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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화

작가: 골든트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이도현은 뚱보 이름을 듣고 진지하게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는 놀란 눈으로 그 뚱보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쪽 이름이 복동?”

“네…”

뚱보가 수줍음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제기랄!

이도현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니! 이게 대체 뭔 이름이래. 이렇게 돼지보다도 뚱뚱한 뚱보가 차라리 도야지라고 짓든지, 아니면 뚱이라고나 하던가. 왜 하필 복동이야!’

이름에 ‘복’ 자와 ‘동’ 자가 들어갔을 뿐인데 왜 이렇게 역겨울까?

“그 이름 진짜예요? 그쪽 아버님이 지어준 이름이에요?”

이도현은 굴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

“아니요! 이 이름은 지황제가 지어준 거예요. 제가 침대에서 말을 잘 듣는다고 저더러 복덩이래요. 그래서 저를 복동이라고 부르곤 하죠!”

“욱…”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위가 뒤집어지는 것처럼 구역질이 났다.

‘이거 너무 역겹잖아.’

그 말을 들은 이도현은 머릿속에서 그 화면이 스쳐 지났다. 돼지처럼 뚱뚱한 뚱보와 지황제가 침대에서... 욱...이도현은 역겨운 나머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더 생각을 이어나갔다가는 아마 그 자리에서 토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봐요! 당신들 지황제라는 사람, 그냥 돼지 아니에요? 그렇지 않은 이상 어떻게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할 수 있죠!”

이도현은 참지 못하고 험담을 늘어놓았다.

“네가 감히 지황제를 무시해? 간덩이가 부었구나!”

순찰병들은 그전까지 이도현이 누구인지 몰랐다. 게다가 그가 복동 어르신과 같이 있으니 감히 그에게 뭐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 전 지황제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인 이도현을 보니 그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극히 분노했다.

“여봐라! 이 자는 염국인이다. 지황제를 죽이려 하고 있으니, 얼른 고수들을 불러 이 자를 죽이도록 해라!”

이때, 뚱보 복동이가 갑자기 뚱뚱한 몸으로 미친 듯이 황궁 안으로 달려가며 크게 소리쳤다.

“뚱뚱해 가지고 달릴 수 있겠어? ”

이도현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은침 하나를 날리자, 뚱보 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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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봐라! 얼른 와서 호위하라…”분노한 지국인 대신들은 목청껏 호위를 외쳤다. 그들의 소리와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대전 밖에서 거대한 기운이 전해졌다.곧이어! 몇 명의 무인들이 걸어 들어왔다.그중에는 두 명의 황급 경지의 무사, 한 명의 황급 절정의 닌자, 그리고 몇 명의 왕급 경지가 있었다.그들은 자신들의 황제가 한 염국 사람의 발아래 밟힌 것을 보더니 이도현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이 염국인 주제에 죽고 싶어 환장했냐! 어서 폐하를 놓아주거라!”몇몇 사람들은 험상궂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온몸에 살기가 가득했다.그들은 황궁의 수호자이며, 지국을 보호하기 위해 황실에서 키운 지국의 강자들이다.하지만 누군가가 황궁에 침입하여 지 황제를 밟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다.이러면 그들더러 앞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란 말인가?그 시각, 이도현의 발밑에 깔린 지 황제는 자신의 무사들이 온 것을 보고 더 이상 겁을 먹지 않고 말했다.“이도현,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넌 지금 죽으려고 환장을 하는 거라고. 네가 너희 염국의 일을 더 키우는 거란 말이야!”“난 지국의 황제야. 네가 나를 이렇게 대하면 전 세계가 당신들의 염국을 비난할 거라고. 그때 가서 너나 너희 가족 모두 살 생각도 하지 마. 당신까지 포함한 당신 가족 모두 묻을 곳 없이 죽게 할 것이니까!”지 황제는 이를 갈며 그 말들을 내뱉었다.“지금 나 협박하는 건가!”이윽고 이도현이 웃어 보이며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아직도 겁먹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봐? 지금 내 발아래서도 감히 날 협박해? 오늘 매운맛 좀 보여주지 않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네!”이도현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발을 들어 지황제의 얼굴을 호되게 걷어찼다.펑!이도현의 발에 의해 지황제의 어금니와 앞니가 총 네 개 빠져나갔다.어릴 적부터 작은 상처도 느껴보지 못했던 지 황제는 너무 아픈 나머지 자신의 삶을 의심했다.“아…아파…”지 황제는 입을 틀어막으며 소리를 질렀다.“폐하…”“

