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으으... 으으... 으하하하...”갈라진 웃음소리가 점점 우렁차게 변하면서 마지막에는 온 지하세계를 진동하게 만들었다.용솟음치는 광폭한 힘의 파동이 그 몸에서 폭발하면서 마치 천지를 파괴하는 듯했다.서현우와 홍세령은 동공이 수축되면서 가슴이 떨렸다.“신경 후기, 절대적인 신경 후기야!”서현우는 신급의 강자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홍세령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자신의 스승인 천잔노인은 신경 중기의 강자였지만, 기운이 이렇게 무서운 정도에 이르지는 못했다.“번산?”놀란 서현우도 억지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소리쳤다.“나야.”웃음소리가 잦아들면서, 이 사람의 득의양양 하면서 음미하는 듯한 그윽한 눈길이 서현우를 향했다.서현우는 숨을 들이쉬었다.“네가 나를 여기에 오게 한 게 과연 꿍꿍이가 있었어.”홍세령은 온몸에 한기를 느끼면서 물었다.“저 사람은 누구입니까?”“한 마디로 다 말할 수가 없어요.”서현우는 고개를 저으며 번산에게 말했다.“그게 너의 몸이야?”“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어.”손을 들어 보던 번산은 여전히 마음속의 기쁨과 격동을 참지 못하고 다시 크게 웃었다.“이 몸은 극락이 참한 세 시신 중의 하나야.”“세 시신? 그게 뭐야?”서현우는 이해하지 못했다.홍세령이 오히려 비명을 질렀다.“세 개의 욕망을 베어 수행을 완성했군요!”“아가씨는 식견이 좀 있네. 그런데 네 사부는 아직 이 경지를 접하지 못했지? 너는 어떻게 알았어?” 번산은 흥미진진하게 홍세령을 바라보았다.홍세령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선배님은 도대체 누구세요?”번산은 홍세령을 무시하고 서현우에게 말했다.“자식, 잘 들어. 세 개의 시신은 바로 선, 악, 그리고 집착이야. 세 가지 욕망을 없애고 신의 경지에 도달하는 거지. 만고 이래로 범인의 영역에서 벗어나 성인의 경지로 들어가는 방법이야.” “그 당시 극락은 신경의 정점에 이르렀지만, 이미 끝까지 가도 더 이상 돌파할 수기 없었어. 그는 세 개의 세 가지 욕망을
“안 되는 것도 아닌데.”번산은 입가에 사악한 웃음을 자아내며 대단히 자신만만한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너는 어떻게 나에게 감사할 거야?”그가 보기에 자신은 지금 악의 몸을 얻었으니 이미 천하무적이다.노복이 지구에서 비바람을 일으킨 것은, 순전히 지구에 신경의 강자가 많지 않아서 실력으로 그를 깔아뭉갤 수 없었기 때문이다.지금의 번산이 상대한다면, 노복이 상고시대의 전성기였더라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판단해 보면, 노복이 서현우의 몸에 남긴 사악한 기운을 번산이 제거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어떻게 감사를 받기를 원해?” 서현우가 눈을 가늘게 떴다.번산의 자신감과는 달리 서현우는 이에 대해 아무런 신심도 없었다.‘지금의 번산이 비록 강해서 무적이라고 할 수 있어.’‘그러나 노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오래된 존재의 몸에서 벗겨진 한 가닥의 기운이야.’‘그 이름은 입으로 말을 해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억압을 받게 돼.’‘번산이 과연 혈악의 힘과 어우러진 사악한 기운을 벗겨낼 수 있을까?’그러나 어쨌든 서현우는 시도해보고 싶었다.실패해도 예상했던 일이기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만일 성공한다면 그것은 의외의 기쁨이다.지금부터 내가 주도하겠어!번산이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노부가 동쪽을 말하면 너는 서쪽을 말하면 안 돼. 노부가 네게 시키면 시킨 대로 해야 해. 만약 말을 듣지 않는다면, 노부는 네게 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을 맛보게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이 있어!”서현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이 늙은이가 이제 천하를 제패할 수 있는 실력을 갖게 되니, 진정한 성품을 드러내기 시작했어.’‘나쁜 생각하고 어떻게 잘 어울리겠어?’그동안 조금도 내색하지 않았던 것은, 전적으로 그의 영혼의 상태가 서현우에게 의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그는 공생계약에 얽매여 있어서 서현우를 죽일 수는 없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온갖 고통을 받게 해서 사는 게 죽는 것보다 못하게 만들고, 죽는 것조차
