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는 거의 없었다.서현우가 눈길을 주었지만 거의 아무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진아람이 그의 곁에 선 진아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사를 같이 하겠다는 자세를 드러냈을 뿐이다.서현우의 눈빛이 냉담해지면서 그릇이 되지 못한 것을 증오하는 분노가 배어 있었다.노복의 일격은 정말 너무나 사나웠다.천순성을 뒤덮은 태극도진이 많은 흉수들의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별로 요동치지 않았지만, 노복의 일격에 떨리자 다소 암담해졌다.이는 확실히 많은 강자들에게 대단히 큰 심리적 압박을 조성하였다.서현우조차도 지존경이 나오지 않으면 노복은 당할 자가 없다고 여겼다.‘그러나 대적할 수 없다고 대적하지 않을 수 있어?’천순성의 지리적 위치는 아주 특수해서 거의 성국의 한쪽 문이라고 할 수 있다.‘그 중요도는 요동 땅의 지천성에 비견돼!’‘일단 천순성이 무너지면 끝없는 핏빛 흉수들이 더 이상 아무 장애물도 없이 파죽지세로 밀려들 텐데, 성국이 어떻게 막을 수 있겠어?’‘성국이 무너지면 지구 전체가 최강의 방어력을 잃게 돼.’‘그때가 되면 전 세계의 인족, 수족 등 모든 생명에게 있어서 진정한 재난이야.’‘태극도진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상고의 도종이 멸망한 후 남아 있던 유일한 수단이 이미 어쩔 수 없이 행동에 들어갔어. 비록 짧은 시간은 천순성을 지킬 수 있다 하더라도 절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도종은 왜 강제적인 전송진을 남겨두었겠어?’‘바로 태극도진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족과 수족이 힘을 합쳐 협력해야만 세상이 멸망할 위기를 해소할 수 있지 않겠어?’‘그런데 이 강자들은?’‘신국의 지배자들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그들은 지구를 점령하러 온 것이지, 지구의 재해를 막으러 온 것이 아니야.’‘무리하게 전단에 끌려들어서 어쩔 수 없이 손을 썼지만 이미 원망이 가득해.’‘그들은 필사적으로 노복을 상대하는 것을 당연히 원하지 않아.’‘다른 사람들은?’“이승천!”서현우가 차갑게 소리쳤다.
“성국의 제군이 되고 싶지 않아? 이승천은 움츠러들어 더 이상 제군이 될 자격이 없으니 당신의 기회가 왔어.” 서현우가 정진에게 말했다.정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는 당연히 제군이 되고 싶었고, 몇 년간의 계획이 곧 성공하려고 했다. 제군의 자리에 앉으려 했지만 이승천에 의해 가로막혔다.‘통령 교주가 나타나 이승천을 막아냈고 주제경인 듯 아닌 듯한 진아람이 또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황제에 올라 병이 없이 죽을 거야.’‘X발, 지금 네가 나로 하여금 상고시대 사이에 지구의 역사적 단층을 만들었고 지구를 파괴할 뻔했던 무서운 존재를 감당하라는 거야?’‘내가 아직 제군이 아니라고 말하지 마, 설령 내 머리가 이상해져서 간다고 해도!’속으로는 욕을 그치지 않았다.“왜? 너는 감히 할 수 없겠어? 수많은 모습으로 변하는 연심부의 주인인 너는 연신의 최고봉에 도달해서, 죽어도 매번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지금 너를 천하의 백성을 위해 싸우게 한다면, 너도 이승천과 마찬가지로 물러날 거야?”서현우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감히 나를 따라 싸우기만 한다면, 나는 수라의 이름으로 네가 성국의 제군이 되는 것을 지지하겠어!”“나는...”사람들의 눈길이 정진을 바라보았다.지금 그는 엄처안 스트레스를 받았다.정진은 오장육부가 모두 아프다고 느꼈다.태극도진에서 도종이 남긴 메시지가 전승되면서 이미 모든 사람에게 노복의 존재와 강력한 점과 목적을 알게 했다.‘상고시대에 그렇게 많은 지존경의 강자가 있었고, 심지어 신의 경지에 반 걸음쯤 걸친 사람도 있었지만, 여전히 노복에 의해 멸망되었고, 역사에도 단층이 나타났어.’‘지금 어떻게 싸워?’죽으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가 어떻게 죽으러 갈 수 있겠는가?정진은 서현우를 산 채로 씹어먹고 그의 피를 마시고 싶었다.이것은 그를 불 위에 올려놓고 굽는 행동이었다.“당신이 발기인인 이상 당신이 가. 위기를 해결한 후에 본 부주는 기꺼이 당신을 성국의 제군으로 모시지.”한참 동안 참다가 이렇게
