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영은 한결 여유로워졌다.감사한 마음으로 이도현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에는 무언의 표정이 가득했다.한참 후에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오라버니, 서씨 이건은 어디 있나요?”“혹시 저 사람 찾으세요?”이도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서씨 남매의 시신을 가리켰다.조혜영의 시선을 따라 도착한 것은 바로 그 둘의 시신이었다.“죽었…. 죽었나요, 이 짐승 같은 놈이 죽었는데 설마 오라버니가 죽였어요?”이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제가 죽였어요.”조혜영은 순간 격동되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찾기 시작하였다.“오라버니, 제가 지금 비행기표를 떼줄 테니 빨리 외국으로 피신 가세요.”조급한 나머지 그녀는 옷을 입지 않았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이도현의 앞에 나타났다. 순간 조혜영의 모든 것이 이도현의 눈 안으로 들어왔다.이도현은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에 눈을 뗄 수 없었다.하긴 이도현도 한 명의 정상적인 남자였다는 사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크게 당황하거나 잠깐 뇌 정지가 온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 중 하나였다.이도현은 눈은 제대로 복을 탔다. 시각적인 충격에 방금 충격을 받은 아랫것이 또다시 발작하며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반대편! 조혜영은 옆에서 날아오는 뜨거운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몸을 구부리며 전화하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행동과 더불어 조혜영의 가녀린 허리는 다시 한번 이도현을 유혹하였다.“여보세요!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 좀 예약해 줘요!”“어느 나라든 상관없어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알았어요! 지금 당장, 지금 당장!”“알았어요! 고마워요!”조혜영은 한참의 연락 끝에 직접 항공권을 예약했다.그러고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뒤돌아보았다. 순간 이도현이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오라버니, 왜 저를 이렇게 빤히 쳐다보시죠?”조혜영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순간 이도현이 왜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지 그녀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방금 침대 옆 탁
“정말…. 웃기시네요, 아까 눈알이 다 빠질 정도로 쳐다보고 있었잖아요. 점잖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어요!”조혜영은 수치심으로 가득 차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그러나 그녀는 말로만 화를 냈을 뿐 마음속으로는 화를 내지 않았다.그냥 입 밖으로 나온 그 몇 마디가 그녀의 얼굴을 붉혔을 뿐, 탁자 위에는 털수건 따윈 없었는데 무슨 수건을 보았는지! 만약 봤더라면 그냥 봤다고 말하면 될 것을.장면은 순식간에 어색해졌고 이도현도 말문이 막혔다.그래도 양심이 있지, 이도현은 아까 그 상황을 해석하려 했지만 입을 잘못 놀려 그만 그가 본 것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기어코 해석하려 하니 결국 수건만 보았다고 말했다.아무리 거짓말을 한다 해도 정원에서 강아지풀을 봤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조혜영은 반드시 폭발했을 것이다.그래! 지금 와서 해석하려 해도 무용지물! 설명하면 할수록 더 이해가 안 될 땐 그냥 조용히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만약 보았더라면 눈 호강! 아무 말 안 하고 눈에 행복을 안겨다 주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찰나는 아주 잠깐이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희미해졌다.이도현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혜영을 직시할 수 없었다!오랜 시간이 지난 후 조혜영은 이도현의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이불 밖으로 천천히 고개를 내밀었다. 이도현이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을 보자 마음속 한편으로 서러웠다.이것이 바로 여자의 마음이다. 남자들이 원할 때는 자신이 괜스레 손해 보는 것 같고 또 원하지 않는다면 상실을 느끼는 것.“오라버니, 혹시 화나셨나요? 만약 화가 났다면 보여줄게요. 만약 오라버니께서 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보여 드릴게요.”조혜영의 말이 끝나자, 순간 이도현은 뇌 정지가 왔다.이게 뭐야, 방금 볼 때는 놀라 하더니 지금 또 안 보니까 아쉬워하는 이 반응 도대체 뭐지? 우리 남자를 뭐로 보는 거야?“이러지 마세요 아가씨. 방금 오해가 있었어요.”이도현은
