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짜리 낡은 건물, 5층 왼쪽 창문에 외롭게 불이 켜져 있었다.서현우는 최윤정과 두 명의 검은 양복의 안내를 받고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는 계단을 따라 5층으로 올라가 굳게 닫힌 철문 밖에 서 있었다.“열어.”최윤정이 직접 명령했다.검은 양복 중 하나는 즉시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내 열쇠 구멍에 꽂아 만지작거렸고, 두어 번 가벼운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이 열렸다.철문이 열리자 나무문이 하나 더 있었지만 한결 가벼웠다.나무문이 열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서 집 주인을 놀라게 했다.곧 걸상을 옮기는 소리가 났다.서현우 일행이 지저분한 거실로 들어가자 반바지 티셔츠에 슬리퍼 차림의 한 남자가 방에서 나와 얼굴빛을 확 바꾸며 "너희들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 빨리 꺼져!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어"라고 말했다.최윤정이나 서현우의 명령도 없이 검은 양복은 맹렬히 돌진해 순식간에 남자의 배를 한 대 때렸다."어!"갑자기 습격을 받은 남자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심한 통증으로 그의 허리가 구부러지고, 두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크게 벌어져 숨쉬기도 힘들어졌다.그러자 검은 양복은 주머니에서 가느다란 철사 로프를 꺼내 두 손을 뒤로 묶고 바닥에 있는 수건을 주워 입에 넣어 소리를 내지 않도록 했다.최윤정은 남자가 나오는 방으로 들어갔다가 몇 초 만에 다시 나오며 "도련님, 보세요"라고 말했다.서현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최윤정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암적색의 불빛은 사람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방 안도 어수선했지만 컴퓨터 한 대 외에는 가구가 없었다.네 면의 벽에는 수많은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옆에는 글자가 붙어 있다.컴퓨터 책상에도 글씨를 인쇄한 많은 종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서현우의 시선은 순식간에 왼쪽 한 구역으로 빨려 들어갔다.그 위에 있는 사진은 부동한 시간, 부동한 장소에서 찍은 진아람의 사진이었다.최초 사진 속 진아람은 6년 전 촬영된 앳된 모습이었다.그 해 진아람은 겨우 18세였다
최윤정의 심문에 남자는 "모르겠어요, 종래로 얼굴은 본 적은 없고 다크웹에서 가끔 제게 메시지를 보낼 뿐 저는 절대 먼저 그자와 연락할 수 없어요.”“그래?”최윤정은 믿는다는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그럼 넌 이용 가치가 없겠네"라고 두 손을 감싸 안았다.남자는 놀라서 "안돼요! 전 사실대로 말했어요! 진짜 모르고…”남자는 말을 잇지 못했고, 옆에 있던 검은 양복이 그의 목을 조르고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으으......"남자의 눈이 충혈되고 입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두팔은 검은 양복의 팔을 꽉 껴안고 두 발은 계속 경련이 일어났다."내가……말해……허…허…."최윤정이 손을 들었다.남자가 죽기 직전 검은 양복은 순식간에 손을 뗐다."콜록콜록…."남자는 심하게 기침을 하고, 바지가 젖고, 진한 오줌 냄새에 최윤정은 미간을 찌푸렸다.한참에서야 남자는 정신을 차렸고 눈에서는 깊은 공포가 서렸다.정말 죽을 뻔했다!이 냉혈한 인간들은 사람 목숨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그는 무서웠다. 제대로 무서워난 그는 감히 한치의 거짓도 꾸미지 않았다. "나를 고용해 이 여자들의 신원을 알아내라고 시킨 사람은 주민식! 중연시 주가의 주민식, 그의 어머니 이름은 주지현…"최윤정은 눈을 부릅뜨고 무의식적으로 서현우를 돌아보았다.최윤정은 서현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주민식인 줄 어떻게 알았어?" 최윤정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워졌다."제가 어떻게 감히 속이겠어요!"남자는 다급하게 말했다. "항상 조심스러웠지만, 제가 너무 궁금해서... 저 해커잖아요. 오랫동안 다크웹에서 검색한 끝에 약간의 단서를 찾아냈고, 결국 알아냈지만 제가 감히 아는 척할만한 신분이 아니라 찾아도 모른척했죠…”"아무런 허점이 없는 것처럼 들리지만 난 안 믿어."최윤정은 "고생하기 싫으면 솔직하게 털어놔"라며 고개를 저었다.남자는 다급해 무릎을 꿇고 눈물 콧물을 흘렸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제 말은 다 사실이에요