  • 마왕귀환   제526화

    만약 그들이 계속 이어서 말했다가는 다음 단계에 이도현이 지 황제를 어떻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황제 또한 겁에 질렸다! 그는 아픔을 참으며 이를 악문 채 말했다.“당신… 당신 대체 어쩔 심산이야?”“원하는 거 말해! 내가 그대로 해주면 되잖아! 왜 날 이렇게 다치게 하냐고!”지황제가 억울한 듯 말했다.‘아니 나도 황제인데 이 정도면 된 거 아닌가…이건 너무 심하잖아.’“그래요. 진작 이렇게 말할 것이지. 그러면 치아가 떨어져 나갈 일도 없었을 거잖아요. 그러게 누가 센척하래요? 봐요! 다쳤죠?”이도현은 지황제가 폭주할 만한 말을 내뱉었다.“난 당신들에게 속하지 않는 물건을 되찾으러 왔어요. 그리고 수십 년 전, 염국 남궁 세가가 학살당할 때, 거기에 당신들의 사람도 있었죠! 이제 제가 빚을 받으러 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지 황제는 깜짝 놀랐다. 그는 오래전의 그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이도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당신 남궁 가문의 사람인가?”“아니지… 남궁 가문에 사람이 더 있을 리가 없어. 자식이라곤 하나 있는 것 같던데 당신은 그 나이가 아니잖아.”그 말을 듣던 이도현은 발에 힘을 주며 지 황제더러 말조심하라는 사인을 주었다.“이 일은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야. 이게 다 지난 세대 지황제가 저지른 일이라고!”그러자 지황제가 다급히 말했다.그는 속으로 울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아니 이런 일로 올 거면 다른 사람을 찾아가 복수해야지. 나하고는 뭔 상관이 있다고 이러는 거야. 내 이 황위도 계승된 거고, 나는 지난 세대 황제하고도 직계 사이가 아닌데.’그가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거도 지난 세대의 지황제 아들 때문이었다. 서로 황위를 쟁탈하려고 싸우다가 결국에는 가장 마지막에 그한테 그 기회가 주어진 것이었다.원래는 큰 이득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빚이 있는 거였다니.즉 말 그대로 그는 남궁 가문의 일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오늘 치아까지 빠진 상태였다.“그 쪽과 상관이