조혜영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저 두렵지 않아요! 오라버니만 무사하다면 전 죽어도 괜찮아요. 오빠만 괜찮으면 전 안심이에요!”“오라버니 이젠 빨리 가세요! 그리고 오라버니 가족들한테도 연락하세요. 제가 헬리콥터를 보내서 가족들을 데리러 간 후 외국으로 보내줄게요! 내일 꼭 볼 수 있게 제가 보장할게요.”“오라버니! 서씨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서둘러 가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오라버니! 좀만 참으면 괜찮아진다고. 오라버니의 실력으로는 몇 년만 지나면 더 이상 서씨 가문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다시 돌아오세요!”조혜영은 속사포로 많은 말을 했다. 자기 자신도 돌보지 않은 채 자기를 걱정해 주는 모습에 이도현은 감동하였다.조혜영은 양심이 없는 다른 여인들보다는 나았다. 아니, 훨씬 더 나았다.그녀를 한 번 구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이 헛수고는 아닌 것 같았다.하지만 조혜영은 여전히 이도현의 실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고대 무술 가문이 비록 강하다 할지언정 이도현이 과연 그들을 두려워할까? 태허산이 과연 무서워할까?이도현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저는 가지 않을 겁니다! 제가 고대 무술 가문을 노여움을 많이 샀거든요.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들은두려워한 적은 없어요.”“배씨 가문의 사람들도 죽여왔고! 구씨 가문의 사람들도 죽여봤어요! 강씨 가문의 사람들도 한때 스쳐보았고,선우 가문들과도 싸워봤죠!”“그리고 선진 가문의 조씨 가문 사람들도 죽였어요!”이도현은 마치 자신의 전투 성과를 보고하듯 그동안 자신이 공격하고 죽인 고대 무술 가문들에 대해 이야기했다.“네? 오라버니! 오라버니께서 말씀한 것이 전부 사실이에요?”조혜영은 어안이 벙벙하였다.충격을 받은 나머지 조혜영은 자신이 현재 이불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손에 힘을 뺐다. 손에 있던 이불은 아래로 미끄러지며 깜짝 놀랄 만한 흉악한 그것이 자신도 모르게 모습을 드러내고 혼이 빠진 표정으로 이
“제가 보려던 게 아니라 아가씨가 이불을 놓치셨잖아요!”이도현은 돌아서며 그는 그런 변태가 아니라 해명했다.“계속 아니라고 하실 거예요? 나쁜 사람! 다 봐놓고선 순진한 척 해요?”조혜영은 이를 갈았다.“아가씨! 어서 옷을 입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아니면 또 이불을 놓치면 어떡해요!” 이도현은 그 와중에 친절하게 조언했다.“입기는 뭘 입어요! 오라버니는 제 나체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나셨네요!”조혜영은 여전히 흥분한 상태다. “오라버니 같은 변태가 이미 다 봐버렸는데, 이제야 옷을 입어 무슨 소용이에요!” “어머! 이 무슨 불결한 말이에요! 제가 보고 싶어서 본 거예요? 나체를 드러내놓는데 안 보면 더 무례한 거 아닌가요?”이도현은 어이가 없었다.“흥! 아직도 말을 멈추지 않으세요! 눈알이 빠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나쁜 사람...”이도현은 다시 한번 말을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예의 바른 사람으로서 자신이 한 행동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소중한 몸을 드러내 놓는데 감상하지 않으면 더 예의 없는 것이 아닌가. 물론, 방금 이도현도 그녀의 몸을 감상했을 뿐, 절대 다른 나쁜 마음은 없었다.이도현처럼 순수한 사람이 무슨 나쁜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순전히 예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아가씨! 서씨 가문의 사람들과도 사귀었나요?”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이도현은 말을 돌렸다.조혜영도 마음속으로는 이도현을 원망할 뜻이 없었다. 이도현은 볼 것 안 볼 것 상관없이 모두 보았다. 이번 한 번만 보게 될 것도 아니고, 보면 그만이다! 다른 사람보다 차라리 이도현이 보는 게 오히려 그녀를 기쁘게 했다.이게 바로 조혜영의 논리다!조혜영은 다시 이불을 감싸고 옷장 속에서 옷 몇 벌을 챙겼다. 그녀는 욕실로 달려가 옷을 입고 나왔다.‘거참! 진작 이렇게 했으면 됐을걸. 그럼 이런 난처한 일도 생기지 않았을 텐데.다 큰 사람이 눈치를 줘야 옷을 입으니!부잣집 사람들은 좀 모자라. 몇십 살에도 벌거벗는 게 습관이라니.’말쑥하