서씨 저택.따뜻한 불빛이 사람을 취하게 한다.홑거즈로 짠 잠옷 치마를 입은 주지현은 부드러운 소파에 앉아 수십 장의 사진과 십여 쪽 분량의 자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서현우의 자료.주지현은 적지 않은 보수를 지불하고 방금 물건을 받았다.“엄마.”주지현이 막 보기 시작했을 때, 별장 문이 열리고 양복을 입은 주민식의 얼굴은 붉고 술기운을 온몸에 감고 들어왔다."돌아왔어? 어떻게 됐어?" 주지현이 웃으며 물었다.주민식은 오케이 손짓을 하며 싱글벙글 웃으며 "엄마 아들이 직접 나섰는데 실패할 리가 있겠어요? 진연아는 이미 나에게 홀딱 반했어요. 시간이 좀 지나면 끝낼 수 있어요.""우리 아들 정말 대단해."주지현은 활짝 웃으면서도 "분수를 잘 지키며 빨리 진연아를 빌려 진가에 쳐들어가라"고 당부했다."엄마 걱정 마세요, 진연아는 너무 어리석어요, 머리가 없어요. 아주 작은 수단에도 바로 넋을 잃어버린다니까요? 이런 여자를 상대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죠.” 원래 주민식은 유혜린과 사귀며 그녀를 통해 삼중문을 노렸다.하지만 유혜린이 죽었고 유상혁도 어느 인물에게 미움을 샀는지 깨끗이 사라졌다.주지현은 눈치가 빨라 겨우 한몫 챙겼지만 성에 차지 않아 주민식에게 옛 수법을 다시 쓰라고 시켰다. 이번에 노리는 사람은 바로 진씨 집안의 보스인 진개산의 딸, 진연아였다.주민식은 다른 건 몰라도 여자 꼬시는 건 일가견이 있었다. 진연아의 성격 취향 등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진연아는 곧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진씨 집안의 사위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아들, 엄마가 일러두는데 진씨 집안의 할머니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주지현은 정색하며 말했다. "진씨 영감이 죽은 후, 여인의 힘으로 이 큰 진씨 가문을 지탱하잖아. 성격이 강한건 당연한 거고.”"만약 그 할머니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진연아가 아무리 널 좋아해도 절대 진씨 집안의 사위가 될 수 없어."이 말을 들은 주민식은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엄마, 그 문제는 내가 진작에 생각해놓았
수천만 원짜리 고급차가 고요한 도로를 천천히 달리고 있다.어두운 가로등은 가위눌린 듯 깜박거리며 최윤정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최윤정은 차를 운전하며 줄곧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서현우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긴장과 두려움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살인, 그녀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그러나 서현우처럼 끔찍한 수법은 처음 보았다.“그 해커가 처참하게 죽는 모습 때문에 나에 대한 공포심이 생긴 거지?”서현우는 뒷좌석에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최윤정은 운전대를 잡은 손이 떨리면서 굳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전......”“내가 왜 그렇게까지 괴롭혔는지 알아?”서현우는 마치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주민식이 그때 나와 진아람을 모함해서 진아람은 온 도시의 웃음거리가 돼버렸고, 진씨 집안의 수치가 되면서 온 세상이 무너져버렸어. 그녀는 원래 죽고 싶었지, 만약 솔이가 없었다면 난 돌아와서 그녀의 무덤에 가서 벌초 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을 거야.”“소화 거리에서 진아람은 힘든 생활을 보냈어. 솔이를 잘 보살펴야 하면서 그녀의 미모에 치근덕거리는 짐승 같은 놈들도 경계해야 했을 테니까.”“방금 내가 괴롭혔던 그 사람은 고문을 견디지 못해서 죽여달라고 애원했어, 그래서 모든 자백을 한 거야. 그놈이 이후에 진아람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서 몰래 사진을 찍어서 협박을 했고, 진아람이 그놈한테 의지하도록 만들려고 했어. 그래서 진아람은 스스로 얼굴을 망가뜨리겠다고 결심한 거지. 그런 놈을 내가 어떻게 쉽게 죽일 수 있겠어?”최윤정은 말을 듣고 나자 마음이 아려오면서 눈에 있던 두려움은 흩어져 사라졌다.여자가,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였기에 그녀는 진아람의 상황이 안타까웠고, 서현우가 왜 그런 끔찍한 수단을 사용했는지도 이해되었다.만약 그녀였다면 서현우의 수단보다 더 끔찍하고 흉악했을 것이다!서현우가 조용히 말했다.“난 원래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동안 네가 날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줬으니까 말해주는 거