  • 마왕귀환   제527화

    “당연히 등도 있지!”“여봐라, 얼른 등을 켜라!”지황제가 다급히 말했다. 그는 이도현이 또 기분이 상해서 자기 치아를 빼버릴까 봐 겁이 났다.이윽고 보물창고를 지키던 병사가 벽의 기관을 누르자 깜깜한 통로가 확 밝아졌다.지 황제는 계속하여 이도현을 황실의 보물창고로 안내했다.나머지 사람들은 여기에 들어갈 자격이 없기에 모두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보물창고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의 무궁무진한 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게다가 이도현은 거기에서 대량의 염국 문화재 보물도 발견했다. 그는 이 보물들이 전쟁 때 지국인 들이 약탈해 온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도현에 의해 치아까지 빠진 지 황제는 현재 엄청 예민한 상태였다. 그는 이도현의 언짢아하는 표정을 보고는 다급히 설명을 시작했다.“이 보물들은 지난 세대 황제가 얻어 온 것이야. 염국에서 얻은 것들은 염국의 황제가 우리한테 선물해 준 거고!”그 말에 이도현이 어이가 없는 듯 웃어 보였다.“선물로 준거에요? 아니면 뺏어온 거예요?”지 황제는 다급히 웃어 보이며 뺏어왔을 리 없다며 부인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그걸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문화재 보물들이 비록 비싸긴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별 큰 가치가 없었고, 딱히 그걸 되찾을 생각도 없었다.그가 비록 염국인이라 할지라도 이 문화재 보물들은 관청에서 관리할 일인 것이다. 설령 그와 같은 일반인이 그걸 가져가서 나라에 바친다고 해도, 분명히 어떤 사람들은 그가 따로 숨겼다고 생각할 것이며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그걸 가지려 할 것이다. 만약 가지지 못한다면 아마 국가 보물을 팔았다는 누명을 씌워 감방에 몇 년 가둘 수도 있는 것이다.그는 염국의 일부 개 같은 관청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백성들을 억압하고, 백성들이 민원이라도 제기를 하면 정신병으로 가두기도 했다.돈도 있고 뒷배경도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죽였다면 그 사람은 사형 선고 따위는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알이라도 훔치면 수십 년을 선고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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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밤, 이도현은 여전히 노영식네 집에 머물렀고 주현진이 잠자리를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그의 잠자리는 침대가 아니라 온돌 바닥이었다.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온돌방이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보기 흔한 것이었다. 온돌방은 구들장 밑이 비어있어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뜨거운 열기가 구들장 밑을 지나면서 머지않아 집이 따뜻해지게 된다.이도현은 온돌방이 정말 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형수가 준비해 준 우유 향이 나는 꽃무늬 이불을 덮으니 더욱 편안했다.형수가 수유 기간에 있어서인지 아니면 이도현이 나쁜 마음을 품어서 심리작용이 생겨서인지 오늘따라 이불에서 나는 우유 향이 그날 밤보다 더 짙게 느껴졌다.게다가 불빛 아래에서 그는 하얀 이불 위에 지도 같이 생긴 자국이 한 둘레 한 둘레 있는 것을 보고 우유 향이 그 자국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헐! 설마 형수가 이 이불을 계속 덮었던 거 아니지? 이것이 설마 모유의 흔적이 아니겠지? 세상에나! 이건...”이도현은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아주 많이 혼란스러웠다!‘형수는 이 이불을 덮고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한 거야? 설마... 내가 그 상대는 아니겠지!’이날 저녁 이도현은 잠을 설쳤다.이튿날 아침 일찍 이도현은 얼떨결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하지 않아도 주현진인 것이 분명했다.노영식이 이토록 적극적일 리가 없었다.“지안이 양아버지! 일어나셨어요? 아침 식사하셔야죠!”주현진의 제법 부드러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형수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네요! 얼른 일어날게요!”이도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눈을 뜨면서 말했다.“양아버지도 참, 무슨 별말씀을요!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식사하세요! 아침상 다 차려놨어요!”주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을 보고 이도현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다행히도 주현진은 몇 마디만 하고 방을 나갔다. 아니면 이도현은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섯 사람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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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기세라 그는 하는 수없이 잠시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름은 제가 지어줄게요. 지안 어때요? 지혜롭고 평안하게 자라라는 뜻이에요!”“지안! 노지안, 좋아요. 뜻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일생에 무슨 일을 하든 돈을 얼마나 갖고 있든 권력이 얼마나 크든,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죠! 지안, 좋은 이름이네요!”노문호가 제일 먼저 말했다.“지안! 좋아요! 그럼 이 녀석을 앞으로 지안이라고 부릅시다!”노영식도 기뻐하며 말했다.“지안! 우리 아기 앞으로 지안이라고 불러야겠네! 지안, 지안아, 얼른 와서 양아버지께 절을 올려야지!”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흥분하며 말했다.“그래!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안! 참 훌륭한 이름이야!”노영식의 부모는 모두 착실한 시골 사람이라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이도현에게 절했다. 시골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하는 것은 성의를 표시하는 제일 성실한 행동이었다.이번에 이도현은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형수가 아이를 안고 절도 올렸으니 이도현은 빼도 박도 못 하고 양아버지를 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이에게 첫 대면 선물을 안 줄 수가 없었다.만약 무사 집안이었다면 이도현은 반드시 자신의 무도 비법 또는 담약, 보검 같은 것을 아이에게 선물해줬을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양아들은 평범한 사람이고 일반 백성인 만큼 제일 현실적인 것을 선물해주는 것이 좋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손을 옷 안으로 넣고는 음양탑 에드워드 가문의 보물 창고에서 챙긴 황금 두 덩어리를 찾아냈다.그러고는 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여 한 개의 금덩이로 만든 후 그들 앞에 꺼냈다.“형수! 제가 아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당장은 이 금덩이밖에 드릴 게 없네요. 나중에 훌륭한 장인을 만나면 이 금덩이로 아이에게 장수 목걸이나 만들어

  • 마왕귀환   제1137화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 마왕귀환   제1136화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 마왕귀환   제1135화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 마왕귀환   제1134화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 마왕귀환   제1133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 마왕귀환   제1132화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 마왕귀환   제1131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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