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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77화

원경릉은 자리를 고쳐잡고 앉아 기왕비에게 얘기했다.

“그…… 이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의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의 수준이면 꽤나 경험도 많고 유명한 어의일 텐데, 그런 어의가 학교로 오고 싶어 하겠습니까? 자신이 의원을 차리면 훨씬 많은 돈을 받을 텐데요. 게다가 의학원 개설을 어의들이 환영하겠습니까? 자신이 얼마나 어렵게 배운 의술인데 그걸 공짜로 배우게 해준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을 겁니다.”

“예, 기왕비의 말대로 이 일은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그리고 한 명의 어의를 가르치는데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텐데…… 의학원에서 나온 어의들도 혜민의서에서 경험을 쌓고 자신의 의원을 차릴 텐데. 그럼 지금 있는 어의들이 가만히 두고 보겠습니까? 어의가 많아지면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할 텐데요?”

원경릉은 기왕비의 말을 듣고 작게 탄식했다.

“어렵다는 거 잘 압니다. 안 그래도 탕양을 시켜서 어의를 알아보라고 했어요. 근데 지금까지도 무소식입니다.”

“그럼 태자비는 혹시…… 혼자 수업을 할 생각입니까? 태자비도 어의잖아요.”

“전 안 됩니다.”

원경릉은 한의학을 하나도 몰랐다.

“그래요. 태자비 신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건 위험하죠.”

기왕비가 원경릉의 말을 오해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설명할 기운이 없어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의학원이 잘 진행되면 다섯째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가만 보면 다섯째가 복덩이를 얻었어요.”

원경릉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다섯째를 위해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아닙니다. 오로지 불쌍한 환자들을 위해서예요. 지금 북당의 의료는 너무 엉망입니다. 의원도 많이 없고, 의료비도 너무 비쌉니다. 저는 백성들이 돈이 없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태자비, 진심으로 백성을 위해 의학원을 열겠다는 겁니까? 정말…… 정말……”

기왕비는 원경릉을 칭찬하고 싶었지만 낯간지러운 말은 부끄러워 말을 멈추었다.

“그럼 기왕비께서도 신경을 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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