날이 어슴푸레 밝아왔다.서현우가 차를 몰고 남산 별장으로 돌아왔다.차 문이 열리자 진아람이 솔이를 데리고 먼저 차에서 내렸다.서현우는 뒷좌석으로 다가가 거동이 불편한 윤씨 아주머니를 직접 안고 내리자 별장 앞에 기다리던 최윤정은 곧바로 휠체어 가지고 왔다.“여긴......”윤씨 아주머니는 눈앞의 이 호화로운 큰 별장을 보자 마음이 좀 긴장되었다.소화 거리의 지저분함에 비하면 이곳은 마치 천국과 같았다.“아주머니, 우선 여기서 잠시 머무세요. 소화 거리 쪽 일이 해결된 다음에 돌아가고 싶으시면 다시 모셔다드릴게요.”서현우가 말했다.“아이고...... 내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윤씨 아주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했다.그녀는 평생 가난에 익숙해져서 이렇게 좋은 별장에 살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녀는 또 진아람을 생각하니 본인 일처럼 기뻤다.서현우는 책임감도 있고 경제력도 있다. 진아람과 솔이 이 불쌍한 모녀는 앞으로 드디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더는 고생을 겪지 않아도 된다.다만 눈앞에 보이는 최윤정도 매우 예쁘다는 게 마음에 걸리자 조금 초조했다. 시간을 내어서 진아람과 잘 이야기해서 절대 바보 같은 선택을 해서 이렇게 좋은 남자를 놓쳐서 다른 사람만 좋은 일 시키지 않도록 당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최윤정은 윤시 아주머니의 휠체어를 밀면서 솔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서현우는 차 문을 열고 진아람을 향해 말했다.“타, 같이 갈 곳 있어.”“어디?”“가보면 알 거야.”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진아람은 입술을 삐죽거리면서 속으로는 거절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얌전히 차에 올랐다.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곧 차는 한 산기슭에 도착했다.뒷좌석에 앉은 진아람은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도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서현우는 살짝 고개를 고개를 젖히며 대답했다.“너에 대한 내 약속을......”바로 그때 길
서씨 저택 대문 밖에서 엔진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점점 가까워졌다.번호판이 없는 승합차 한 대가 질주하여 대문에 접근하자 입구의 두 경호원이 경계태세를 갖추었고, 승합차는 광활한 아스팔트 도로를 맹렬하게 내달렸다.타이어가 지면에서 마찰되면서 귀를 찌르는 끼익 소리를 냈고, 두 갈래의 타이어 자국을 남겼다. 트렁크 문이 열리자 완벽히 포장된 큰 상자 하나가 내동댕이쳐졌다.이와 동시에 배기가스를 내뿜으며 이 승합차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갑자기 왔다가 갑자기 떠났다.두 경호원은 허리춤에서 스틱을 꺼내 힘껏 흔들어 길게 만든 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우선은 상자에 귀를 가까이해 소리를 들었고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자 스틱으로 상자를 두드렸다.툭툭......두 번의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것 말고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중 한 명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열어볼까?”다른 한 사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우선 주 회장님께 여쭤보자.”“그래.”“회장님, 대문 밖에 누군가 상자 하나를 던지고 갔습니다......”경호원은 급히 달려가 방금 발생한 상황을 보고했다.그때 주지현은 황금 마스크팩을 하고 있었고, 그 말을 듣고서는 일이 잘 처리됐다고 생각하고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지시했다.“가지고 들어와.”“네.”경호원은 몸을 돌려 뛰어나가 상자 옆을 지키던 경호원과 힘을 합쳐 상자를 집안으로 들어다 놓았다.“엄청 무거워. 그리고 피비린내도 나는 거 같은데, 설마......”“쉿! 아무 말도 하지 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상자를 들고 방에 들어가 부드러운 카펫 위에 놓고 두 사람은 조용히 대기했다.주지현은 일어나 빨간 매니큐어가 발라진 발로 카펫을 밝고 천천히 걸으면서 미소를 지었다.“열어.”“네.”경호원이 공구를 들고 포장을 뜯자 나무 상자 하나가 드러났고 상자 위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두 경호원은 안색이 약간 변하여 마음속으로 더욱 자신들의 추측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주지현은 오히려 점점 더 즐거워졌다. “
