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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80화

안왕비는 안왕 옆에 누워 뜬 눈으로 뒤척이다 조용히 그에게 물었다.

“왕야, 아라는 당신과 함께 한 지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를 후궁으로 들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안왕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

“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아라가 본처인 줄 아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나보다 아라를 더 의지하고 모든 일은 아라에게 맡기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안왕부에서도 그녀가 훨씬 더 활개를 치고 다니고…… 요즘은 제가 아라의 눈치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안왕비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안왕에게 말했다.

“바보야. 본왕에게 아라는 그저 시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찌 시녀 주제에 내 후궁이 될 수 있겠느냐?”

“그래도…… 당신과 아라는 오랜 시간 알고 지냈고, 또 함께한 세월이 깊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 왕비가 나와 시녀 사이를 질투라도 했다는 건가?” 안왕이 그녀의 턱을 위로 올렸다.

안왕비는 자욱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질투를 안 했다면 거짓이겠지요. 하지만 질투해서 뭐 합니까? 어쨌든 안왕에게는 후궁이 필요할 텐데……”라고 말했다.

“본왕은 후궁 따위는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된다.”

안왕이 그녀를 껴안았다.

“정말요?”

안왕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했다.

“당연하지. 본왕이 후궁이 필요했다면 진작에 후궁을 들였을 것이야. 근데 보아라, 난 너에게 후궁 얘기를 꺼낸 적도 없지 않느냐? 본왕에겐 오직 너뿐이야. 설마 혼인 때 했던 약속을 잊은 것이야?”

안왕의 말을 들은 안왕비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예. 왕야께서 이번 생은 후궁을 들이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난 뱉은 말을 지킨다.” 안왕이 말했다.

안왕비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미소를 지었다.

“왕야 그거 아십니까? 초왕도 후궁을 들이지 않고 한결같이 초왕비만 사랑하겠다고 했답니다. 그 얼마나 순결하고 귀한 사랑입니까? 저는 내심 그 둘을 보며 부러워했습니다. 왕야께서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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