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은침을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순간 체내 속에서 폭발음이 들려왔고 그의 몸은 삽시간에 폭발로 인해 피 구멍으로 뒤덮어졌다.동시에 단전도 폭발했다. 단전의 폭발과 함께 그가 여생 모아둔 공력은 모두 파괴되었고 공력을 잃은 그는 버틸 것 하나 없는 신세가 되어 몸은 기가 빠진 고무풍선처럼 순간 허공에서 떨어지고 말았다.죽은 개처럼 땅에 떨어진 그는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의 몸에 생긴 피 구멍은 끊임없이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죽은 것이 분명했다.“이….”모든 사람은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장면이 사실일 거라 모두 믿지 못하는 기색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수장이 죽었어!”“아니야! 내가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수장의 힘은 무적인데 어떻게 죽을 수가 있겠어, 불가능해,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이도현, 정말 믿기지 않아, 어떻게 이럴 수 있지?”충격의 도가니가 지나간 뒤 인제야 정신을 차린 구씨 가문은 울며 포효했다.“수장님….”구씨 가문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달려와 구검도의 시신을 둘러앉은 채 통곡하였다.모두가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순간 먼 산에서 화가 잔뜩 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감히.”목소리와 함께 한 노인이 하늘에서 내려와 이도현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네가! 감히 우리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여!!!”노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노인의 한마디에 현장의 온도는 수십도 내려간 것처럼 순간 얼음장처럼 한기가 서늘했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끝이 보이지 않은 살기가 담겨있었다.노인은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서서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러고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았다.노인의 시선이 가는 곳마다 모두 두려움에 떤 채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의 시선을 마주치지 못했다.“강력한 존재다! 도대체 어떤 계급이길래 바라만 보
구씨 가문의 조상은 황제처럼 무릎을 꿇은 사람들을 내려다보다가 이도현에게 시선이 닿았다.“젊은이! 네 배짱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우리 구씨 가문을 건드린 대가가 뭔지 궁금하지도 않으냐?”이도현은 조금도 겁먹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난 항상 너무 대담했어! 그리고 너네 구씨 가문 죽어도 마땅해!”“대담하군! 감히 우리 구 씨 가문한테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야, 잘했어! 아주 잘했어!”“예로부터 지금까지 감히 우리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인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동시 이번이 마지막이 될 거야.”이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투에 임하는 자세를 취했다.순간! 구씨 가문의 조상이 입을 열었다.“원래대로라면 네가 우리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였으니 내가 널 산산조각 냈어야 했어, 하지만 말이지, 난 재능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거든! 자, 기회를 줄 테니 지금 무릎을 꿇고 우리 구씨 가문에 들어오겠다며 싹싹 빌 거라. 그리고 나를 조상으로 모시면 내가 너의 목숨 하나만은 놓아주지!”“우리 구씨 가문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 가문의 모든 자원은 네 마음대로 사용하거라. 구씨 가문의 모든 세력과 병력! 네 마음대로 하거라.”“게다가! 구씨 가문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을 골라 너의 여인으로 삼을 수 있고, 한동안은 구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맡게 해주겠다! 너와 구씨 가문의 여인이 아이를 낳은 후, 가장 뛰어난 아이를 골라 구씨 가문의 가장자리를 물려받게 해줄 수도 있다.”구씨 가문 조상의 발언은 조용하던 광장을 순식간에 적막으로 바꾸어 놓았다.현장은 너무 조용한 나머지 사람들의 숨소리마저 들렸다.“뭐? 이….”모두가 깜짝 놀랐다.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이도현은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인 것도 모자라 가문의 명예를 땅에 문지르며 구 씨 가문에게 도발장을 날렸다.구씨 가문의 조상이 나타났을 때 모두는 그가 이도현을 죽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이도현을 죽이지 않았고 그것도 모자라 관대한