“할아버지께서 아직 정정 하실 때,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게다가 제가 경매도 잘 추진해 그들의 눈엣가시가 됐어요.”“사실 할아버지가 후원해 주실 때는 조금 두려워하셨는데, 할아버지께서 아프신 후로 저를 겨냥하기 시작했어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정도가 더욱 심해질 거예요.”“제가 조씨 가문의 수장이 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할 거예요.”조혜영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세력이 빈약한 그녀가 서씨 일가에 발을 붙일 리가 없었다.이도현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제가 할아버지를 살린다면 조씨 가문에서 아가씨의 말을 따를 거라 확신하실 수 있으세요?”“물론이죠. 제가 조건 하나 더 추가할게요. 앞으로 조씨 가문은 제 말을 들을 뿐만 아니라 저에게 복종해야 해요!”이도현은 생각하다가 말했다.“그 동안의 일을 되새겼는데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안 돼요. 반드시 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실력이 있어야 일을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혼자 힘으로 잃어버린 선학신침을 찾고, 스승님을 위해 복수한다면 세월이 다 지나갈것이다.“네?”조혜영은 이도현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그녀는 그의 말에 실망했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다.조씨 가문은 어쨌든 고전 무술 가문이다. 게다가 고전 무술 가문 중 가장 부유한 가문이다.비록 지금은 가문이 위기에 처했지만, 이도현한테 굴복할 정도는 아니다.이도현은 대단한 사람이지만 조씨 가문은 몇백 년 동안 이어온 가문이다. 이도현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무서운 가문이다.조혜영이 허락하더라도 조씨 가문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그녀의 앞길을 막아설 것이다!조혜영은 이도현의 건방진 말투에 현혹되어 앞 구절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이도현은 당연히 조혜영이 무슨 생각인지 알고 웃으며 말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제 말은, 제가 만약 아가씨의 할아버지를 구한다면 말이에요!”“네? 오라버니께서… 우리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고요?”조혜영은 뒤늦게 알아듣고 반응을 보였다.이도현은 고개를 끄덕
두 사람은 조혜영 방에서 나와 뒷산 뒤뜰에 어르신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그 둘이 떠난 후, 조건희와 조건안의 무리들은 비로소 조혜영의 방에 발을 들여놓았다.그들이 들어서자, 서씨 가문의 남매가 시신이 된 채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모두 몸이얼어 붙었다.“죽었어... 서씨 가문의 도련님과 애기씨가 살해당하셨어... 다 망했어!”형제 몇 명은 너무 놀라 그대로 멍해졌다.그들은 털썩 주저앉아 얼굴이 창백해서 넋을 잃고 있었다. 그야말로 하루이 무너진 것 같았다.한편, 이도현은 조혜영의 안내로 조 어르신이 계신 마당에 도착했다.목적지에 도착하자 마자 이도혁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정원은 크지 않고 소박하게 꾸며져 있지만, 전체 분위기는 매우 기괴한 했다. 쌀쌀한공기는 사람을 매우 불편하게 했다.“할아버지는 언제부터 편찮아 지신거예요?” 이도현이 주위를 살피며 물었다.“5,6년 쯤 됐어요! 그동안 할아버지의 건강은 나날이 나빠지셨어요. 심지어 며칠 전에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마당에서 혼절하셔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어요!”조혜영이 말했다.이도현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분명히 이 사악하고 음흉한 기운을 느꼈다! 이것은 도무지 병든 기운 같지 않다.이도현은 말을 아끼고 조혜영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아직 안마당에 도착하기도 전에 갑자기 한 그림자가 나타나 그들을 막았다.“아가씨! 제가 분명 말했을 텐데요! 중요한 일이 있는 외에 이 정원에 가까이 오시지마시라도요. 어르신께서 빨리 낫기를 바라지 않으시는 건가요?”“어르신의 병은 사람을 많이 만나서는 안 되며, 악렬한 기운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안정을 취해야 해요. 빨리 나가세요!”덩치가 큰 중년 남성은 조혜영과 대화할 때 이도현을 곱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봤다.이도현도 그를 훑어보았다. 중년 남성은 허름한 차림에 몸에 많은 병과 깡통을 달고 있었고, 주먹만한 해골도 몇 개 있었다. 그리고 해골 안에는 코고 검은 지네 몇 마리가 구멍을 내 들락날락하고 있었
상호는 땅에 세게 부딪혔다.그의 몸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병과 깡통이 바닥에 떨어졌고, 각종 독충이 깨진 깡통 속에서 기어 나왔다.이 독충들은 매우 흉악해 보였고, 피비린내를 맡으며, 상호의 팔에 올라타서 갉아먹기 시작했다.“아...”상호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몸에 들러붙은 독충을 무턱대고 털었다.이도현이 웃으며 다가가 상호를 몇 차례 걷어차자 상호는 뼈가 부러진 듯 바닥에 늘어져 꼼짝도 하지 못했다.。“너 이 자식…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겁에 질려 이도현을 바라보는 상호의 눈빛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조혜영도 깜짝 놀라 이도현 곁으로 달려가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오라버니… 아니죠? 