 창궐하던 때 조정의 한 관원이 문둥병 환자를 죽인 뒤에 시체를 태우자는 데서 시작했다.문둥병은 줄곧 존재했지만 경성처럼 밀집된 장소에서 폭발적으로 발생한 경우는 드물었다. 이 관원은 하여수(何如秀)라는 사람으로 문하성(門下省) 좌산기상시(左散騎常侍)를 맡은 안왕의 식객이었다. 하여수는 과거 출신으로 적위명이 선발하여 6년전 문하성에 부임에 문둥병이 창궐하던 때에 ‘악질이 횡행하는 것은 북당의 위상을 손상시킨다’는 이유로 비밀리에 황제 폐하에게 ‘나병 환자를 전부 죽여서 불태워 후환을 없애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다.비밀 상소였기에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지만 우문호만은 알고 있었는데, 당시 우문호가 마침 태상황 병상에서 시중을 들다가 명원제가 태상황과 상의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태상황이 당시 병중으로 환자에 대한 이해심이 커서 하여수의 제의에 동의하지 않았다. 결국 상소에 언급된 방법 중 하나를 골라 나병 환자들을 산꼭대기에 가뒀다. 당시 천명이 넘는 사람을 고작 10묘(300평) 정도의 산간 지역에 가두었는데 한쪽은 깎아지는 듯한 벼랑이고, 다른 한쪽은 밀림으로 밀림 안쪽은 말라리아가 퍼져서 들어갈 수 없는 관계로 다른 양쪽만 병사들이 둘러 싸고 지켰다.산간 지역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은 전부 조정의 책임이었으나 세상에 버림받은 병자들이어서 조정은 생존과 매장만 책임질 뿐 생활 수준은 비참했다.개처럼 안에 갇히면 급식은 아주 열악하고 공급을 담당하는 관아는 일년동안 고기 한점도 주지 않았다.이게 문둥산의 진실이나, 조정이 내린 은자는 매일 일정한 고기를 공급하기 충분했으며 이렇게 내려진 은자가 누구의 주머니에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다.우문호는 전에 문둥산에 와서 물어본 적이 없었고, 사실 경성의 어떤 관리도 이렇게 산속에 버려진 병자를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380화

    역병이 거의 통제되자, 일행은 오계부를 떠나려 했다.그치만 오계부 일대의 풍경이 워낙 아름답고 바쁜 일도 마무리 지었기에, 그들은 천천히 길에 올라 풍경을 감상하며, 백성들의 모습과 풍습을 구경하기로 했다. 드디어 모두의 바람대로 이번 순행을 여행처럼 즐길 수 있었다.한편, 현대에서 지내는 삼대 거두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는데, 소요공의 영상이 인기를 끈 이후, 그들은 가는 곳마다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아직은 국내에서만 여행 중이기에, 가이드는 그들을 위해 캠핑카를 준비해 주었다.그 덕분에 그들은 도착하는 곳에서도 편히 잘 수 있었다.곳곳을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여러 사람과 친구가 되었다. 게다가 몇몇 인플루언서들이 쫓아다닐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특히 소요공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가는 곳마다 영상을 찍으며 무예를 자랑했다.만약 추 어르신과 무상황이 단호하게 막지 않았다면, 그는 경공까지 보여주었을 것이다. 그가 정말 경공을 보여주었다면, 다들 여행은 커녕 숨어다녀야 할 것이었다.경공은 원래 있는 것이지만, 요즘 사람들은 무예를 익히지 않았기에, 소용공은 사람들이 무예를 배우도록 격려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그렇게 소요공이 원하는 대로, 그는 무예를 배우는 열풍을 일으켰다.경공을 공연하지는 않았지만, 무술을 할 때의 무술과 권법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하며, 존경하게 했다. 게다가 무술을 배우고 있는 몇몇 블로거들이 소요공과 무예를 겨루겠다며, 그들을 따라다녔다.어떤 사람은 그저 조회수를 위한 것이고, 어떤 사람은 진지하게 실력을 겨루고 싶었지만, 소요공은 웬만한 자들은 모두 무시할 뿐이었다.그런데, 그 중 유아독존이라는 자가 계속해서 소요공의 영상에 늙은이가 CG를 사용한 것이라며 욕설이 담긴 댓글을 남겼다. 게다가 발차기할 때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타를 썼다고 단언까지 했다.처음에는 욕만 했지만, 나중에는 직접 겨뤄보겠다며 전쟁을 선포했는데, 소요공은 결국 화가 치밀어

