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왕가연은 중영 전체 모든 사람의 집중 대상으로 되었다.잠결에 놀라 깬 사람이나 잠들지 못한 사람이나 모두 공중에 떠 있는 왕가연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하도 놀라운 광경이라 눈을 깜빡이기도 아까웠다.수혼 무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왕가연을 경배하기 시작했다.하늘맹호라고 하는 이 8급 흉수는 본래 수족의 왕이다.왕가연은 하늘맹호의 유전자를 융합시켜 순식간에 일반인으로부터 입도경에 비견되는 실력을 갖추게 되였다.다만, 입도경에는 깨달음이 필요하고 자신의 축적이 필요하다.하지만 왕가연은 모든 단계를 생략하고 유전자를 자기와 융합만 하면 된다.많은 무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부러워하는 기색을 드러냈다.홍성 등은 더더욱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서현우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수혼 무자는 흉수의 품계에 의존하지만, 너희들은 다르다. 마음 다잡고 수련에만 몰두하면 된다. 비록 강자가 되는 데 시간은 길겠지만, 끝도 없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홍성과 뇌창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쓴웃음을 금치 못했다.‘끝도 없는 가능성?’무자도 타고난 자질에 의해 제한된다.어떤 사람들은 천부적인 자질이 제한 되어있다.무도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오래간다는 법이 없고 어느 슬럼프에 빠져 죽을 때까지 돌파하기 어렵다.다른 기연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절대 불가능하다.성국에는 무도의 길에 가장 적합한 조건이 있지만 중영에는 없다.수련 자원이든 기우 기연이든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서현우의 도움이 없었다면 홍성 등은 무존경을 돌파하기는커녕 선천경에 발을 들여놓기도 어려웠을 것이다.그럼, 왕가연은?그전까지만 해도 힘도 없는 평범하고 연약한 여자였다.하지만 이제 입도경에 비견되는 전투력을 갖추게 되었다.일단 완전히 익숙해지고 완벽하게 융합되어 자신의 전투 시스템을 형성하면, 매번 전투에 따라 실력이 빠르게 향상되어 8급 흉수의 차원에 도달하게 된다.왕가연이 갖추게 될 실력은 무려 8급이다!그것은 인류 무자의
왕가연은 본인이 한 말에 오해가 있음을 발견하지 못한 채 말했다.“8급 흉수의 유전자는 정말 대단하다니까! 난 지금 내가 유전자가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른 사람을 찾아서 시험해 보고 싶어.”“내가 해볼게.” 손량이 나서서 말했다.손량이 도경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량은 상경과 마찬가지로 서현우와 서나영 두 남매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도경에 들어온 사람에 속한다.왕가연의 현재 실력은 도경에 들어온 사람과 비슷하다. 운 좋게도 손량이 훈련 파트너가 되었다.그래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충분한 공간을 양보해 줬다.손량은 손목을 돌리더니 손에 긴 칼을 꽉 쥐고 있는 것이었다.이것은 서현우가 성국에서 가져온 신병의 무기로, 무기에는 15개의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 또한 안 좋은 편은 아니며 평소 손목에 차고 다니면 특이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팔찌처럼 보일 것이다.기운이 모이면 바로 무기의 칼날이 드러날 것이다.왕가연은 몸을 살짝 구부렸다.호랑이는 꼬리를 바로 치켜세운 후 곧게 세웠다.보는 사람들도 눈의 초점을 잃은 채 멍하니 한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동시에 여우는 귀를 쫑긋 세우고서는 요염함을 보여줬다.하얀 손바닥에서 날카로운 손톱을 내밀더니 손톱에서 은은한 빛이 번쩍거렸다.손량은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긴 칼을 들고서 큰 소리로 외쳤다.“자.”“나도 사양하지 않겠어.”왕가연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자 침을 바르면서, 발밑에서 밝은 빛을 발견하고서 손량을 향해 달려들었다.‘속도가 너무 빠르잖아!’손량은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자기도 모르게 긴 칼을 꺼내 들었다.긴 칼에서 매서운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땡!쇳소리가 울려 퍼졌다.왕가연은 조심히 뒷걸음질 쳤고 야윈 체구로 활을 들고서 활을 쐈다.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선 눈을 뗄 수가 없었다.손량은 자신의 긴 칼에 하얀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그것은 왕가연이 호랑이 발톱을 남겨둔 흔적이었다.“이제 내가 공격할 차례다!”손량은 단숨에 몸의 방향을 틀
