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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37화

태상황은 천천히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죽을 때가 다가오니까 시간이 너무 아까워.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하루를 값진지 모르고 살았다. 젊을 때는 시간이 넘쳐나는 줄만 알았어. 늙고나니 알게됐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말이야. 그 시간들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이었어.”

원경릉은 태상황의 손을 잡았다.

태상황은 천천히 눈을 치켜들고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루완(落蠻)아 잘 지냈느냐?”

우문호와 원경릉은 넋 나간 표정으로 태상황을 바라보았고 상선은 온몸을 덜덜 떨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

태상황의 눈도 서서히 감겼다.

태상황은 탈수가 심해서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약을 복용해 잠깐 기운이 생겼던 것 같았다.

그는 약 기운이 사라지자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다.

원경릉은 조용히 상선에게 “루완이 누구입니까?” 라고 물었다.

상선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으며 눈짓으로 태상황 쪽을 가리켰다.

아니나 다를까 태상황이 다시 눈을 뜨고 원경릉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혹시 환각을 보셨습니까?”

“방금 네가 뭐라고 했는데……”

“태상황님, 소인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방금 네가 들은 게 환청이라는 건가……” 태상황이 어리둥절했다.

원경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상선을 보고 눈을 찡긋했다.

세 사람은 태상황의 옆을 지키다가 그가 코고는 소리가 들리자 상선이 원경릉에게 손짓을 해 나한 침상 쪽으로 가자고 했다.

우문호는 상선의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도대체 루완이 누구인 거지? 왜 황조부께서 환각을 볼 때 그를 보았던 걸까?”

상선은 두 사람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루완이라는 사람은 소요공의 사부로 사람들은 루신(落神)이라고 부르며, 태상황님께서 그녀를 처음 알았을 때는 소후부(蘇侯府)의 세 번째 아가씨였습니다.”

“여자라고요? 황조부님 입에서 여자의 이름이 나온 겁니까?” 우문호가 깜짝 놀랐다.

황조부의 후궁은 매우 적었고, 실제로 봉호를 받은 사람은 황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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