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물상점 내부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염지아는 건장한 남자에게 뺨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고 부어오른 얼굴을 부여잡고는 서러워서 눈물이 차올랐다.“당신들 뭐 하는 거예요?”염지아가 물었다. 가게 안에는 온몸에 문신을 한 네 명의 건장한 남자가 있었고 우두머리인 대머리 남자는 날카롭지만 음탕한 눈빛으로 바닥에 있는 염지아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뭐하냐고? 보면 몰라? 자릿세를 받으러 온 거잖아!”“자릿세라고요?”염지아는 어리둥절했다. 그 남자는 의자를 끌고 와 다리를 꼬고 앉아서는 담배를 벅벅 피우며 차갑게 물었다.“네 사장은 어딨어?”“외출하셨어요.”염지아가 대답했다. 대머리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염지아의 희고 긴 다리와 풍만한 가슴을 훑더니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장이 돌아오면 전해. 오늘부터 이 거리는 내 구역이야. 여기서 계속 장사하고 싶으면 한 달에 200만 원씩 자릿세를 내야 해! 내기 싫다면 장사할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오두팔은 염지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지금은 우리 예쁜이가 오빠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할 거야.”말을 마친 오두팔은 일어서서 염지아에게로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만지려고 했다. 깜짝 놀란 염지아는 얼른 몸을 피했고 오두팔의 뺨을 세게 내리치며 욕을 퍼부었다.“변태! 당장 꺼져!”뺨을 맞은 오두팔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의 시선이 차갑게 식더니 똑같이 염지아의 뺨을 세게 내리치며 화를 냈다.“젠장! 미친년이 감히 함부로 손을 놀려? 오늘 너를 제대로 혼내야겠다!”오두팔은 당장에 염지아의 팔을 붙잡고는 그 위로 덮쳤고 염지아에게 강제로 키스하려고 했다. 겁을 먹은 염지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쳤다.“악, 꺼져! 이건 범죄야, 신고할 거야...”“신고한다고? 그 사람들이 감히 나를 단속할 수 있나 없나 한번 봐봐!”오두팔은 비웃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하고는 계속 염지아에게 손을 댔다. 이때, 문으로 인영 하나가 달려 들어오더니 호통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서강빈은 오두팔의 손목을 부러뜨렸다. 오두팔은 처절한 비명을 질렀고 서강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서강빈은 발로 오두팔의 무릎을 차서 망가뜨렸다. 오두팔은 또다시 비명을 지르며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사과해! 안 한다면 너는 죽어!”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오두팔은 인제야 앞에 있는 이 녀석을 건드리면 안 됐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는 황급히 소리쳤다.“죄송,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형님, 누님,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요...”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염지아를 보고 말했다.“이리 와. 저 사람의 뺨을 때려!”“네?”염지아는 두려운 마음이 들어 멈칫했고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내 하인으로 있으려면 다른 사람한테 괴롭힘을 당하면 안 돼! 괴롭힘을 당한다면 반드시 갚아주어야 해! 당장 저 사람의 뺨을 쳐!”이 말을 들은 염지아는 입술을 꽉 깨물고 다가와서 오두팔의 뺨을 내리쳤다.“계속해!”서강빈이 말했다. 염지아는 잠깐 망설이더니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손을 들었다. 만물상점 안에는 뺨을 때리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오두팔의 입가에 피가 흥건하고 염지아의 힘이 빠진 후에야 그녀는 멈추었다. 염지아는 지금 눈물범벅이 되었고 그녀의 눈빛 속에는 서러움과 분노가 가득했지만 후련함도 더해졌다. 그러고 나서야 서강빈은 오두팔을 만물상점 밖으로 차버리고 차갑게 말했다.“꺼져!”오두팔은 얼른 일어서서 비틀거리며 도망갔다. 서강빈은 가게로 들어가 눈물을 닦고 있는 염정아를 보았다.“지금 바로 청소할게요.”염지아는 바로 뒤돌아 망가진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서강빈은 말리지 않았고 안으로 들어가서 약을 꺼내 염지아에게 건넸다.“얼굴에 발라. 좀 있으면 부었던 게 가라앉을 거야.”염지아는 예상 못 한 일인 듯 놀란 눈빛으로 서강빈의 손에 들린 약을 보다가 얼른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감사합니다, 주인님.”