“뭐야! 거절한다고?”“젠장! 이런 좋은 기회를 거절하다니!”“허! 권리며 금전이며 아름다운 여자까지 준다는데 멍청한 놈! 이런 달콤한 조건을 거절하다니, 씨발….”“세상에, 웬 바보가 여기 있지? 그가 동의만 한다면 지위가 바로 하늘로 치솟을 건데, 거절을 할 수 있다니. 바보인 것이 분명해!”그들은 입으로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안도했다!이도현이 동의만 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이 혜택을 받지 못하니 마음속으로 훨씬 더 공평하다고 느꼈을 것이다.하지만 일부 고씨 가문의 무사들은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오만한 놈, 조상님이 너한테 자비를 베푸는데 감히 그것을 거역하는 것이냐, 네가 우리 구씨 가문에 들어올 이 소중한 기회는 너의 한평생 운으로도 바꿔올 수 없는데, 감히 거절하네?”“그래, 만약 조상님의 조건에 동의하게 된다면 넌 한평생 고생을 안 해도 되고 세상을 들썩일만한 인재가 될 것이다.”“맞아! 고개만 숙인다면 넌 우리 구씨 가문에 들어올 수 있어, 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너 뭐라도 된 줄 아나 본데, 남들은 들어 오고 싶어도 못 들어오는 게 우리 구씨 가문이야. 조상님이 너한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는데 감히 거절해!”“이도현! 네가 이런다고 엄청나게 잘나 보이는 건 아니야. 고전 무술 가문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기나 해! 너의 무식함을 자랑으로 여기지 마! 이 멍청이야!”그들은 참지 못하고 직접 저주를 퍼부었다.면전에 대놓고 퍼붓는 저주에도 이도현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들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도현은 알고 있었다. 저들의 발언은 비록 친절해 보이지만 속에 품고 있는 역겨운 생각들은 그들만 알고 있었다.이도현더러 구씨 가문 밑으로 들어오라 하지, 심지어 구씨 가문을 조상으로 인정해라! 이도현한테는 너무나도 웃기는 상황이었다.고전 무술 가문의 한 무리로서 그들은 뭐라도 된 듯 항상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도현한테는 구씨 가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역사
“내가 말했잖아! 관심 없다고!”“늙은이! 헛소리를 너무 많이 하고 있네,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안 싸우고 싶으면 비켜! 안 그러면 내가 널 죽도록 패줄 수 있어!”이도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쾅!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의 얼굴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심장 또한 격렬히 뛰기 시작했다.그들은 이도현의 발언에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했다.감히 구씨 가문의 조상님을 앞에 두고 그를 늙은이라고 부르다니! 심지어 죽도록 때려죽이겠다니!젠장! 이건 좀 너무했잖아.“좋아! 좋아! 하하하…. 좋아….”구씨 가문의 조상은 하늘을 향해 웃었고, 웃음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서는 강력하고도 무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강씨 가문 광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이 강력하고도 무서운 기운에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그들은 고대 가문의 조상을 공포에 질린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눈앞에는 태고의 흉수처럼 무서운 존재가 서있었다.구씨 가문의 조상은 웃음소리가 끝나가자, 그는 차가운 말투로 다시 한번 물었다.“이도현, 너 방금 나한테 한 말이니? 네가 감히?”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도현 또한 몸안의 기운을 모두 내보내며 구씨 가문 조상의 기운에 맞서 싸웠다.“이 늙은이, 노망난 놈! 그래 네가 아니면 누구겠어!”“다시 말하지만, 내 눈앞에서 꺼지지 않는다면 죽도록 팰 수도 있어!”“그리고! 오늘 너를 봐서라도 내가 너희들을 며칠 더 살려주지! 다음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남궁 가문의 죽음을 절대로 헛되이 두지 않을 거야.”말이 끝나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리벙벙해 있었다.이도현의 무자비함과 오만함은 상상을 초월했다.고전 무술 가문의 조상이 어린놈한테 위협을 당하게 될 줄이야!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은 모두 치열한 싸움이 일어날 거라 예상했다. 모두가 구씨 가문 조상님의 위엄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구씨 가문의 조상은 순간 휘청거리더니 이도현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 아래 그는 한쪽으로
피에 굶주린 구씨 가문의 일부 제자들은 화를 내며 이도현의 길을 막았다.“닥쳐! 길을 비키거라! 그를 보내주거라….”구씨 가문의 조상이 포효했다.“왜죠? 조상님…. 도대체 왜?”제자들은 도저히 이해가 안 돼가 큰 소리로 물었다.“감히! 내가 무엇을 하든 너희들한테 일일이 설명을 해줘야 하느냐! 그를 보내거라. 누가 그의 앞길을 막는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이 모습을 본 구씨 가문의 제자들은 마음속에 불만이 쌓였지만 마지못해 길을 비켜주었고, 여자를 등에 업은 채 걸어가는 이도현을, 이를 갈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도현이 머리 가자 구씨 가문의 조상이 입을 열었다.“모두 흩어져라! 두 집안의 일은 너희들이 알아서 잘 처리하거라!”할말을 다한 조상은 훌쩍 뛰어 군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조상이 떠나자마자 한 제자가 황급히 달려와 말했다.“수장님! 큰일이 났습니다! 염국 용팀의 군대가 우리를 포위하고 있으며 동시 강력한 포탄을 가진 수백 대의 전투기가 대기 중입니다!”“용팀의 리더, 기화영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있으며, 우리에게 30분 안에 이도현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포를 발사해 버리겠다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희 두 집안은 불덩어리로 변해버려요!”“뭐…. 용팀, 기화영!”사왕 기황현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기화영! 