  • 명의 왕비   제3379화

    사흘 후, 황제와 황후는 조정 신하들, 그리고 오계부의 각 관리와 함께 각 곳의 의관을 찾아, 고마움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들이 역병이 돌고 있던 시기에 헌신한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마다, 백성들은 모두 크게 환호를 해주었다. 모두들 모여들어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보려고 했다. 다들 황제와 황후를 보고, 젊고 아름다우시며, 다정하고 친근하다며 입을 모아 칭찬했다. 다들 그들을 따라다니며 ‘황제 만세, 황후 만세’를 외쳤다. 위로를 받은 의원들은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다. 게다가 특히 황제는 그들과 악수까지 했다. 비록 의원들은 악수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황제와 손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그들은 황제와 마주한 손을 바라보며, 역병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라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것이 아쉬울 지경이었다. 하루 종일 바삐 돌아다닌 탓에, 경성에서 온 신하들이 지치기도 전에 오계부 관리들이 먼저 지치고 말았다. 아무래도 관직에 오른 이후로, 그들은 마차가 아닌 두 발로 오랫동안 걸은 적도 없었기에 힘든게 당연했다. 이때 사식이가 몰래 원경릉에게 말했다. "원 언니, 백성들이 이렇게 폐하를 좋아하는 것을 보니, 저도 감동스러워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원경릉이 웃으며 대답했다. "백성들은 배불리 잘 살게 해주는 황제를 좋아하니깐." "네, 폐하께서 더 대단해 보이십니다." 사식이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뒤에서 걷고 있던 미색이 그들의 대화를 어렴풋이 듣고는 다가가 물었다. "누가 대단히 취했단 말이냐?" "하하하. 머리에 술만 있는 것이오?" 사식이 장난스럽게 그녀를 힐긋 노려보았다. "당연한 소리. 밖으로 나왔으니, 술도 한잔하고 풍경도 보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반 달도 넘게 아무것도 즐기지 못했으니." 미색이 답했다. "힘든 것이냐?" 원경릉이 물었다. "힘들진 않지만, 오계부 일을 마지막으로 이번 순행에 다시는 문제가 생기지 않기만

  • 명의 왕비   제3378화

    일행은 주 지부를 따라가며, 먼저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식이는 말을 타고 바르르 떨고 있는 주 지부를 보고는, 몰래 미색에게 말했다. "지부 대인 참 불쌍하오. 이렇게 아프면 하인을 보내 맞이하면 되지, 굳이 직접 나오다니." 사식이는 궁에 오래 지내며, 우문호와 원경릉과 가족처럼 지냈는데, 우문호와 원경릉은 늘 그녀에게 매우 잘해주었고, 아껴주었다. 그래서 사식에게 있어, 우문호는 여전히 초왕 오라버니였고, 원경릉은 여전히 그녀의 원 언니였다. 미색이 웃으며 말했다. "사식아, 주 지부에게 황제는 하늘과도 같다.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이신데, 맞이하지 않을 셈이냐?" 사식이 웃으며 답했다. "그럼, 맞이해야 하겠네." 관아에 도착한 후, 우문호는 먼저 원 할머니를 뵈러 갔다. 그러고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아, 관아 관리들의 예를 받았다. 관아의 모든 사람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우문호는 따로 지시를 내리지 않고, 그저 역병 퇴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라는 명만 내렸다. 전 오계부가 하나가 되어 힘을 합친 결과, 5일 만에 병에 걸린 환자 수가 집계되었기에, 의서는 특별히 중증 환자를 전담하고 치료하는 곳을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원경릉과 원 할머니가 직접 나서서 치료를 도맡게 했다. 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한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오계부의 의원을 동원해야 했기에, 우문호는 주 지부에게 외부에 공지하라고 명을 내렸다. 그리고 그가 이곳에서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이 퍼지자, 각지의 의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다들 낮은 진료비를 받고 백성들을 치료했다. 치료에 쓰이는 약재는 모두 나라에서 각 의원에 배분해, 의관에 약값 부담을 주지 않게 했다. 다들 한마음이 되어 사심을 버리고, 오직 하나의 목표, 즉 역병을 치료하고 퇴치하여 황제에게 성과를 보이려 했다. 다들 오계부가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황제가 알아주기만을 바랐다. 그들은 황제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황제 덕분에 그들은 평

  • 명의 왕비   제3377화

    잔뜩 긴장한 채로 앞으로 몸을 반쯤 내밀고 있었던 주 지부는 우렁찬 상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중심을 잃은 듯 비틀거렸다. 그는 이내 팔을 뻗어 망루의 기둥을 붙잡으려 했지만, 허공에서 멈추고 말았고, 그대로 몸이 앞으로 쏠려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말에서 빠르게 날아올라,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에게 달려갔다. 상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주 지부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를 안고 빙 돌아서 바닥에 착지했다.주 지부는 깜짝 놀라서 그만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를 구해준 사람은 반짝거리는 눈망울에, 품위 있는 모습의 젊고 잘생긴 사내였다. 주 지부는 그를 황제의 호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새도 없이 그에게 예를 올렸다.“대인,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그때 말들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서일이 먼저 말에서 내려, 다급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으십니까?”우문호도 매우 놀란 듯했다. 조금만 늦었다면, 주 지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들이쉬었다.“괜찮다.”그러고는 주 지부를 보며 물었다.“자네는 누구요?”주 지부는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누가 황제인지 추측했다.황제는 올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로 알려져 있었기에 위엄이 넘쳐 보일 것이었다. 그는 일행 중, 냉 수보와 홍엽을 만난 적 있었기에, 거친 모습을 한 이 인물은 아마도 호위로 추측된다. “묻지 않았소? 자네는 누구요? 어찌 죽으려고 하는 것이오?”서일은 그가 멍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자,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주 지부는 울 지경이었다. 냉 수보가 그를 보고 있으니, 예를 올려야 하지만, 황제도 자리에 있으니, 바로 냉 수보에게 예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그는 황제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고는 그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은 목소

  • 명의 왕비   제3376화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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