“감사하긴, 내 가게의 사람인 이상 절대 네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할 거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너랑 이런 얘기하고 싶지 않아. 효정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송해인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잠깐 침묵하더니 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자세한 건 몰라. 효정 씨는 어제 천주로 갔고 듣자 하니 천주 권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나 봐.”‘천주 권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천주에 가야겠어.”“네가 천주로 가서 뭐 하려고? 이렇게 권세도 없고 지위도 없는 네 처지에 천주 권씨 가문을 위해 뭘 할 수 있는데?”송해인이 살짝 화난 어투로 따져 물었다. 서강빈이 변했다. 예전에 자신을 위해 물불을 안 가리던 남자가 이제는 다른 여자를 위해 천주로 가려 한다.“이건 내 일이니까 상관할 필요 없어.”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떠나려는 서강빈을 황급히 막아서며 소리쳤다.“서강빈! 너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거기는 천주야! 거물들이 모여있는 위험한 곳이라고! 네까짓 게 무슨 자격과 능력으로 천주에 간다고 하는 거야? 그리고 천구 권씨 가문의 일이 너랑 무슨 상관인데? 정말 권효정이랑 결혼해서 권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고 싶은 거야? 네가 권효정 씨를 돕고 싶다고 해도 너한테 그럴만한 능력이 있어? 이렇게 간다고 해도 무슨 의미가 있어?”송해인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불만스럽게 얘기했다.“송해인, 내가 어떤 결정을 하든 그건 내 일이야. 너한테 천주는 거물들이 모여있는 위험한 곳이겠지만 나한테는 아니야! 내가 천주로 가는 것은 그간 효정 씨와의 정을 생각해서 권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보러 가는 거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당연히 도울 거고. 그리고 내가 권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표정이 변하더니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소리쳤다.“서강빈! 지금 너를 위해서 이러는 거잖아! 권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무턱대고 가는 건 네 목숨
서강빈은 반짝이는 침을 두 남녀의 목에 대고 차갑게 말했다.“똑바로 말해. 너희들이 누군지, 왜 나를 따라온 건지. 말하지 않는다면 너희는 죽어.”벽까지 밀린 두 남녀는 놀라서 까무러칠 지경이었다. 그들은 서강빈이 반응하는 속도를 보고 자신들이 서강빈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쳤고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도련님, 저희는 서씨 가문의 사람들입니다.”이 호칭을 들은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며 온몸에서 베일듯한 한기가 맴돌았다.“서씨 가문?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서강빈이 큰소리로 물었다. 손에 있던 침은 두 사람의 목을 찔렀고 피가 흘렀다.남자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둘째 어르신이 보내셨습니다.”“서경호?”서강빈은 굳은 표정을 두 남녀를 훑어보았고 그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서야 침을 거두었다.그러자 두 사람은 자신들을 짓누르고 있던 죽음의 공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서강빈이 이미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그들의 귓가에는 사신의 목소리와도 같은 차가운 말이 맴돌았다.“가서 서경호한테 전해.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를 죽이고 서씨 가문을 멸할 수도 있어.”폭탄 같은 이 말은 두 사람의 귓가에서 맴돌며 온몸에 소름이 끼치게 했다. 그들은 이게 장난 소리가 아니라 경고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때, 휴대폰이 울렸다.남자가 전화를 받자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떻게 됐어, 뭐라고 해?”“둘째 어르신, 자기를 찾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남자가 말을 더듬었다.“그렇지 않으면 뭐?”“둘째 어르신을 죽이고 서씨 가문을 멸하겠다고 했습니다.”“...”전화 저편의 서경호가 침묵했다. 한참 후, 그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허허, 역시 그 여자 아들이야. 성격도 똑같네. 너희들은 먼저 돌아와. 다른 사람을 붙여서 왜 천주에 왔는지 알아보라고 할 거야.”“네,
