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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40화

대주씨는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원경릉을 보았다.

“태자비께서는 국공부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닙니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한낱 노비가 윗사람에게 대듭니까?”

원경릉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식이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대주씨를 노려보았다.

그 모습을 본 대주씨는 어이가 없다는 듯 차갑게 웃었다.

“어이고, 공정하고 현명한 태자비 납셨습니다. 아랫것 하나 간수하지 못해 휘둘리는 꼴이란…… 안하무인 한 노비를 호되게 혼내지 못 할망정…… 쯧쯧.”

원경릉은 대주씨의 선넘는 발언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첫 번째, 전 사식이를 간수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겁니다. 사식이 성격상 틀림없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았을 거니까요. 둘째, 사식이는 우리 초왕부의 노비가 아니라 원씨댁의 사람입니다. 대주씨 말대로 2품 봉호를 받은 자를 존중해야 마땅하나 사식이네 집안도 결코 만만한 집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근데 사식이가 왜 당신에게 화를 낸 겁니까? 그건 당신이 본비를 욕했기 때문 아닙니까? 당신은 2품이지만, 난 북당의 태자비입니다. 감히 당신 따위가 본비를 욕해요? 안하무인은 사식이보다는 당신에 더 어울리는 사자성어 같은데 아닙니까?”

말을 마친 원경릉이 고개를 돌려 주국공을 바라보았다.

“국공 나리, 따님이 하극상을 따지시니, 본비가 하극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드렸습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주국공은 사실 마음속으로 대주씨가 무어라고 했든지 간에 2품 봉호를 받은 부인에게 사식이가 대든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사식이가 노비가 아닌 원씨 집안의 사람이라고 하자 사식이의 행동이 이해가 됐다. 원씨 집안은 거칠지만 가문 안의 규율이 있는 집안이었다.

사실 주국공이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은 대주씨가 태자비의 뒤에서 못된 말을 했다는 것이다.

원경릉이 쏘아붙이는데 모두 맞는 말이라 주국공이 무어라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주국공은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대주씨를 보았다.

“태자비를 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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