홍성과 뇌창 이외에 다른 사람들의 눈빛도 매우 강렬했다.홍성과 뇌창은 남강에서부터 서현우를 따라 수많은 힘든 전쟁을 겪고 대재앙 속에서 겨우 살아난 인물들이다.현우는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난 실력을 갖췄기 때문에 이미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의 인물이다. 그러나 홍성과 뇌창은 전쟁 속에서 서현우를 도와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뛰어난 성과를 얻지 못했다.홍성과 뇌창은 도경에 들어갔다.그러나 열군을 포함한 10명은 모두 아직 무존경이고, 아무리 열심히 무술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무술을 습득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입도단은 보조 역할일 뿐이고 그들이 가능한 한 빨리 도경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반드시 다 그런 것은 아니다.열군 등을 포함한 사람들은 자신이 입도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될까?그들은 타고난 능력이 거의 없었다.인생에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열군 등과 같은 사람들이 만약 현우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바로 뒤떨어질 것이다.만약 서현우가 가까스로 그들의 능력을 키워 따라잡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현우의 짐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며, 조력의 상대도 될 수 없을 것이다.이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우리도 자존심이 있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 서현우의 짐이 되는 꼴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그래서 서현우가 그들에게 능력을 키워 자신을 따라오라고 제안했을 때 그들은 바로 좋다며 끄덕였다.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감을 잔뜩 품고 있었다,“너희들이 모두 성공하기를 바란다.”“네, 사명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군인들은 역시 군인답게 태도나 말투 방면에서 모두 남다른 열정과 우렁차게 대답했다.그들은 마음의 경의를 드러냈다.왕가연은 말했다.“나와 호흡이 잘 맞는지는 안 맞는지는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가, 부탁할께.” 서현우가 왕가연에게 말했다.왕가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당연히 가봐야죠.”열군을 포함한 사
서현우는 어떤 표정으로 이 소식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너무 놀라웠다.한차례 대재앙이 지구를 휩쓸고 지나간 뒤,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았다.수혼 무자, 능력자 같은 것들.그리고 상천랑 같은 이상한 액체 금속 생명체.서현우는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가 될 것만 같아서 대응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그래서 지금 얼마나 강해졌어? 수명은 얼마나 되지?”서현우는 결정적인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상경은 말했다.“난 상대가 안 돼.”“뭐?”서현우는 깜짝 놀랐다.상경의 무도 기초가 얼마나 튼튼한지 서현우는 알고 있었다.한때 용국 5대 군신의 우두머리였던 그는 뛰어난 무도 재능에 전투 경험도 풍부했다.상경이 태어난 곳이 달라서 그렇지, 만약 성국에서 태어났다면 지금 나이에 최소한 생사경이 됐을 것이었다.그런데도 상천랑을 이길 수 없다고?“주요하게는 천랑의 싸움 패턴이 이상해졌어. 목이나 심장 같은 치명타가 이젠 치명타가 아니게 됐어.”상경은 쓴웃음을 지었다.“그놈의 변신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싸움 스타일이 이상해서 그걸 모르는 무자는 처음 대결할 때 불리할 거야.”서현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한 번 더 싸워봐.”“좋아.”상천랑이 고개를 끄덕였다.상경도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자 그의 손에서 청동색 창이 나타났다.그동안 배운 창술에 성국의 군도 무술까지 더해져 그의 힘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입도경의 영역에서 전투 경험만 놓고 보면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사람들은 다시 한번 자리를 만들어주었다.아버지와 아들이 수십 미터 간격으로 서 있었다.상천랑이 손을 뻗자 허공에서 옅은 보랏빛으로 반짝이는 빛이 뻗어 나왔다.“이건 레이저 검, 첨단 기술의 산물이지.”상천랑의 말대로 발밑에서 갑자기 푸른 불꽃이 솟구치더니, 빠른 속도로 상경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상경은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고 피했다.쿵-레이저 검이 땅으로 향하자, 단단한 땅이 두부처럼 쉽게 잘려 나가서 깊