이런 변화에 번산은 말할 것도 없고 서현우도 멍하니 지켜보며 서 있을 뿐이었다.‘멀쩡하던 무적의 신경 후기가.’‘툭 소리와 함께 없어졌어.’“왜... 왜... 왜 이런 거야?”번산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마치 지혜도 악의 몸과 함께 붕괴되어 멍청해진 것 같았다.“한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서현우는 땅의 썩은 살을 가리키며 말했다.번산은 무너졌다.‘X발, 신한테 유통기한이라니.’‘무슨 생산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저건 신경 단계의 절정이었던 극락의 세 가지 욕망의 시체 중 하나야!’“정말 그럴 가능성이 있어.”멍했던 홍세령도 이제는 반응하며 말했다.“세 시체도 생명체의 하나예요. 1만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천도의 규칙이지요. 극락 선조가 세 시체를 참수한 지 적어도 2만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붕괴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예요.”말하면서 홍세령은 여우는 번산을 쳐다보았다.“선배님은 극락 선조의 악념입니까? 그런데 왜 당신은 붕괴되지 않았나요?”홍세령은 사실 번산의 신분을 의심해서, 극영이 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그러나 극락 선조의 악의 몸에 융합될 수 있었던 것이 양자가 확실히 같은 뿌리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 그렇지 않을 경우 전혀 융합될 수 없어.’‘영혼체도 생명 에너지의 구현인데, 그는 어떻게 만년의 한계에서 벗어났을까?’번산은 대답하지 않고 줄곧 나지막한 소리로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목구비가 불확실하게 왜곡되면서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서현우가 의혹을 풀어 설명했다.“그가 극락 선조에게 봉인된 곳은 시간의 규칙에서 벗어나 있어서, 계속 썩지 않고 존재할 수 있었을 거예요. 시간이 흐르지 않으니 당연히 죽음도 없게 된 거지요.”홍세령의 의혹이 풀렸다.‘규칙이란 영역의 진일보한 진화야.’‘그러나 시간의 규칙은 천지에서 최고 규칙의 힘의 하나로, 아무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시간 규칙과 병렬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적은데
“승낙만으로는 부족해. 너는 심마 서약을 해야 해.” 서현우가 말했다.번산은 눈이 찢어질 듯이 말했다.“자식, 너 그건 노부의 인품을 믿지 않는 거야!”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믿지만, 소위 친형제 사이에도 계산을 분명히 한다고 하잖아. 계약의 방식으로 너와 나를 더 안심시킬 수 있어.”“그래! 노부가 맹세하면 되는 거지!”번산은 이를 갈며 미워했지만, 어쩔 수가 없어서 마음이 씁쓸했다.이것도 서현우를 탓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가 먼저 난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이제 도끼로 자기 발을 찧었으니 자업자득인 셈이다.맹세를 마친 번산이 다시 서현우에게 돌진했다.“잠깐.” 서현우가 말했다.“개X의 자식, 노부가 이미 심마 맹세도 했는데, 너는 또 왜 그래? 정말 노부와 함께 죽고 싶어?”번산의 영혼체는 이미 두 팔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하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극락에 의해 벗겨진 뒤에 암흑천지에 봉인되었는데, 서현우를 따라간 지 얼마나 되었어?’‘아무것도 즐기지 못했어.’세상 사람들은 아직 번산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데, 이렇게 존재감 없이 죽는 것이 얼마나 달갑지 않겠는가?“긴장하지 마, 그냥 묻고 싶은 거야. 정말 홍색 반딧불이 있어?”“있어! 숨어 있을 뿐 웬만하면 나타나지 않지만, 노부에게 그것을 끌어낼 방법이 있어.” 번산이 얼른 말했다.서현우는 그제야 빙그레 웃으며 신념의 장벽을 없앴다.“들어와.”다음 순간, 몸통도 있는 듯 없는 듯한 번산은 마치 한 줄기 빛처럼 서현우의 머릿속으로 들어갔다.“아...”서현우의 머릿속에서 피바다에 잠긴 번산이 편안한 소리를 냈다.피바다의 세척을 받으면서, 거의 붕괴되었던 그의 영혼체는 견고해졌다. 비록 두 손과 두 발은 여전히 자라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생명을 지켰다.번산의 목소리에 서현우는 머리카락이 주뼛 서면서 자신이 깨끗하지 않다고 느껴졌다.“늙은이, 감히 또 이런 소리를 낸다면, 너와 함께 죽어버리겠어!”