미쳤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여기는 구 씨와 장씨 가문의 지역이라고! 무슨 짓을 할 건데?”마찬가지로 구씨 가문의 조상이 왜 이도현을 떠나게 놔뒀는지 그들은 알아챘다. 그는 아마 큰 군대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을 것이다.두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그는 할 수 없었다.고전 무술 가문이 아무리 강하다 하지만 현대적이고 강력한 열 무기를 이기는 방법은 없었다.무술 실력이 아무리 강해도 여전히 칼을 무서워하는 도리와 같았다.염국 용팀이 장착 한 무기는 대규모의 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이며 그 위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무작위로 발사되는 초강력 포탄
구씨 가문의 산 뒤쪽 깊은 곳에서 조상이 원치 않는 얼굴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바로 전에 강씨 가문의 광장에서 이도현을 죽이려고 하던 찰나 그의 귓가에 이도현을 놓아주라는 옛 조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는 달갑지 않았다. 물론 이해도 되지 않았다. 만약 그가 나섰더라면 이도현뿐만 아니라 밖에 있던 용팀까지 모두 남겨둘 자신이 있었다.하지만! 그의 옛 조상이 그를 움직이지 말라고, 이도현에게 길을 내어주라고 명령했다. 그 명령은 그로 하여금 자손 후대들 앞에서 체면을 잃게 했다. 당시 그가 얼마나 분했는지 도무지 상상이 안 됐다.오랜 시간이 지나자, 동굴 깊은 곳에서 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 나왔다.“죽인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지?”“그들을 죽임으로써 구씨 가문의 존엄을 되찾고 후손들 대신 복수를 하는 것이죠.”구씨 가문의 조상이 말했다.“복수! 그다음엔?”그는 한동안 혼란스러워하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끔벅거렸다.그는 뒷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다음! 복수 말고 뭐가 더 있지? 무엇을 더 원하지?바로 이때 동굴 뒤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저들을 죽이면 잠깐의 쾌락만 있을 뿐! 우리 구 씨 가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적 하나만 더 늘어날 뿐이다!”“당시 구씨 가문은 남궁 가문의 학살에 가담했어, 복수를 하려면 저 젊은이가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이가 구씨 가문의 수장을 죽이는 것도 잘못은 없어.”“게다가 오늘 그 젊은이가 죽게 된다면 태허산의 혈육은 이로써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게 될 것이고 만약 그렇다면 구씨 가문은 태허산의 노여움을 사게 될 것이야. 남궁 가문 학살의 원한을 남궁 우현이 이대로 지나가게 놔뒀지만, 만약 그의 제자까지 죽이면 그는 반드시 우리를 죽이러 직접 나설 거야.”“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그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도 알잖아. 구씨 가문이 과연 태허산의 보복을 견뎌낼 수 있을까!”“아까 그 젊은이를 우리 구씨 가문에 들어오게 한 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봐
“기회를 잡을 수만 있다면 우리 구씨 가문은 수백 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며, 이도현이 합류한다면 고전 무술 세계에서 우리 구씨 가문의 위상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야!”“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도현을 반드시 우리 구씨 가문에 들여오게 해야 한다!”같은 시각, 한지음을 등에 업은 이도현은 이미 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경계에 들어와 있었다.그가 다 걸어 나왔을 때 그는 눈앞의 장면에 깜짝 놀랐다.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러하였다. 빽빽하게 공중을 채우고 있는 전투기, 대규모 살상 성무기, 실탄으로 장착된 무기들이 구씨 가문과 강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었다.전투 갑옷을 입고 위엄 있는 모습으로 서 있는 기화영은 서늘한 한기를 담고 있는 표정으로 구 씨와 강씨 가문의 산 입구를 응시하고 있었다.이도현이 나오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눈에 띄게 긴장을 풀고 급히 달려갔다.“후배! 괜찮아? 선배가 한번 보자! 정말로 괜찮은지! 정말 깜짝 놀랐잖아!”이도현 등 뒤에 업힌 한지음을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 기화영은 급히 달려가 위아래로 이도현을 살폈다.“저 괜찮아요, 선배! 근데 선배님, 왜 오셨어요?”이도현은 감동해서 물었다.“네가 위험하다면 선배는 곧바로 달려올 수 있어!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가자! 먼저 여기서 나가자, 여긴 얘기할 곳이 아니야!"기화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도현의 손을 잡고 전투기 쪽으로 향했다.….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기화영은 그제야 한지음을 맞이했다.“네가 바로 우리 후배의 여인이구나! 한지음! 여덟 번째 선배한테서 다 들었어. 후배를 위해 아내를 찾아주었다고! 그게 바로 너구나!”“어서! 빨리 언니한테 보여 줘!”기화영은 몸에 걸치고 있던 전투 갑옷을 벗어 던지고 평시에 입는 복장으로 갈아입었다.한지음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당기며 마치 며느리를 살피는 시어머니처럼 그녀를 계속 바라보았다.“어머! 너무 예쁘다! 우리 후배가 자신의 안전도 돌보지 않은 채 그렇게 달려가 구해주는 원인을 이제야 알겠어!”