태극도진으로 뒤덮인 천순성 밖에서는 울부짖는 소리가 파도를 형성하면서 하늘을 뒤흔들었다.강제로 성으로 전송된 무자 중 입도경이 가장 많았고 생사경이 그 다음이어서 핏빛 수조를 처치하는 주요 힘이 되었다.한 차례의 공격으로 수백 미터 범위의 구역을 비울 수 있다.남은 일부 강력한 핏빛 흉수들은 진아경의 무자들이 전문적으로 겨냥하여 해결한다.주제경의 강자는 당연히 아무도 배치할 수 없었다. 핏빛 흉수를 제멋대로 살육하지만, 그다지 강한 힘을 쓰지 않았다.그들은 가장 큰 위협은 역시 천순성 위쪽의 핏빛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노복이다.시간이 흐르면서 핏빛 흉수들은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그러나 아무도 기쁜 표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더욱 우울해졌다.핏빛 흉수의 수는 정말 너무나 방대했다. 마치 핏빛 바다 속에 있는 것처럼 무궁무진하고 끝이 없었다.태극도진이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없다.‘일단 태극도가 파괴되면 주제경 강자와 8급 흉수 등은 재난을 벗어날 수 있어.’‘하지만 나머지 생명체는?’‘그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먼지처럼 낮아.’‘그러나 마음속으로 두려워할수록 그들은 모든 것을 돌보지 않고 공격을 감행하여 핏빛 흉수를 죽였다.’‘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옮기는 동시에, 최선을 다해 자신이 살 기회를 찾는 거야.’이러한 압박 상태에서 진법을 사이에 두고 거의 지척에 가까운, 흉악한 핏빛 흉수도 그렇게 무섭지 않은 것 같았다.“재난을 당하면 아무도 무사할 수 없어.”천순성 중심에 모든 주제경 강자가 모였다.8급 흉수도 사람으로 변해서 굳은 표정으로 한쪽에 앉아 있었다.서현우는 아직도 마지막 노력을 하고 있었다.백여 명의 주재국 강자가 진정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힘을 합칠 수 있다면 반드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반대로 천순성이 깨진 뒤에는 어떤 요행도 없을 것이다.아주 이기적으로 말하자면, 서현우는 사실 이 사람들의 생사를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그는 용국을 아낀다.바
정진은 정말 소인배지만 면전에서 말할 수 있으니 위선자보다는 나았다.서현우는 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그는 이승천을 보고, 영지호를 보고 또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이 사람들의 눈빛은 모두 평온했고 동요하지 않았다.그러나 적대시와 증오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해서 정진이 말한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반대로 너무 리얼했다.서현우는 그들이 합작을 승낙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뒤통수를 칠 것이라고 믿었다.결국 무자는 대부분 이기적이다.그들의 실력으로 노복의 눈에 띄지 않기만 하면 천순성이 깨져도 무사히 탈출할 수 있다.나중은 다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그들은 근시안적이고 눈앞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방법을 찾아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만 보 물러서서 말하면 살아남지 못하면 또 어때?’‘적어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좀 더 오래 살겠지.’‘상고시대 지구가 얼마나 강했어, 모두 강인하게 맞섰지만 역사의 단층이 나타났는데, 그들이 또 어떻게 대적할 수 있겠어?’‘지금 죽느니 차라리 자포자기한 채 하루하루 살 수 있는 것이 나아.’“호륵,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서현우가 호륵에게 물었다.호륵은 무감각하고 냉담한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물었다.“그들은 당신을 서현우라고 부르고 수라라고 부르지요.”“예.”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큰 재난이 눈앞에 닥쳤습니다. 만약 성심성의껏 협력하려면 자연히 허심탄회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서현우라고 합니다. 수라 혈맥이 있습니다. 진정한 지구인이지만 다만 의외의 사건으로 신국에 떨어졌습니다. 부득이하게 남강이라는 가명을 사용했고 또 우연의 일치로 체로키제국의 엔비 공주를 구하고서 이 기회를 얻었고 다시 지구로 돌아왔습니다.”신국의 강자들이 서현우를 노려보았다.그들은 서현우에게 끌려와서 노복을 상대하는 도구가 되었기에, 자신들이 모두 속았다고 생각했다. 호륵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감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만약 우리가 지구에 오지 않았