기세등등한 하인들을 마주한 서강빈은 표정이 굳어지고 미간을 치켜들었다.“당장 꺼져! 안 꺼진다면 때리라고 명령을 내릴 거야!”집사가 차가운 목소리로 위협했지만, 서강빈은 태연하게 말했다.“나는 권효정 씨를 만나야겠어.”“젠장! 네가 오늘 순순히 물러서지 않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당장 저 자식을 내보내!”집사가 명령하자 뒤에 있던 하인들은 몽둥이를 들고 서강빈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서강빈이 손을 들자 몽둥이들은 내력에 의해 모두 부러졌고 하인들은 표정이 크게 변했다. 그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내력이 일으킨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그들은 모두 뒤로 고꾸라져서 신음이 끊기질 않았다. 이 광경을 본 집사는 겁을 먹고 소리를 질렀다.“너, 너 뭐 하는 거야? 분명히 말하는데 여기는 천주 권씨 가문이야! 네가 감히 여기서 난리를 친다면 절대 살아서 천주를 나갈 생각을 하지 마!”서강빈은 한 걸음 다가가서 차갑게 말했다.“나는 당신네 아가씨를 만나야겠어.”서강빈의 몸에서는 살기가 넘실댔다. 그 모습을 본 집사는 놀라서 몸을 덜덜 떨며 황급히 소리쳤다.“알겠어. 지금 당장 가서 말을 전할게.”말을 마친 집사는 허겁지겁 마당을 가로질러 한걸음에 중당까지 달려가서 소리쳤다.“둘째 어르신! 어떤 놈이 밖에서 아가씨를 만나겠다면서 우리 하인들을 여럿이나 다치게 했습니다.”중당 안에는 넓적한 얼굴에 진한 이목구비를 한 중년 남자가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중년 남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 자식 이름이 뭐야?”“모, 모르겠습니다...”집사가 대답하자 중년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사람들을 더 데리고 가서 쫓아내! 그래도 안 간다면 다리를 부러뜨려서 강물에 던져버려!”“네, 둘째 어르신. 지금 당장 사람들을 부르겠습니다.”집사는 명령을 받고 중당을 나섰다. 이윽고 아름답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권효정의 엄마, 손이란이 옆문으로 들어와서 쌀쌀하게 말했다.“무슨 일이에요?”중년 남자는 얼른
서강빈은 집사의 몸을 넘어 리조트의 마당으로 들어섰다.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경보음이 울렸고 검은 정장을 입은 타자들이 곳곳에서 쏟아져나와 서강빈을 둘러쌌다. 대략 백여 명 정도 되었고 인원수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잠깐 사이에 서강빈은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겹겹이 둘러싸였다.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린 채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저 자식을 막아!”누가 낸 소리인지 모르지만, 타자들은 빠르게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주먹과 다리를 휘두르고 일부 사람들은 심지어 비수를 꺼내 서강빈을 겨누었다. 하지만 전혀 겁이 없는 서강빈은 힘을 들이지 않고 다가오는 타자들을 모두 날려버렸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던지고 쓰레기를 발로 차는 것처럼 그들을 쉽게 날려버렸고 그들은 마당에 쓰러져서 앓는 소리를 냈다.이때, 중당에서는 권씨 가문의 둘째 아들인 권영준이 차를 마시고 있다가 하인의 보고를 받았다.“둘째 어르신, 큰일 났습니다. 마당에서 지금 싸움이 났습니다!”하인이 다급하게 소리쳤고 권영준은 굳은 표정으로 쌀쌀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야?”“아까 아가씨를 만나러 왔다던 자식이 쳐들어왔습니다.”하인이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크게 분노한 권영준이 테이블을 치자 테이블은 순식간에 부서졌다.“감히 권씨 가문을 쳐들어오다니 겁이 없구나! 가자, 가서 어떤 놈인지 봐야겠어!”권영준은 눈에서 불길을 내뿜을 듯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윽고 권영준은 부하들을 데리고 중당을 나와 마당으로 갔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는 순간,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마당에는 500명 정도가 되는 권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쓰러져 있었고 마당의 중간에는 사람 한 명이 우뚝 솟아있었는데 바로 서강빈이였다.“건방진 놈! 너 누구야? 네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 여기는 천주 권씨 가문이야! 네가 함부로 난리를 피워도 되는 곳이 아니란 말이야!”권영준이 근엄한 목소리로 포효하듯 소리쳤다. 하지만 서강빈은 담담한 표정을 하고 권영준을 보면서