전화안의 목소리는 누가 봐도 지국 쪽 사람의 억양이었다!이도현이 눈썹을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당신 지국 쪽 사람이지? ! 노구치 가문인가 아니면 야노 가문인가! ”“하하하! 이도현 각하, 겁이 없으시네요. 감히 노구치 가문의 일을 방해하다니! 오늘 저희가 손 좀 봐 드리겠습니다요! ”“하하하!”“엉엉!”전화기 너머로 한 여인의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지국 쪽 사람이 이어서 말했다.“이도현 각하, 들리시죠? 당신의 여인, 너무도 예쁜데요!”그 시각 이도현은 온몸이 살기로 뒤덮였고, 눈빛 또한 살기로 가득 찼다. 그의 몸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비행기 안의 온도를 단숨에 차갑게 얼려버릴 정도였다.“이봐 노구치 가문,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줄 테니까 그 여자 건드리지 마! 아니면 당신들 가문 전부가 내 손에 비참하게 죽을 테니까!”이도현의 이를 가는 말투에 기화영과 한지음은 걱정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걱정스럽게 이도현을 바라보았지만, 차마 그의 말을 끊을 수는 없었다.이도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화기 너머로는 또 한바탕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이도현 각하. 저 이미 지국에 도착했거든요.”“당신! 죽는 게 겁나지 않으면 산구치 가문으로 와서 날 찾아!”“제가 충고하나 하는데 빨리 오셔야 할 겁니다요. 만약 3일이 지나도 그쪽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 여인은 저희 노구치 가문의 노리개가 될 겁니다!”“하하하, 우리 지국의 남자들이 얼마나 여자를 잘 다스리는지 알죠? 그때 가서는 그쪽 여인이 남자 시중드는 기술도 많이 배웠을 테니, 각하께서는 천천히 즐기기만 하면 될 겁니다요!”“하하하…”지국 쪽 사람들은 크게 웃어 보이며 전화를 끊었다.그의 태도는 오만방자하고 도발적이었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이도현을 자극하여 혼란에 빠뜨릴 예정이었다. 그 목적은 단 하나, 이도현을 지국에 가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이도현도 잘 모르고 있었다.
이 몇몇 외국인은 입만 열면 일반인 어쩌고저쩌고하면서 태도가 매우 건방졌다.그들은 고무계의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었고 심지어 더욱 오만했으며 말투에는 동방인에 대한 경멸이 가득했다.그들은 자신을 하느님이라 부르며 걸핏하면 이도현을 불러와 벌을 받으러 가겠다고 했다. 마치 이도현이 땅강아지같이 그들의 말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는 말투였다.한지음과 연진이 등 세 명은 화가 솟구쳤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 외국인들은 연진이조차 상대하지 못할 정도로 내공이 매우 강했다. 연진이는 외국인들 앞에서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해 전화로 도움을 청할 시간도 없었다.이 사람들이 대놓고 자기 남편을 평판하지만, 그녀들은 분노하는 것 외에 아무 방법이 없었다.바로 이 몇 명의 외국인들이 갈수록 오만해질 때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밖을 향했다.그중의 한 사람이 말했다.“누가 왔나 본데.”그들의 시선 속에 이도현이 대문 앞에 나타났다.“오빠.”“이놈아.”“도련님.”이도현을 보자 세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나 왔어. 다들 놀라게 해서 미안해. 이제 괜찮아.”이도현은 세 여자를 살갑게 바라보았고 외국인들을 아예 무시했다.“어허. 어디 감히 우리를 못 본 척해?”동공이 파란색인 여자가 입을 열었다. 옷차림이 노골적인 데다가 가슴이 너무 커서 수시로 터질 것만 같았다.이도현의 여자 중 한지음의 가슴이 제일 컸는데 그보다도 훨씬 큰 정도였다.“당신들이 뭔데?”이도현이 차갑게 물었다.“어디 감히 천왕의 사절을 함부로 대해.”다른 남자가 찻잔을 내려놓고 분노하며 말했다.“당신들이 막무가내로 우리 집에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여놓고는 내가 건방져? 곧 건방진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줄게.”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 다섯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한 명이 입을 열었다.“당신이 바로 이도현이야?”“맞아.”“이도현, 드디어 널 찾았어.”“우리는 천사지국에서 온 천사 황자 아래, 십이대천왕 마룡 천왕의 부하야. 너