서현우는 수많은 생사의 위기를 겪었다.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진정한 절망이 없었기 때문이다.어떤 일을 겪든 자신이 무너지지 않는 한 수많은 죽음의 위기에서도 한 가닥의 살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 서현우는 약간 낙담했다.그는 시간이 필요했다.‘5년... 아니, 3년!’서현우는 3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에게 그 시간을 주지 않았다.인족, 흉수, 신국에서 온 사람들, 성국의 토착민...여러 진영과 입장의 차이로 인해서 이런 생명 멸종의 큰 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모든 것을 버리고 성심성의껏 협력하지 않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엎친 데 덮친 격을 걱정해야 했다.‘이 일전은 전혀 승산이 없어.’‘천순성이 무너진 이후를 생각해야겠어.’“견해 차이가 커서 대화가 되지 않으니 모두 흩어져야지.”정진은 싸늘한 소리로 말하고 일어섰다.이승천은 무표정하게 돌아섰다.영지호는 웃는 듯 마는 듯 서현우를 쳐다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발걸음을 내디뎠다.“영지호!”서나영이 성난 목소리로 입을 열자 혈악의 힘이 솟구쳤다.“나영아.”서현우가 몸을 돌려 가로막았다.“오빠!”서나영은 이를 악물었지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끓어오르는 혈악의 힘을 흩어지게 하고 남몰래 울분을 토했다.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낸 영지호는 씩 웃으며 갔다.“우리도 갑시다.”호륵이 앞장서자 신국의 강자들은 모두 떠났다.“인족은 역시 믿을 수 없다. 창조주는 너희에게 모든 영혼을 초월하는 지혜를 주었지만, 너희도 결국 지혜로 멸망할 것이다.”8급 흉수들도 상황을 보다가 더 이상 연합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곧장 가버렸다.이렇게 큰 성주부의 홀이 텅 비었다.진아람과 서나영 외에 또 핍박에 의해 서현우에 충성을 다하는 10여 마리의 8급 흉수가 있다.이런 세력을 예전의 성국에 두었다면 절대적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정도의 수준일 것이다.애석하게도 노복 앞에서는 그렇지 못했다.흉수들
서현우는 이 말을 들은 서현우는 결코 득의양양하지 않았고, 반대로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꼭두각시 인형이 된 느낌이었다.‘진가부는 계획이 주도면밀해서 빈틈이 없는 걸로 유명했지만 줄곧 암암리에 숨어 있었기에, 그가 도대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어.’‘지금은 국면이 아주 분명해. 모든 강자가 힘을 합쳐 노복에게 대항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어.’‘신국 진영의 존재에 필적할 만한 막강한 세력이 암암리에 남아 있지 않는 한 말이야.’‘그러나 이건 전혀 불가능해.’서현우도 쟁취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일치하지 않고 무능해서 아무 일도 못하는 건 전쟁의 죄가 아니다.그래서 그는 자신이 진가부의 말대로 지구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큰 재난이 닥쳤는데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을 수 없는 이상 각자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어.’이렇게 생각한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 선생님과 통령교주의 인정에 감사드립니다. 서모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를 원합니다. 지금 노복은 손을 쓰지 않았습니다. 핏빛 수조가 태극도진을 소모하게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분명합니다. 통령교주께서는 먼저 가서 쉬시고 잠시 후에 다시 계획합니다.”“그러지요.”통령교주도 별다른 말이 없이 인사를 한 뒤 돌아섰다.서나영이 말했다.“오빠, 통령교주도 어쨌든 주제경의 강자인데, 너무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나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사건이 이상하면 반드시 뭔가 있어요. 바로 요괴인 거지요.”“머리를 쓸 줄 아네, 좋아.”서현우가 농담 섞인 말로 서나영의 입을 삐죽거리게 만들었다.“통령은 너무 많은 비밀이 있어. 단지 하나의 천지를 소생하게 한 것만으로도 사람을 꺼리기에 충분해. 통령이나 통령 배후의 그 진가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그러나 바둑돌이 되어 상대방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을 거야.”서현우는 잠시 읊조리다가 계속 말했다.“우리는 퇴로를 계획해야 한해. 네가 가서 수라문의 성원들을