홍세령은 결코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자신이 서현우의 입장이라면 그럴 것이다.이런 큰 비밀은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누설된다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내가 당신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믿겠어요?” 홍세령이 서현우에게 물었다.서현우는 홍세령을 깊이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홍세령은 쓴웃음을 지었다.서현우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서현우는 믿지만 믿는다고 안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만약 홍세령이 그를 만족시킬 만한 보증을 하지 못한다면, 서현우는 반드시 손을 써서 대가를 아끼지 않고 위협을 소멸하게 만들 것이다.“나, 홍세령은 정혈 맹세를 하겠습니다.”홍세령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눈썹 속의 붉은 연꽃에서 한 방울의 선혈이 흘러나왔다.동시에 오른손 검지 손가락에도 한 방울의 선혈이 맺혔다. 이 둘이 융합하면서 수정 같은 광택을 반짝이고 있었다.“만약 내가 이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누구에게라도 누설한다면, 반드시 시신은 완전히 없어질 것입니다...”홍세령이 맹세를 마치자 그 피 한 방울은 다시 눈썹에 녹아들었다. 서현우는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이 여자는 세상 물정을 잘 아네.’서현우는 손을 쓰기를 원하지 않았다. 길을 오면서는 말할 것도 없이 홍세령과 잘 지냈다.홍세령의 배경인 신의 경지 중기인 스승만 해도 서현우를 골치 아프게 하기에 충분했다.홍세령이 만약 분별 있게 굴지 않았다면 서현우는 손을 써서 죽일 수밖에 없었다. 신급 강자의 능력으로 자신의 제자가 어디에서 죽었는지, 누구의 손에 죽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다.헛되이 신급의 적을 하나 더 만드는 것도 서현우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이제는 됐어.’ 홍세령의 정혈 맹세는 서현우를 안심시켜서 모두 기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서현우가 홍세령에게 말했다.“미안해요. 당신도 일이 중대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나는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요.”“
홍세령의 마음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후회하는 마음이 생겨났다.이치대로라면 그렇지 않아서, 천수 랭킹 7위인 자신은 젊은 세대를 깔보는 실력이다.정말 서현우의 몸에서 솟구치는 이 기운이 홍세령을...두렵게 만든 것이다!그렇다. 두려움이다!심연을 응시하는 것처럼 사악하고 광대한 기운이 거의 영혼을 삼킬 듯했다.자신이 신급의 강자를 마주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극락 선조의 후계자면 또 어때? 나는 선천적인 홍련의 몸인데, 어떻게 싸우지 않고 먼저 겁을 먹을 수 있겠어?”수치심은 분노가 되었고, 무안함이 변한 분노가 두려움을 파묻어버렸다.쏴.홍세령이 먼저 손을 썼다.한 번 손을 쓰면서 여력을 남기지 않았다.핏빛 검망은 모든 것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기운을 내포하고 있고, 공포의 고온을 가지고 있어서 공기를 증발시키고 찢어버렸다.사방 100미터 내에서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데,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맹렬해서 막을 수가 없었다.냉담하게 바라보던 서현우의 손에 순식간에 혈도가 응집되자, 손을 써서 칼을 떨어뜨렸다.탕!핏빛 파문이 사방으로 퍼졌다.서현우는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 옷자락도 움직이지 않았다.이미 몸을 날린 홍세령은 수십 장 뒤로 물러나서 숨을 크게 쉬었다.오른손은 계속 떨리면서 손에 든 장검이 희미한 비명을 질렀다.‘이 차이는 좀 큰 것 같아!’“당신은 무슨 공법을 배웠습니까?”홍세령이 놀라 입을 열었다.중후한 혈악의 힘 외에도, 아주 음산하고 사악한 기운이 있는데, 뜻밖에도 장검을 따라 자신의 팔 안으로 파고들었다!비록 극히 미약한 한 가닥의 힘이지만 홍세령은 온몸에 한기를 느꼈다.‘얼마나 포악한 거야!’서현우는 대답하지 않고 칼을 들고 서 있었다. 광활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흘겨보았다.자신이 금기를 범했다는 것을 깨달은 홍세령은 입을 닫았다.남이 배운 공법을 함부로 묻는 것은 확실히 옳지 않은 행동이다.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고, 홍세령은 혈악의 힘을 움직여서 팔에 파고든 그 사악한 기운