“제가 죽어가는데 스승님이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사모님만 안으시고 저를 부축하지도 않아요. 스승님이... 이런 사람이라니...”문지해는 신영성존의 손을 잡고 한바탕 하소연했다.“이 영감탱이가, 입을 다물지 않고 계속 함부로 놀렸다가는 제대로 된 부상이 무엇인지 맛보게 할 거야.”이도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신영성존, 들었어요? 이게 바로 스승님이에요. 이성 앞에서 인성은 안중에도 없어요. 아이고. 저의 마음을 누가 알아주겠어요. 힝...”문지해는 콧방귀를 뀌며 아주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문 어르신, 그만... 장난치세요.”신영성존은 식은땀을 흘렸다.‘정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장난을 치면 어떡하지.’이도현이 성격이 좋아서 다행이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이 재수 없는 제자를 이미 죽도록 팼을 것이다.“흥.”문지해는 또 콧방귀를 뀌고는 신영성존을 상대하지 않고 휙 가버렸다.문지해의 우스운 표정과 함께 비행기는 완성을 향해 날아갔다.완성에 도착했을 때 날은 이미 저물었다.비행기는 이도현의 산장에 착륙했다.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이도현은 공기 속에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것을 날카롭게 캐치했다.그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냉랭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문제 있어. 신영성존, 당장 비행기를 몰고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오라버니, 무슨 일이에요?”“누군가 온 모양이에요. 병사 몇 명이 죽었어요.”이도현은 신기로 주변 상황을 살폈다.“그럼... 지음 언니 위험한 거 아니에요?”“모르겠어요. 제가 가서 확인해볼 테니까 혜영 씨는 먼저 이곳을 떠나세요.”말하면서 이도현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별장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신영성존, 사모님이랑 이곳을 떠나세요. 저는 스승님과 함께 적을 물리칠게요.”문지해는 말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리려 했다.“너도 돌아가. 내려오기만 해봐, 그 녹슨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이도현의 목소리가 멀리서 전해졌다.이 말을 듣자 문지해는 하는 수 없이 동작을 멈추고 비행기에 남아있었다.“안
이도현은 조혜영을 안고 헬기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뒤에서 무너지는 천길의 혈살대전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천년을 이어온 킬러 조직이 이렇게 한 사람에게 소멸당했다. 이 일을 밖으로 말하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명백한 사실이었다.천길은 이대로 완전히 사라졌다. 본거지와 모든 킬러마저 이도현의 검에 의해 사라졌다.모든 죄악도 그 검에 의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몇 년 후면 천길은 사람들의 입밖에 오르는 전설이 되었을 수도 있고 완전히 잊혀졌을 수도 있다.이도현은 미인을 안고 앞장섰다. 조혜영은 두 손으로 이도현의 목을 꼭 감싸 안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강력한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심과 행복을 만끽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죽는 것이 어쩌면 가장 좋은 결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스승님, 사모님은 아직 젊으시고 다친 곳도 없으니까 혼자 걸을 수 있을 거예요. 스승님은 상처를 입은 저를 안아주셔야죠. 보세요. 제가 이렇게 심하게 다쳤잖아요.”문지해는 경박한 얼굴로 말하다가 비명까지 질렀다.“아이고, 아파라. 너무 아파서 걷지 못하겠어요. 스승님이 저를 업어주세요. 스승님... 보배 같은 제자가 아파 죽을 것 같아요. 더 걷지도 못하겠어요.”이도현은 꼴불견인 제자의 모습에 말문이 막혔다.‘늙은 영감탱이 주제에 나에게 안기고 싶어 하다니. 난 나의 미녀 마누라를 안은 건데 이 못된 늙은이도 안기고 싶어 하면 어떡해. 도대체 누구를 징그럽게 하고 싶은 거야?’이도현은 뒤에서 뻔뻔하게 죽는시늉하는 문지해를 거들떠보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조혜영은 이도현의 품에서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댔다.그녀도 문지해가 얼마나 장난기 많은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문지해는 이도현을 따른 후 줄곧 조씨 가문에 있으면서 그녀의 안전을 보장했는데 그의 익살스러운 성격은 조씨 가문의 보배가 되어 많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스승님, 이렇게 인정미 없을 거예요? 그건 제가 알던 스승님