오라버니께서 그럴 리가, 왜 폭력을 쓰세요!”이도현은 상호를 번쩍 들더니 말했다.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거예요. 할아버지 방으로 가요!”조 어르신의 방문을 여는 순간 사악하고 흉악한 기운이 엄습했다. 으스스한 느낌이 무서운 기분을 들게 했다.이도현은 침대 위에 말라빠진 조 어르신을 보고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말해! 조 어르신께 무슨 주술을 걸었어!”상호는 눈을 부릅뜨고 머리가 어지러워 났다. 그는 놀란 눈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놈아! 빨리 나를 놔줘. 나는 모르는 일이야!”“주술이라니. 전설에서나 나오는 것을 너는 믿냐! 말도 안 되는 소리!”조혜영은 얼굴이 하얘져서 물었다.“오라버니, 할아버지가 주술을 당하신 거예요?”이도현은 대답하는 대신 상호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말하기 싫으면 그만둬! 나도 궁금하지 않으니까.”“주술을 쓴 사람이 아닌 이상, 주술을 풀 수 없다 생각하지 마. 그까짓 주술, 염국의 기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이도현은 쓸데없는 소리를 더 하지 않고 바로 상호를 발로 걷어찼다. “너는…”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그의 가슴을 한 대를 걷어차서 심한 고통을 느꼈다. 그는 벽에 “쿵” 하고 부딪치고는 숨을 멈췄다.상호는 더는 숨을 쉴 수 없었다!죽을 때까지도 그는 자신이 차여 죽
이도현은 자신의 조혜영의 손길을 느낌을 꾹 참으며 침을 하나 빼내어 조 어르신의 뱃가죽을 열었다! 손을 쓰자 어르신 몸 안에 있던 모든 황금 벌레들이 기어 나왔는데 무려 6마리나 되었다.여섯 마리의 벌레가 나오자 마치 위험을 느낀 듯 이도현을 향해 소리를 내며 날개짓 했다. 벌레들은 이도현을 향해 공격하고 물어뜯으려 했다.이도현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박수 소리와 함께 벌레가 한 마리씩 산산조각이 나서 땅바닥에 떨어졌다....같은 시각.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원나라의 깊은 산속 동굴에서 비명이 들리더니 그다음에는 또 분노의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아... 누가! 누가 나의 급갑신충을 죽인 거야. 하...”처참하게 울분을 토하는 목소리는 마치 귀신이 낸것 처럼 섬뜩했다....조 어르신의 방에서, 이도현의 치료는 이미 수순을 밟았다. 그는 또 몇 개의 금색 침을 꺼내 조 어르신의 몸에 찔러 넣었다.원래도 말라빠져 살 껍질만 남은 조 어르신은 고작 한줄기 숨만 남아 있었다. 그는 이미 죽은 사람과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는 이도현의 침 몇 번 만으로 정신을 차렸다.“할아버지...”조혜영은 믿을 수 없어 외쳤다.조혜영은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도현이 진찰하는 내내 할아버지의 병은 보통의 병이 아니라 환상에 가까웠다. 벌레에, 침에, 약 한 알도 없이 침 몇 개로 조 어르신은 깨어 나셨다.영화 시나리오도 이렇게 써내지 못할 것이다!조혜영도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오늘 같은 광경은 생전 처음이다. 조 어르신이 눈을 뜨고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의 CPU를 먼저 켜라고 한 다음 이도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자네가... 이도현인가...”‘와! 무당인가? 어떻게 나를 알아보시지!’이도현은 속으로 투덜댔다.“저를 아세요?”조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우리 손녀가 수천억짜리 신농정 공짜로 주었는데 할아버지인 내가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봐야 하지 않겠나?”“젊은이, 너 꽤 등장 한번 떠들썩하네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
그러나 오늘 이렇게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큰 망신을 당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녀석...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고 까부는 거냐?”“이놈, 너 죽었어. 네가 오늘 우리를 건드린 것은 성역 전체를 건드린 것이나 다름없다. 넌 앞으로 평생 추격당할 것이다.”“이 빌어먹을 자식, 너 오늘 죽었어. 감히 우리를 건드려? 딱 기다리고 있어.”“우리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결계의 문을 지키라고 파견된 자들이다. 방금 네가 죽인 사람은 주작제국의 수호자이고,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는 생사를 알 수 없어. 우리 또한 모두 네 손에 다쳤고. 네놈은 이제 끝이다.”노자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들은 이도현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살기 위해 자신의 뒤에 있는 세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마치 어린아이들이 싸움에서 지면 부모를 거들먹거리며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았다.