주지현이 회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에는 절망에 싸인 얼굴들이 보였다.그녀 산하의 주가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고, 1조가 넘는 금액이 증발해 버렸다.주요 회사의 영세한 지분도 악의적으로 인수되어 외부로 유출된 지분은 이미 43%에 달하였다.“너희는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당장 방법을 생각해! 만약 해결 못하면 돌아올 생각도 마! 멍청한 놈들! 먹는 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뭐야?! 좀벌레 같으니라고......”주지현은 얼굴은 몹시 일그러지고 마귀처럼 욕을 퍼부었다. 전체 사무실 안 직원들은 전전긍긍하여 머리조차 들지 못했다.하지만 공격인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마케팅 담당자가 급히 달려와 당황해하며 말했다.“회장님, 우리 회사가 악의적 고발을 당해서 품질 관리국에서 이미 비준해서 모든 상품을 강제로 제거했습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소방 관리쪽에서 문건이 도착했는데 우리 공장 안전성이 위험해서 강제 폐쇄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회장님! 회장님! 산업 관리 당국에서 우리 산하의 모든 회사에 대해 봉쇄 조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회장님! 대형 공급업체 쪽에서 방금 전화로 우리와의 모든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합니다!”나쁜 소식은 마치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처럼 달려들어 주지현을 휘청거리게 했다.그녀는 욕할 정신도 없어진 채로 의자에 넋을 잃고 주저앉았다.너무 빠르다!이 모든 것들이 정말 너무 빠르게 일어나 버렸다!너무 이상할 정도로 빠르고, 반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마치 꿈처럼 빠르다!“회장님......”방금 전 서씨 저택으로 달려가 주지현을 불러오라고 했던 대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또 무슨 나쁜 소식이야?”주지현이 넋을 잃은 채 물었다.대표는 조심스럽게 사직서들을 내밀었다.“제품 연구 개발 부서, 마케팅 부서, 두 팀의 팀장과 함께 집단 사직을......”주지현은 그 말을 듣고 창백했던 얼굴이 분노로 새빨개 지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 질렀다.“계
“다 끝났어...... 전부 다 끝나버렸어......”주지현은 어떻게 서씨 저택으로 돌아왔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녀는 귀중품들을 챙겨서 아들을 데리고 도망가려고 했다.시종일관 그녀는 서현우가 어디서 이렇게 큰 힘을 얻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받았던 정보에 따르면 분명히 서현우는 아무런 권력도 세력도 남아있지 않은 폐기물이라고 쓰여있었다!그가 어떻게 도륜협회를 움직일 수 있던 거지? “설마 천책 연맹이 가짜 정보로 나를 속인 건가?”“그럴 리가?”이 생각은 너무 말도 안 되니 주지현은 죽어도 믿을 수가 없었다!이 모든 일이 발생하기 전에, 그녀는 이 몇 년 동안 그녀와 주민식이 온 힘을 다해 교묘하게 빼앗은 가업을 이렇게 서현우가 송곳니를 드러내는 순간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주지현은 무서웠다.서현우가 지금 어떤 신분이든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든 그녀는 먼저 도망치고 나서 다시 생각할 계획이다.푸른 산을 남겨 두면 땔나무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중연시를 떠나 살아남아야 서현우에게 복수하러 돌아올 기회가 있다!주지현은 물건을 정리하는 사이 주민식은 막 일어났다.주지현이 허리를 낮게 굽히고 황급히 옷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서 주민식은 순간 멍해졌다.“엄마, 지금 뭐 하는 거예요?”주민식이 소리쳤다.주지현이 급히 말했다.“민식아, 너도 빨리 가서 물건 챙겨. 우리 바로 떠나야 해! 어서!”“네?”주민식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빨리 움직여!”주지현이 재촉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설명을 잘 좀 해봐......”쾅!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한 무리의 순찰대가 저택으로 쳐들어 왔다.각 손에는 무기가 들려 있었고 검은 총구가 가지런히 조준하였다.집 안의 경호원들은 모두 얌전히 머리를 감싸고 쪼그리고 앉거나 벽에 기대어 엎드렸다.그들은 마음이 불안했다,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반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