선학신침이 조혜영의 심맥에 있는 식심충에게 다가간 순간, 이도현은 선학신침에 힘을 가해 쏜살같이 식심충의 몸을 통과하게 했다. 그는 막무가내로 곤히 자는 식심충을 선학신침에 꿰어 죽여버리고 말았다.그러고 나서 이도현은 선학신침을 조종해 심맥에서 나와 명치를 뚫고 나오게 했다.선학신침이 그의 손에 돌아왔고 바늘 앞부분에는 금색 벌레 한 마리가 떡하니 꽂혀 있었다.이 광경을 지켜본 혈신은 얼굴이 싹 굳어지더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표정으로 이도현의 손에 든 선학신침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건 불가능해.”“네가 어떻게 은바늘을 사람의 체내에 넣고 식심충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찾아내? 이럴 수 없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혈신은 놀란 눈빛으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눈앞에 벌어진 일이 꿈만 같고 이 세상에 이렇게 신기한 의술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힘을 쓰자 선학신침은 뜨거운 불꽃을 튕기며 바늘 끝에 매달린 식심충을 잿더미로 만들고는 고개를 돌려 혈신을 쳐다보았다.“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어. 죽어라...”말하면서 이도현은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으며 혈신을 향해 바싹 다가갔다.강한 살기를 느낀 혈신은 자신의 처지를 파악하고 정신을 번쩍 차리더니 땅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구걸했다.“이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이 도련님, 살려주세요.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도련님의 개가 되겠습니다. 성심성의껏 도련님을 모시고 시키는 일을 다 하겠습니다. 제발 죽이지 말아 주십시오...”“풉...”한 줄기 검기가 날아가더니 혈신은 머리가 잘려나가고 몸이 피안개로 되었다.몸에서 공간 반지 하나가 떨어진 것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이도현이 손을 휙 젓자 공간 반지는 그의 손에 나타났다.“신주님...”이 시각 천길의 킬러들은 하늘이 무너졌다. 이도현의 눈길이 그들에게 떨어지자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살려주세요. 어르신, 제발 살려주세요. 저희와 아무런 상
혈신은 옆에서 이도현이 이 모든 것을 처리하기를 기다렸다. 전반 과정에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이도현이 문지해를 치료하는 것도 제지하지 않았다.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이도현을 꽉 잡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도현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에는 그의 말을 들을 리라 믿었다.게다가 앞으로 어떻게 이도현을 부려먹을지도 다 생각해 놓았다.그는 이도현의 여자를 이용하여 자신을 위해 일을 하게 할 생각이었다. 조혜영이 죽는 게 두렵다면 이도현은 그의 명령에 고분고분 따를 수밖에 없다.혈신은 이미 판을 다 짜놓았다. 그는 반년에 한 번씩 이도현에게 식심신단의 해독제를 주고 자기 뜻을 따르지 않으면 해독제를 며칠 늦게 줘서 조혜영이 식심충에게 심장을 갉아 먹히는 고통을 맛보게 할 생각이었다.사랑하는 여자가 아파서 뒹굴뒹굴 구르는 모습을 보면 이도현이 말을 잘 들을 거로 생각했다. 자기 여자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혈신의 충신이 되어야 했다.혈신은 먼 훗날의 광경까지 상상했다. 그는 이도현이 자기 밑에서 일하면서 천하를 제패하고 천길조직의 명성을 길게 날릴 장면을 생각하면 마음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조금 전 싸움에서 그는 이미 이도현의 실력이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혈신은 이런 강자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면 천하를 쥐락펴락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이도현, 어때? 고민해봤어? 네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식심신단의 해독제를 바로 주지. 그럼 너의 여자는 반년 내에 아무 문제 없을 거야.”“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동의하지 않는다고? 허허허. 그러면 이 여자는 나와 같이 죽을 거야. 내가 이 나이를 먹고 임종 전에 어린 여자를 데리고 황천길에 갈 수 있다니, 맘껏 놀 수 있겠구나. 하하하...”혈신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이도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 당신 설마 식심신단이 다른 해독제가 없을 거로 생각해?”“다른 해독제? 하하하... 이도현, 너