“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이건 협박이 아니라 사실이다. 이 결계는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에서 함께 지키고 있는 곳이다. 우리 일곱 명이 각자 한 세력을 대표한다.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은 4대 제국과 3대 종파로 이루어졌다.”“네가 지금 하는 행동은 성역의 가장 강력한 일곱 세력을 도발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이놈, 우리는 네가 강하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면 하나님이 와도 널 구해줄 수 없다.”“이놈아,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라. 마음 깊이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무공을 폐하면 우리가 기분 좋게 너의 목숨을 살려둘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성역의 7대 최강 세력에서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그때가 되면 너 혼자 죽는 것이 아니라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죽는다.”“이 녀석아, 넌 우리를 때렸지만, 성역의 7대 세력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된 이상 너와
“아...”누군가 비명을 질렀다.“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이 녀석 왜 이리 강해...”“이 녀석 도대체 무슨 경지이길래 이렇게 무서운 거야...”“어쩌죠?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요...”“설마 어느 강대한 종파에서 매장당했던 제자인 걸까요...”“하지만 분명 서른 살도 채 안 되어 보여요. 저렇게 젊은 녀석이 강한 종파의 제자일 리가 없어요...”“혹시 빙의 당한 거 아니겠죠...”다섯 명은 고통을 참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도현에게 발로 차이거나 주먹으로 맞은 노자들은 오장육부가 욱신거렸고, 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이도현의 강대한 실력에 경악하며 통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들도 강자들을 많이 봐왔다. 회도경지, 도급경지, 심지어 큰 종파의 고인물도 본 적이 있다. 무릎 꿇고 인사해야 하는 그런 인물들 말이다.그들은 이런 사람들이 왜 강대한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쨌든 수많은 세월을 살아왔으니 강대할 법도 했다.그러나 이도현처럼 서른 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이런 무서운 경지에 도달한 고수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이건 경고에 불과하다. 죽고 싶지 않다면 당장 비켜라.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 않다.”노자들이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할 때 이도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너...”그들은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곳을 지키기 위해 파견된 자들로써 여기에서 황제처럼 군림하며 살았고 아주 긴 세월 동안 아무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과거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자들은 하나같이 불행을 당했다.이곳에서 그들은 문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들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 결계를 통과해 성역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그들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수년 동안, 수많은 사람이 각종 방법을 써가며 그 문을 넘으려고 했다. 미녀로 유혹하거나 수련 자원으로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계를 써서 들어가려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막무가내로