창호가 필살기를 쓰면서 돌진해오는 것을 보고도 서강빈은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그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러한 표정 변화를 창호는 서강빈이 겁먹었다고 생각했다. 역시 무식한 놈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른다.“너를 지옥에 보내줄게!”창호는 소리를 지르며 무시무시한 내력을 지닌 호랑이 발톱 같은 큰 손으로 서강빈의 심장을 도려내려 했다. 하지만 창호가 예상치 못한 것은 서강빈이 손을 들어 그의 얼굴에 대고 휘젓기만 했을 뿐인데 창호는 뺨을 맞은 것이었다.순간, 창호는 얼굴이 차에 치인 듯 고개를 뒤로 꺾은채 날아갔고 피를 토하며 바닥에 부딪힌 것도 모자라 몇 번 튕겨 오른 다음 내동댕이쳐졌다.그 모습을 본 권영준과 이랑, 그리고 주위에 있던 권씨 가문의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대종인 창호는 권씨 가문 둘째 어르신의 오른팔로서 이랑과 함께 호랑이와 늑대의 콤비라고 불린다. 권영준은 창호가 뺨을 맞고 날아간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랑도 서강빈을 다시 훑어보았다. 이랑은 방금 서강빈이 손을 내민 순간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이랑 자신도 대가를 뛰어넘은 대종인데 출신도 모르는 애송이 자식이 공격하는 것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이랑, 저 자식을 죽여!”권영준은 서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권영준이 제대로 화가 났다.이랑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손을 팔짱 낀 채 늑대의 시선 같은 서늘한 눈길로 서강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의 온몸에서는 시리도록 차가운 살기가 넘실댔다. 이랑이 공격하려던 때, 창호가 바닥에서 일어나더니 고함을 지르며 입가의 피를 닦아내고는 분노하여 소리쳤다.“이랑, 저 자식은 내 것이야! 내가 직접 죽일 거야!”이랑은 미간을 찌푸린 채 몸을 풀고 있는 창호를 보았다. 험악한 표정을 하고 있는 창호의 호랑이 문신도 함께 꿈틀대고 있었다.“야 이 자식아! 내가 너의 뼈 마디마디를 모조리 씹어줄 거야! 나를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똑똑히 보여줄게!”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말을 마친 이랑이 허리춤에서 나비칼을 꺼내 공격하기 시작했다. 칼은 등골 서늘하게 만드는 눈부신 한기를 내뿜으며 서강빈의 심장을 향해 날아갔고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창호의 머리를 걷어찼다. 그러자 얼굴이 피범벅이 된 창호가 이랑의 나비칼을 향해 날아갔고 이 모습을 본 이랑은 깜짝 놀라 빠르게 칼을 거두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창호를 받아 안았다. 가볍게 받아 안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랑은 뒤늦게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창호가 자신에게 부딪히는 순간, 이랑은 빠르게 달려오는 KTX에 부딪힌 것만 같았다. 이랑은 창호와 함께 뒤로 수 미터나 밀려났고 바닥에는 무섭게 생긴 자국만 두 줄이 길게 생겼고 잔디도 다 뒤집혔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누고 나서야 이랑은 품에 있는 창호가 이미 숨이 끊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강빈의 발길질 한 번에 창호가 죽었다. 이랑은 표정이 크게 변하더니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와 분노가 함께 터져 나왔다.“네가 창호를 죽였어?”이랑이 분노하여 소리쳤고 이 말을 들은 권영준의 표정도 확 변하였다.‘뭐라고? 창호가 죽었다고?’“그 자식의 실력이 나보다 못한 탓이야.”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하자 이랑은 빨개진 눈으로 호통쳤다.“너는 죽어야겠다!”이랑이 앞으로 돌진했고 손에 들린 나비칼은 서강빈의 머리를 조준했다. 그 누구도 이 공격을 받고 살아남은 적이 없는 이랑의 필살기였다. 나비칼이 서강빈의 머리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자 권영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 뒤돌아 자리를 뜨려고 했다. 이 녀석이 누구든지 상관없이 죽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하지만 이랑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무척 놀라게 되었다. 그의 나비칼을 서강빈이 두 손가락으로 집었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랑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서강빈이 손가락에 힘을 주어 단단한 나비칼을 단번에 부숴버렸다는 것이다.“이게...”이랑은 깜짝 놀랐다. 이 녀석은 어떤 실력을 갖추고 있길래 손가락으로 나비칼을 부러뜨릴 수 있는가. 이랑이 놀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