“알겠어요.”조혜영은 이도현의 따뜻한 눈빛을 보고 걱정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이도현을 믿기로 하고 더는 벌레에 관해 묻지 않았다.그녀의 마음속에 이도현은 전지전능한 신이고 모든 것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오라버니, 빨리 문 어르신의 상태를 봐주세요. 이 사람들에게 죽도록 괴롭혀서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에요. 어르신을 구해주세요.”조혜영이 다급히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별일 없을 거예요.”이도현은 말하면서 재빨리 문지해 곁으로 걸어와 그의 손목을 잡고 꼼꼼히 상태를 확인했다.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살기가 이글거렸다.문지해는 상태가 몹시 안 좋았다.이도현은 얼른 담약 한 알을 꺼내 문지해의 입에 넣고 원력으로 약효를 가속했다.그러고는 은바늘을 몇 개 꺼내 신속히 문지해의 몇몇 혈자리에 꽂았다.이리저리 손을 놀리자 문지해의 숨결이 점차 굵어지고 체내의 부상도 담약과 은바늘의 효과를 받아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다.잠시 후 문지해는 서서히 눈을 뜨고 깨어났다.“스... 스승님... 오랜만입니다. 저 안 죽었네요.”“지금 그런 말이 나오냐? 쪽팔리지도 않아? 넌 정말 죽어도 싸. 어떻게 내공이 제국급 경지가 되어서 놈들의 잔꾀에 넘어가냐? 지금까지 살면서 먹은 눈칫밥은 다 어디로 간 거야?”“그런 경계심으로 어떻게 지금의 나이까지 살아온 거야? 정말 못살아.”이도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는 방금 문지해의 상태를 확인할 때 그의 체내에 수면제 성분이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조혜영이 했던 말까지 더해지면 두 사람이 이곳에 잡혀 온 이유를 유추할 수 있었다. 바로 문지해가 도에 정신이 팔려 적수에게 수면제를 주입 당한 후 잡혀 온 것이다.그러고 보니 이도현은 왜 신영성존이 지키던 한지음은 안전하지만, 문지해가 지키던 조혜영에게 일이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따지고 보면 문지해의 내공은 신영성존보다 조금 높은 것이 아니라 아예 경지가 달랐다.“실수... 실수입니다, 스승님... 이번은 제가 실수한 겁니다... 불가피한 사고였습니
이도현은 눈썹을 찌푸리고 입을 열지 않았다.혈신은 이도현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더욱 막무가내로 나왔다. 그는 온몸의 경맥이 다 부러졌는데도 마다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더니 이도현을 보며 웃었다.“이도현, 당신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식심신단 앞에서는 아무것도 못 할 거야. 내 손의 해독제 외에는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어.”“반년에 한 번씩 해독제를 먹어야 해. 제때 해독제를 먹지 않으면 식심충이 깨어나 네 여자의 심장을 야금야금 갉아 먹을 거야.”“그때가 되면 너의 여자는 매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81일이 지나면 심장이 완전히 먹힐 거야. 이 81일 동안 너의 여자는 매일 죽을 만큼 고통스러울 거야.”“어때? 너의 보배 같은 여자가 이런 고통을 겪어도 되겠어? 정말 자신의 사랑스러운 여자가 눈앞에서 죽어 나가는 것을 지켜볼 거야?”“날 죽인다면 당신의 여자도 죽을 수밖에 없어. 나와 같이 죽는 거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너의 여자를 구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날 죽이지 않고 살려만 준다면 바로 해독제를 줄게. 그러니까 날 죽이지 않으면 너의 여자도 무사할 거야.”“한번 생각해봐... 이도현...”혈신은 이도현이 겁먹은 줄 알고 매우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이도현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고 잠시 말이 없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너의 말을 어떻게 믿는데? 먼저 사람을 보여줘. 네가 말한 것처럼 나의 여자가 정말 식심신단을 먹었는지 직접 확인해 봐야겠어.”“좋아. 그렇게 하지. 그 정도는 들어줄게.”혈신은 우쭐대며 말했다.“자. 이도현이 보게 어서 그 계집애와 영감탱이를 여기로 데려와라.”혈신이 명령을 내리자 곧이어 천길의 킬러 몇 명은 조혜영과 죽어가는 문지해를 데려왔다.이도현을 본 순간 조혜영은 안색이 확 밝아졌다.“오라버니.”한마디 말하고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이도현 곁으로 달려가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나 킬러들이 꽉 누르고 있는 바람에 그녀는 꼼짝도 못 했다.그녀는 여기로 끌려온 후로 계속 마
