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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03화

원경릉은 살며시 우문호가 잡은 손을 뺐다.

“너는 잘못한 게 없어. 난 그저 나 자신에게 화가 났을 뿐이야.”

원경릉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다. 그는 확실히 아무 잘못이 없다.

두 사람은 원경릉을 알기 전부터 오랜친구였다.

오랜친구가 죽었으면 당연히 가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주명취가 살아서 두 사람의 관계를 위협하는 것도 아니고 두 사람은 지금 사이도 좋다.

뭐가 문제인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원경릉은 우문호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마음으로는 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주명취는 살아있을 때 원경릉을 많이 힘들게 했고, 하마터면 죽일 뻔했다.

‘만약 우문호가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주명취의 무덤에 간 사실을 내가 알았을 때, 내가 받을 상처를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원경릉은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다.

한순간에 태도가 바뀐 원경릉을 보는 우문호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도대체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말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식당에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는 모두 마차에 올라탔다.

원경릉, 원용의, 사식이 모두 화가 잔뜩 난 상태였다.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원용의는 제왕에게 사식이는 서일에게 모두 제각기의 사연으로 분노에 가득 찼다.

이번에는 서일과 우문호 그리고 제왕이 같은 마차에 탔다.

우문호가 깊은 한숨을 내쉬자 서일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서일은 시간을 되돌려 당시 자신을 뜯어말리고 싶었다.

그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당시에 사식이에게 그 얘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사식이를 믿은 내가 바보 천치다! 사식이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할 남자는 얼마나 재수가 없는 거야? 성격도 괴팍하고 입도 가볍고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네!’

저녁 무렵 마차는 서주(西洲)에 위치한 호화로운 휴양 정원에 도착했다.

제왕은 왕부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서주에 있는 지인에게 연락해 휴양 정원에서 먹고 마실 음식을 준비해두었다.

정원은 매우 아름답고 넓어서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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