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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쾅-

고약한 악취를 풍기며 검은 연기가 약 솥에서 풍겨 나왔다.

실패했다.

서현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일어나 약재를 가져왔다.

다시.

몇 시간 후.

쾅-

소리와 함께 악취와 검은 연기가 다시 자욱해졌다.

또 실패 했다.

“다시!”

쾅-

“다시!”

쾅쾅-

“다시!”

쿵쾅쿵쾅-

꼬박 5일 동안 서현우는 28번 정제하고 28번 실패했다.

모든 단계가 옳았다.

모든 절차가 맞았다.

온도까지 완벽하게 조절했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서현우는 한 가지 물건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7급 이상 의사만 있는 한 가닥의 기운이 있어야 한다.

6급 의사가 7급에 오르려면 바로 이 기운이 있어야 한다.

성국의 의사는 이를 현기라 부른다.

이 기운을 깨달으면 7급 의사가 된다.

그리고 깨닫지 못하면 줄곧 6 급 의사로 머물게 되는 것이다.

둘 사이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7급 의사를 의존이라고 칭하지만 6급은 안 된다.

서현우는 이 현기가 부족하여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약의 효과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번번히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반드시 7급이 손을 써야 한다.

서현우의 눈에 핏발이 서려졌다.

마음속으로 이미 영지호를 수천 번이나 산산조각 냈지만, 현실은 늘 그대로다.

서현우는 초점을 잃어가며 얼굴도 점점 어두워졌다.

서현우는 천천히 눈을 감고 무릎을 접고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이렇게 앉아 있었다.

서현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숨결은 이미 가라앉았다.

표정이 더없이 덤덤한 것이 슬픔도 기쁨도 보이지 않았다.

직접 해보니 현양명백의 해독제는 혼자의 힘으로 정제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 받았다.

그렇다면 공가연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공가연의 주의력을 끌려면 이번 시험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서현우는 조용히 일어나서 모든 약재를 모조리 훑어 보았다.

빛을 발하는 극치의 보약들은 보기 좋으나 쓸모가 없다.

서현우 같은 수준의 의사가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럼, 어떤 단약을 정제하면 좋을까?

서현우의 머릿속에는 네온 의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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