그들은 이도현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다.이도현이 처음 나타났을 때, 그들은 이도현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고 진원의 파동도 감지하지 못했다.따라서 그들은 이도현을 수련한 적이 없는 일반인이라 여겼다. 그저 조금 전의 사내에게 속아 이곳까지 왔고, 그를 이용해 성역으로 통하는 결계를 넘어가려고 하는 줄 알았다.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대진제국의 어전 호위무사를 쓰러뜨렸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이도현이 무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자신이 헛것을 본 줄 알고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도현은 겨우 삼십 살도 안 되는 청년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 나이의 무사가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같은 세대의 사람보다 강할 뿐 자신들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수백 년 동안 수련해온 그들은 자신의 강력한 내공이 시간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믿었다. ‘천재라 해도 내공이 하루아침에 폭증할 리가 없어. 천재는 일반인보다 수련 속도가 빠를 뿐, 무제한으로 강해지는 것도 아니잖아.’그들은 이렇게 생각했기에 이도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이도현이 단 한 방으로 자신의 동료를 죽인 것을 본 후에야 그들은 비로소 눈앞의 상대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같이... 저놈을 죽입시다...”한 노자가 큰소리로 외치며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그도 주먹을 사용했다. 순간, 검은빛이 주먹을 감쌌고 거대한 늑대 머리가 그의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납게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한 명이 나서자 나머지 네 명도 즉시 공격에 가담했다. 맨손으로 달려드는 자도 있었고, 무기를 사용하는 자도 있었다. 어쨌든 이 시각, 그들은 각자의 필살기를 모두 꺼내 이도현을 죽이려 했다.하지만 이도현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이곳에 도착한 순간 이미 모든 사람의 실력을 보아냈다.성역의 결계를 지키는 일곱 명의 무사는 모두 영급 경지밖에 안 되었다.조금 전 이도현이 한 방으로 죽인 노자와 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는 어전 호위
이도현은 냉랭하게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았다. 여섯 명의 노자는 이도현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논의했다.하여 이도현은 결국 화가 치밀어 올랐다. 노자들은 그를 무시하다 못해 하나의 장난감으로 여기며 심지어 돌아가면서 가지고 놀겠다고 했다.한 사람이 다 놀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겠다는 식으로 말이다.이도현은 그들의 대화에서 큰 모욕감을 느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함께 덤벼라.”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이 말을 꺼내자마자 이도현은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노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가지고 놀지에 대한 의논에 응답해버린 것이었다.참으로 멍청한 짓이었다.“이 늙은이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도현은 고함을 지르며 곧바로 달려들었다.참 기막힌 하루였다. 조금 전에는 여자처럼 칭얼대는 사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렇게 오만하고 멍청한 노자들을 만났으니 말이다.안 그래도 그 사내 때문에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노자 여섯 명까지 만나니 이도현은 더 이상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이도현이 가까스로 억누르던 분노가 결국 폭발했다.이도현은 으르렁거리며 제자리에서 사라졌고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노자 앞에 나타났다.“이 녀석, 죽으려고...”노자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그들은 이도현이 어떻게 눈앞에 나타났는지조차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도현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노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도현은 주먹을 날려 노자의 가슴을 쳤다.쾅.굉음과 함께 거대한 주먹이 노자의 가슴에 정확히 맞았고, 이도현의 주먹에서 푸른 용의 허영이 튀어나와 노자의 가슴을 관통했다.펑.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노자의 몸이 피안개로 되어 사람들 무리에서 퍼져 없어졌다.한 방. 겨우 한 방으로 조금 전까지 누가 먼저 이도현을 상대할 것인지 논의하던 노자가 시체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이도현의 이 한 방에 오만하던 다른 노인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들은 그제야 이
