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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42화

“네가 했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되잖아.” 사식이가 말했다.

만아는 멍한 표정으로 사식이를 보았다.

“인정하지 않는다고요? 내가 한 일을 어떻게 인정하지 않아요?”

사식이는 만아를 보고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

“너 정말 고지식하구나? 좋은 일이면 몰라도 나쁜 일을 왜 인정해? 그리고 그 여자가 먼저 악행을 저질렀잖아. 너는 원누이를 대신해서 그 사람을 혼내준 것 뿐이야. 그러니까 네가 했다고 할 필요가 없어! 그냥 네가 아니라고 발뺌해!”

그 모습을 보던 원경릉이 웃으며 사식이를 보았다.

“사식아, 너 참 좋은 거 가르친다.”

“만아가 고지식하잖아요! 원누이도 제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거죠?”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쁜 사람에게는 인과응보가 무엇인지 알려줄 필요가 있어. 정직한 것은 좋지만, 어쩔 때는 거짓말을 하는 것도 필요해. 매번 손해를 보면서까지 정직할 필요는 없어.”

만아는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쇤네가 잘못한 게 없다는 거죠?”

“그래! 걱정 마. 무슨 일이 생기든 원누이가 연루되지 않게 내 선에서 처리할게! 넌 계속 오리발 내밀기만 하면 돼. 나쁜 사람을 혼내줬는데 왜 네가 벌을 받아?” 사식이가 말했다.

“근데 만아야. 그들이 너를 본 것 같아?” 원경릉이 물었다.

“쇤네가 빨리 달려서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아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됐어.”

경조부윤이 사람을 데리고 초왕부에 왔는데 우문호가 없자 진정정 대장군과 함께 수보부로 갔다.

원경릉은 진근영(陳瑾寧) 군주와 정원에서 차를 마시고 유모 상궁이 삼둥이들을 데리고 나와 햇볕을 쬐고 있었다.

마당에는 제법 살이 붙은 설랑 세 마리가 뛰어다녔다.

진근영 본래부터 개나 승냥이를 좋아했다. 그녀 역시도 검둥이라는 늑대를 기르고 있었다.

진근영은 세 마리의 설랑을 보고 귀엽다며 만삭임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놀아주기 시작했다.

삼둥이들은 설랑과 진근영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꺄르르 웃어대며 같이 놀고 싶다는 듯 포동포동한 작은 손을 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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