이도현이 주먹을 휘두르자 열 개의 허영이 모두 한주먹에 모여 혈신의 몸을 내리쳤다.“이게 무슨 권법이지?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을 수가.”“십흉공법. 들어본 적도 없어.”주변 사람들은 이도현의 주먹 한 방에 깜짝 놀랐고 다시 한번 그의 무서운 실력을 체감했다.쿵.열 마리 신수의 허영이 전부 혈신의 체내에 파고들어 폭발했다.혈신의 몸에서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온몸에서 수십 개의 구멍이 생겨나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몸이 끊임없이 꿈틀거리더니 뼈와 경맥이 모두 끊겨 나갔다.폭발이 연이어 발생한 후 그는 땅에 털썩 주저앉아 더는 일어서지 못했다.풉. 풉.혈신은 연신 피를 토하고는 고통 속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고개를 들어 이도현을 보며 말했다.“이... 이게 무슨 권법이지? 어떻게 한 주먹에 서로 다른 힘이 다 들어간 거야? 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어떻게 한 공법에 동시에 열 가지 힘이 들어가?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너... 너 정체가 뭐야? 도대체 무슨 권법을 수련한 거야?”혈신은 이도현의 대답이 듣고 싶어 몹시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는 이 완전히 다른 무학이 도대체 무엇인지, 왜 그럴 수 있는지 너무 알고 싶었다. 이는 무도에 대한 그의 인지를 뒤집어놓았다.이도현은 혈신의 물음에 대답하기 귀찮았다.그는 수중의 음양검을 살짝 들어 올려 혈신의 목숨을 거두려 했다.“너... 안돼... 날 죽이면 안 돼.”혈신은 당황한 말투로 말했다.“이도현... 이 무사. 안돼. 날 죽이지 마.”“날 죽이면 넌 다시는 너의 여자를 볼 수 없어. 나 빼고 아무도 그 여자의 행방을 모르거든.”이 말을 듣자 이도현의 눈빛에 서릿발이 번쩍이었다. 그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아니... 아니,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혈신은 다급히 말했다.“찾아낸다고 하더라도 넌 너의 여자를 살릴 수 없어. 결국 너의 여자가 고통스럽게 죽어 나가는 것을 두고 보기만 할 거야.”
혈신은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죽어도 몰랐다.그는 데뷔 이래 천하무적 정도는 아니었어도 오늘 같은 굴욕을 당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에게 두 번 만에 패배했고, 선수 친 상황에서 상대에게 맞아 피를 토하고 손까지 잘렸다.지금도 자신을 내려다보며 쓰레기라고 욕하면서 온갖 수모를 주고 있지만, 그는 전혀 반항할 힘이 없었다.애당초 그는 고무계에서 출관한 후 한 손으로도 세속계를 제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다른 사람에게 처참히 짓밟히고 있었다.그는 속으로 되뇌었다.‘도대체 왜?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거지? 세속계의 무사들이 지금 다 이렇게 강해진 건가?’혈신은 일개 어린놈이 왜 이렇게 강대한지, 자신이 왜 이도현 앞에서 제대로 손을 쓰지도 못하고 패배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때 죽음의 신으로 불리고 모든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혈신이 이렇게 새파랗게 어린놈의 손에 패배할 줄 아무도 몰랐다.‘안돼. 절대 안 돼.’‘난 킬러계의 신화야. 절대 이놈이 킬러들의 신화를 망가뜨리고 나의 명성에 먹칠하게 해서는 안 돼.’‘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놈을 해치우고 말 거야.’‘죽더라도 이놈이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혈신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비법을 작동하기 시작했다.그는 땅에 엎드려 몰래 공간 반지에서 담약 한 알을 꺼내고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에 넣었다.담약이 녹으면서 혈신의 몸에 피안개가 한층 휩싸였고 곧이어 그의 뼈에서 탁탁 소리가 들렸다.“아...”혈신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땅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받는 듯 얼굴을 심하게 찌푸렸다.곧이어 고통스러운 외침 속에서 혈신의 허리는 점점 휘어졌고 등에 무언가가 계속 자라나 옷을 아예 찢고 나왔다.사람들은 겁에 질린 눈빛으로 그의 등에 기다란 뼈다귀가 돋아나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곧이어 그의 얼굴에는 뱀의 비늘 같은 것이 빽빽이 생겨났는데 끔찍하고 징그럽기 그지없었다.으르렁...혈신의 비명은 울부짖는 소리로 변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