연기 속에서 이도현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잘난 체하던 어전 호위무사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전 호위무사는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앞쪽의 먼지가 서서히 걷히더니 이도현의 모습이 점차 드러났다.이도현은 한 올의 상처도 없이 제자리에 멀쩡히 서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밟고 있던 땅도 무사했다. 마치 어전 호위무사의 방금 한 방이 이도현이 서 있던 곳만 교묘하게 피해간 것처럼 보였다.“너... 왜... 멀쩡해? 말도 안 돼...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방금 그 검기는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도 감히 버티지 못하는데 네가 어떻게...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어...”어전 호위무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다.“실력도 없으면서 말이 참 많아. 넌 이미 날 두 번이나 공격했으니 이제 내 차례다.”이도현은 차갑게 말하며 순식간에 어전 호위무사 앞에 나타나 상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먹을 날렸다.쿵.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어전 호위무사는 비명을 지르며 날려 나가더니 그들이 지키던 커다란 돌문에 부딪혀 땅에 떨어졌다.펑.튼튼한 몸이 땅에 거세게 떨어져 먼지를 일으켰다.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땅에 쓰러져 오랫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대단한 녀석이네. 역시 제법 실력이 있군. 하지만 이렇게 쉽게 저 친구를 쓰러뜨리다니, 우리를 너무 얕잡아본 게 아니냐?”목소리와 함께 양쪽의 방에서 대여섯 명의 노자가 나타나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이 녀석, 정말 오만하구나. 이곳에 함부로 쳐들어온 것도 모자라 대진제국의 수호자까지 다치게 하다니.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우스워졌잖아. 그러니 널 죽여야겠다. 알겠냐?”한 노자가 거만하게 말했다.“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그냥 죽이고 얼른 저 녀석을 구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어요.”“맞아요. 윗사람들이
어전 호위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도현이 그의 직업을 무시한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큰 모욕이었다.그는 어전 호위무사 중에서도 대진제국 황제 앞에서 검을 차고 서 있는 호위무사였다.그런데 그의 그 검, 40미터 길이의 거대한 검이 이도현에 의해 맨손으로 부수어졌으니 호위무사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맨손이 아니라 주먹으로 부수었더라도 호위무사가 이렇게까지 화내지 않았을 것이다.이는 그를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그의 직업까지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잔뜩 화가 난 어전 호위무사는 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전신의 힘을 검에 주입하고는 다시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죽어라...”거대한 검기는 이전보다 몇 배나 더 강력했고 수십 미터 길이의 검기는 하늘과 땅을 갈라버릴 듯한 기세로 떨어졌다.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공격에도 이도현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검기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천지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컸다.영급 경지의 어전 호위무사는 현재의 이도현에게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다.이도현은 나중에 찾은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기 전에도 이미 음양탑의 힘으로 회도경지에 이른 고수를 거뜬히 죽일 수 있었다.그리고 두 개의 선학신침을 제련하고, 담약의 효과에 이어 용주과의 500년 원력까지 얻었으니, 지금의 이도현은 전에 천사국에서 만났던 고수 족제비마저 가볍게 죽일 수 있었다.영급 경지의 무사 따위, 지금의 이도현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보잘것없었다.이도현은 전보다 더욱 지나치게 행동했다. 전에는 적어도 손을 들어 검을 막았지만, 이번에는 어전 호위무사가 내려친 거대한 검을 보고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마치 겁에 질려 멍하니 서서 검기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꽝.굉음이 들리더니 이도현이 서 있던 곳은 거대한 검기에 의해 사방으로 갈라졌고, 지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긴 구멍이 생겼다. 그 구멍은 이도현의 뒤로 수백 미터 밖까지 이어졌다.삽시에 현장은 모래바람이 날려 아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