그런 생각에 서현우도 마음속의 거부감을 내려놓았다.이윽고 그가 물었다.“넌 얼마나 살 수 있어?”중요한 질문이었다.서나영은 진아경이라 적어도 팔백 년의 수명을 가졌고, 앞으로 더 나아가서 주제경에 이르면 천 년의 수명을 가질 수 있었다.만약 지존경에 도달하면 수명이 9999년이 될 것이다.만 년에 가까운 세월은 얼마나 길까.용국의 역사가 겨우 몇천 년이다.만약 상천랑의 수명이 너무 짧으면 서나영은 연인이 자신의 품에서 죽는 걸 지켜봐야 할 거다.서현우조차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없는데, 서나영은 견딜 수 있을까?“나도 모르겠습니다.”상천랑은 코를 슥 만졌다.“왕 교수님과 형수님이 저를 충분히 분석하고 실험해 본 결과, 액체 금속 생명체는 분열하고 탄생하는 특성이 없어서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했어요. 형수님은 어떤 의미에서는 핵심 부위에 치명상을 입지 않는 한, 영원히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서현우는 눈을 깜빡이며 서나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서나영이 상천랑보다 오래 살 수 있을까?“생명의 형태가 다 다른 데 아이를 가질 수 있나?”서현우가 또 한 번 치명적인 질문을 던졌다.서나영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오빠!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어?”상천랑도 당황했다.서현우는 상천랑을 올곧게 쳐다보았다.“할 수 있어?”“아마도…… 안 될 겁니다.”상천랑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안 되면 안 되는 거지.”서현우는 잠시 침묵하다 고개를 저었다.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는 의무도 없었고, 아이를 낳아야만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도 없었다.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항상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당신 같은 생명체는 어떻게 진화하죠?”서현우가 또 물었다.상천랑이 말했다.“왕 교수님께서 액체 금속 생명체를 더 찾을 수만 있다면, 제 몸에 융합시켜서 힘을 키울 수 있을 거라고 하셨는데, 융합할 수 있는 한계를 모르겠어요.”서현우가 말했다.“그럼 지구에 흩어져 있는 운석
왕가연의 제안을 들은 서현우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사람들은 어디서 데려올 겁니까?”“공개 징병제로, 입대할 사람은 입대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에겐 강요하지 않을 겁니다. 전직 군인이나 사관생도도 전환할 수 있고, 이미 기술이 갖춰져 있으니 위험도 없습니다.”서현우가 상천랑에게 물었다.“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네!”상천랑은 고개를 끄덕였다.“기술의 힘은 인간의 수련보다 뒤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 완전히 새로운 발전을 이루어 인류 진화의 길을 선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해야죠.”서현우가 손을 흔들었다.“전제는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것인데, 누가 감히 강요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물론이죠.”왕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른바 유전자 전사들의 유전자는 능력자의 몸에서 추출되었다.이 전사들은 변신 후 능력자만큼 강력하지는 못하지만, 유전자의 생물학적 약물과 영양액을 결합하면 그 자체의 기능이 몇 배, 심지어 열 배 이상 증폭되어 거의 인간 범주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과거의 세계에서는 슈퍼맨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기계 전사의 경우 신체의 일부를 기계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며, 강철 골격이 가장 직접적인 변형이었다.부착된 망원경 시스템, 열 감지 시스템 등을 교체한 후 기계 눈과 같은 일부 기계 기관도 있으며, 기계 귀로 레이더 등을 수신할 수 있었다.심지어 자신의 생명 시스템을 에너지로 대체하여 더 강력한 존재가 되는 기계 심장도 있었다.이러한 생명체는 모두 결함이 있지만, 전투에서 사용하면 보통 인간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유전자 전사 군단이든 기계 전사 군단이든, 모두 중연시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더 잘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이게 서현우가 구성을 허가한 이유이기도 했다.해결할 일들이 끝나자 사람들도 물러갔다.새벽이 되자 서나영과 상천랑은 서현우의 명령대로 5,000개의 혈졸을 남겨두고 떠났다.왕가연은 유전학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기계 연구소장 탁훈 박사와