“호륵 씨,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천순성에 있는 거대한 저택의 정원 누각에 있는 수십 명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바로 신국에서 경계를 무너뜨리고 온 신국세계 인족의 선구자들로, 51명의 주제경들이다.예외 없이 모두의 시선이 호륵을 향했다.비록 모두가 주제경이지만, 호륵은 나이가 가장 많고 오래된 주제경의 강자이다. 또한 덕행이 높아서 대중들을 복종하게 할 수 있다.더 중요한 것은 그가 지략이 아주 뛰어난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호륵은 미간을 찌푸린 채 꽤 심란했다.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 일은 노부가 감히 결정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무슨 생각이 있으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습니다.”서로를 쳐다보면서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항상 직면해야 합니다.”호륵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이럴 때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있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긴 치마를 입은 예쁜 여자가 좌우를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우리가 지금 직면해 있는 것은 단지 두 가지 선택에 지나지 않습니다다. 첫째, 노복과 싸운다. 둘째, 신국으로 돌아간다.”호륵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여러분은 첫 번째를 고를까요, 아니면 두 번째를 고를까요?”“모두 어려워요.”또 다른 노인이 탄식했다.“노복의 실력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 자신이 없습니다. 적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싸운다면 순전히 헛되이 죽음을 보내는 것이니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신국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억만 인족의 희망은 모두 내 등에 모여 있습니다. 이렇게 의기소침하게 돌아간다면 어떻게 여러 성인들과 여러 국왕들 천하 백성들에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그럼 서현우의 말이 맞습니다. 지구는 확실히 신국의 유일한 퇴로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퇴로도 전멸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도둑놈 같은 하늘은 정말 우리 신국에게 활로를 주지 않아요!”“성인이 경계를 넘어올 수
성주부 안에서 서현우와 후륵이 마주 앉았다.“나는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태극도진이 깨지면 나는 즉시 내 사람들을 데리고 멀리 떨어질 것입니다.”서현우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호륵은 서현우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잠시 멍해졌다.이 말은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신국의 강자를 이끌고 함께 적에 맞설 것을 권하려고 서현우가 초대한 줄 알았는데, 누가 알았겠어 ...’ “노복은 거의 무적입니다. 우리는 확실히 더 이상 싸울 수 없습니다. 실제 세계인 지구는 반드시 멸망할 겁니다. 이 과정은 아마도 1년, 아마도 더 짧을 겁니다.”서현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당신들 신국에 대해 호감은 없지만 악의도 없습니다. 우연히 신국에 한 번 간 적이 있어서 나도 감정을 좀 읽는 편입니다. 만약 당신들이 신국에 돌아갈 계획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서둘러야 합니다. 가장 금기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겁니다.”호륵은 잠시 침묵하며 물었다.“우리가 신국으로 돌아가면 그럼 어디로 도망갈 겁니까?”“나는 도망칠 곳이 없습니다. 내 사람들을 데리고 내 고향으로 돌아가서 연명하면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서현우는 씁쓸하게 말했다.호륵은 다시 침묵했다.마음이 몹시 어지러웠다.‘싸울 것인가? 아니면 물러날 것인가?’‘신국은 이미 붕괴의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디에 퇴로가 있겠어?’‘싸워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호륵의 스트레스는 너무 컸다.그는 자신의 결정이 전체 신국 세계의 모든 백성의 미래와 생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서현우는 호륵의 눈에 비친 갈등과 무거움을 알아차렸다. 마음속에서 거들떠보지도 않던 생각이 생겨났다.‘감히 싸울 수도 없고, 물러설 길도 없어. 배수진을 치고 싸울 결심도 부족해서 망설이면서 성과도 이렇게 되었어.’‘신국의 강자가 비록 많지만, 설사 노복의 화와 핏빛수조가 없다 하더라도 실제 세계인 지구를 차지한다 하더라도 절대 통치와 지배를 할 수는 없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