그것은 일반 반딧불보다 10배 이상 큰 반딧불의 왕이다.꼬리 부분에는 핏빛 광택이 반짝였고 뾰족한 세 쌍의 발톱을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위에 단단히 고정된 채 천천히 내려갔다.비록 서현우와 홍세령의 교전은 짧은 시간이지만, 두 사람 모두 지존경의 강자들이다. 손을 쓰는 순간, 강력한 힘의 파동이 이미 홍색 반딧불의 주의를 끌었다.“홍색의 반딧불!”홍세령의 눈빛이 뜨거워졌다.‘저건 필연적으로 반딧불의 왕이야. 최고의 영기 나침반을 만들 수 있어.’‘그 도움의 역할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그러나 홍세령의 눈에 보였던 빛은 곧 어두워졌다.서현우가 이미 훌쩍 뛰어올라 홍색의 반딧불을 향해 큰 손을 뻗어서 잡았다.반딧불의 왕은 한 마리이니,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얻을 수 있다.둘은 지존경이지만 서현우의 실력은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강자가 존귀한 세계에서 홍세령은 자신은 서현우와 쟁탈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만약 배경이 없는 지존경의 늙은 괴물이라면, 실력이 떨어져도 홍세령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서현우는 극락산의 혈맥이 있어. 극락산은 필연적으로 그를 받아들여 같은 혈통이 밖을 떠돌지 않도록 할 거야.’천잔노인과 극락산의 관계는 그런대로 괜찮았기에 홍세령은 여러 차례 극락산에 올라간 적이 있다. 그래서 외부인보다 극락산의 강대함을 더욱 잘 알고 있었다.‘이 홍색의 반딧불은 양보할 수밖에 없어!’“찍찍찍.”위험을 감지했는지 홍색의 반딧불은 쥐처럼 찍찍 소리를 냈고, 부드러운 껍질 아래 두 날개는 빠르게 떨렸다.서현우는 번개처럼 빠르게 홍색의 반딧불을 잡았다.그러나 조금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꽤 의아한 표정이었다.손에서 홍색의 반딧불이 사라졌다.‘이건 잔영이야!’진짜 홍색 반딧불은 이미 10장 밖에 나타났다. 육안으로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속도로 먼 곳으로 날아갔지만, 허공에 붉은 흔적이 남아서 오랫동안 흩어지지 않았다.“빠른 속도야!”홍세령은 자기도 모르게 놀라 소리쳤다.자신이 무도에 발을
홍색 반딧불을 임시로 살아있는 물건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에 넣자, 서현우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이번 여행의 목표는 완벽하게 달성한 셈이야.’‘환고광맥의 광맥이 폭발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서둘러 돌아가면 늦지 않아.’다만 서현우는 번산을 위해서 영혼의 수정석을 구할지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번산 이 놈은 성실하지 못해서, 심마 맹세도 반드시 완전히 구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번산이 지금 굴복했지만 그것은 단지 그의 실력이 너무 약해졌기 때문이야.’‘일단 진정한 실력을 회복하면 그가 무슨 일을 할지 상상하기 어려워.’‘이른바 악념이란 바로 생명의 가장 사악한 생각의 극치를 모으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수용하는 것이지.’‘두 글자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바로 화근이야.’서현우는 또 자신이 핍박에 의해 노복의 사악한 기운을 융합시켰고, 게다가 번산이라는 이 악념이 존재하고 있으니 결국 거대한 우환이라고 걱정했다.앞으로 보다 더 큰 위험이 터질지는 말하기 어렵다.“최상급의 영기 나침반을 만들려면 다른 소중한 재료가 필요해. 밖에서는 찾기 어려울 것 같지만 천림곡 안에는 분명히 있을 거야.”번산이 서현우에게 말했다.극락이 천림곡을 봉인한 지 만 년이 넘었다. 그동안 아무도 그 안의 자원을 약탈하지 못했으니, 지금의 천림곡이 얼마나 부유한 곳인지 짐작할 수 있다.다만 신급의 생물이 적지 않아서 위험계수도 대단히 컸다.그러나 평범한 재료로 영기 나침반을 만들면, 홍색 반딧불을 아깝게 낭비하는 것이라서 서현우는 달갑지 않았다.“극락은 또 독특한 영기나침반을 만드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데, 그때 널리 전해지던 방법보다 100배 이상 고급스러웠어. 말해주는 걸 깜빡 잊었어... 만드는 걸 성공하면, 영기 나침반은 방어류의 진기한 보물이 될 수 있어.”번산은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만드는 방법을 영혼을 뒤흔드는 방식으로 서현우에게 알려주었다.이 늙은이가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이전에는 전혀 말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서현우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