사나운 기운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서현우의 몸에서 자동으로 핏빛 안개가 퍼져나갔다.왕가연은 참지 못하고 입술을 핥았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상대를 만난 것 같았다.하지만 곧바로 그녀는 원래대로 돌아왔다.끼익-그 순간 방문이 열렸다.서현우와 왕가연이 일제히 쳐다봤다.그곳엔 진아람이 서 있었다.하늘색 짧은 치마에 하얗고 곧게 뻗은 다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바람에 날려 자연스럽게 뒤로 넘긴 검은색 긴 머리는 왠지 모를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별처럼 반짝이고 부드러운 눈동자는 두 개의 사파이어처럼 파랗게 변했다.푸른 눈동자에서 야성의 아름다움이 펼쳐지고 있었다.도톰한 입술을 말아 올리자 정교한 덧니 두 개가 드러나 장난기 가득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왕가연이 만들어내는 고혹적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이 순간 진아람은 눈동자가 파랗게 변한 것과, 몸에서 흘러나오는 야성적인 기운을 제외하면 백수 천랑의 유전자를 융합하기 전과 거의 다를 게 없었다.“아람아!”서현우는 기쁨과 약간의 긴장감이 뒤섞인 목소리로 곧바로 일어나 물었다.“성공했지?”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동자에 안개가 드리우더니, 연꽃이 피듯 두 팔을 벌려 서현우를 꼭 껴안았다.“나…… 드디어 당신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됐어요. 더 이상 멀어지지 않을 거야.”“바보야.”서현우가 진아람의 검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봤다.“네가 어떤 사람이든 난 절대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왕가연은 애틋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가연 씨.”진아람이 그녀를 불렀다.왕가연이 뒤를 돌아봤을 때 진아람은 이미 그녀에게 달려와 손을 잡고 있었다.“융합하는 동안 별일 없었죠?”“당연하죠. 우리 둘 다 인류의 진화를 위해 쉬지 않고 함께 노력하기로 했잖아요? 내가 어떻게 약속을 어길 수 있겠어요?”왕가연이 웃었다.진아람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계속 열심히 해 봐요!”훅-한 무리 사람들이 달려왔다.모두 진아람의 늑
이 순간 왕가연은 서현우의 힘과 두려움을 온전히 느꼈다.서현우는 그녀의 목을 놓아주고, 뒤돌아 진아람을 안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은 거야?”“괜찮아요.”진아람은 고개를 저었다.“아람 씨, 미안해요, 난…….”왕가연은 서둘러 진아람에게 사과하려 했다.“마음에 담아두지 마요.”진아람은 힘겹게 바닥에서 일어나 다가와 왕가연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내가 아직 수혼의 힘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해서 그래요, 체력도 약해졌고.”최명에게서 얻은 단약은 짧은 시간 동안만 육체의 힘을 높여주어 진아람이 백수 천랑의 유전자를 원활하게 융합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약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났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백수 천랑의 유전자는 점차 진아람과 완전히 융합되고, 진아람의 육체적 힘은 서서히 증가하여 인간 무자가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된다.“아람아, 좀 쉴래?”서현우가 물었다.진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해요.”“좀 쉬어, 배고프지? 음식 준비해 줄게.”진아람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진아람은 서현우가 직접 요리해 주는 게 드물었기 때문에 당연히 거절하지 않고, 그가 주는 따뜻함과 포근함을 마음 편히 즐겼다.진아람은 왕가연에게 몇 마디 말을 더 건넨 뒤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갔다.집 안으로 들어가고 방문이 닫히자 왕가연은 입술을 꾹 다물고 서현우에게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괜찮아요, 둘 다 유전자를 융합한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잖아요. 아람이 말대로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요.”서현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진아람과 왕가연의 사이는 의심할 필요가 없었고, 이건 그저 사고였을 뿐이었다.서현우가 개의치 않는 것을 보고 왕가연은 완전히 안심했다.“그럼…….”“뒷일 부탁합니다. 전 아람이한테 먹을 것 좀 챙겨줘야 해서.”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왕가연은 결연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습니다.”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