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검마저도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하는 마당에 그는 개뿔도 아니었다.‘귀검이 어떤 존재야? 황급계 강자인데! 빌어먹을 황급계라고! 그런 끝판왕도 결국 이도현에게 죽임을 당했잖아. 심지어 세 방으로 이렇게 힘없이 죽었는데 나보고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마치 시체가 된 듯한 구길림을 바라보며 이도현은 더 말할 것도 없이 곧바로 손바닥 한 방으로 구길림의 생명을 송두리째 날려버렸다.그리고 이도현은 소리 소문 없이 이곳을 떠나 묵고 있던 호텔로 돌아갔다.몇 시간 떨어진, 오래된 깊은 산 중턱, 천길 본부.핏빛 기운이 감도는 홀 한가운데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급히 이곳으로 소집되었다.이들은 모두 천길 조직의 킬러이며 천길 조직 전체에서 가장 높은 권력을 가진 고위층이자 천길 조직 내에서 단연 최고인 암살자 집단이었다.그리고 이 순간, 모든 사람의 얼굴은 의혹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두목이 왜 갑자기 그들을 이곳으로 소집했는지 알지 못했다.평소대로라면 엄청난 일이 닥치지 않는 한 암살자들을 한자리에 소집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암살 조직이었기 때문에 킬러는 어떤 감정도, 친구도, 가족도 있어서는 안 되는 냉혈한 존재였다.그래서 천길 조직에 소속한 모든 킬러는 서로 만나지도 않고, 서로 소통하거나 감정을 나누지 않았다. 언제 어느 순간에 그들의 임무가 서로 죽이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지금 모든 사람의 마음속은 하나같이 큰일이 생겼을 거로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을 이곳까지 급히 소집할 이유가 없었다.방 안의 모든 사람은 서로 말하지 않은 채 두목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잠시 후, 적포를 입은 한 노인이 걸어 나왔다. 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고 아무리 봐도 얼굴이 핏기 어린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흐릿하게 보일 뿐, 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이 사람이 들어오자,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90도 경례를 하면서 정중하게 외쳤다.“큰형님!”그러자 적포맨이 천천히 가장 높은 자리로 올라가서 앉더니 그들에게 손짓으로 앉으라는
”다들 그만해!”천길 조직 두목이 싸늘한 목소리로 부하들의 토론을 중단시켰다.“이것은 우리 천길 조직이 결성된 이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수치야! 우리는 킬러다! 남들을 두려움에 벌벌 떨게 하는 킬러라고! 그런데 지금 어떤 놈이 감히 겁도 없이 우리 천길 조직의 둘째를 죽였으니, 이건 우리 천길 조직에 대한 도발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서 과연 우리 천길 조직을 무서워할 사람이 있겠나?”곧이어 말을 또 이어갔다.“그래서 결심했다. 지금부터 우리 천길은 그 어떠한 암살 임무도 받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표적은 하나, 오로지 이도현이다!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놈을 찾아서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할 것이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도현을 죽이는 자는 천길 이인자의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다! 기회를 모두에게 주겠다! 누가 이 자리를 차지할지는 각자의 능력에 달렸다! 우리 천길은 여태 실력 있는 자만이 수장이 되었다. 정상에 오르고 싶은 자는 본인 능력에 달렸다!”그 말에 천길 조직 대강당의 모든 킬러는 심하게 흥분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알겠습니다!”….호텔로 돌아온 이도현은 온탕에서 따뜻하게 목욕하고 몸 구석구석 닦으며 피비린내를 씻겨 버렸다. 밤새도록 살인을 저지른 후 그의 놀잇거리는 놀라서 이전의 활력을 잃었고 뜨거운 물 자극에도 조금의 반응도 없었다.이로써 이도현의 목적은 이제 달성한 셈이었다. 그는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여덟 번째 선배인 신연주에게 전화를 걸어 그가 한 일에 대해 털어놓기로 했다.어쨌든 그는 오늘 고전 무술 왕족의 사람들을 죽였고 이 고전 무술 왕족은 대부분 염경과 황성에 살았다. 그런 그들의 가족이 죽으면 분명히 난리를 칠 것이기 때문에 그는 선배들에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신연주의 번호로 전화를 걸자 곧 전화가 연결되었다.“이 녀석아! 이 늦은 시간에 왜 아직도 안 자고 있어? 혹시 야한 생각 하고 있니? 선배들 생각나서 그래?”전화가 연결되자 신연주의 엉큼함이 시작됐다
”아, 알겠다! 이 자식아! 아직도 네 선배 섹시한 몸을 상상하고 있구나?”신연주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80데시벨 높아졌다.이도현이 서둘러 변명했다.“아니, 선배,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전 그런 생각 한 적이….”“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 왜, 내 몸매가 지음이 보다 좋지 않다는 거야, 뭐야? 이 몸을 봤다 해도 아무 느낌이 없다 이거지? 내가 매우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거지? 하….”신연주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아…. 그게…. 그런 뜻이 아니에요! 선배가 제일 예뻐요! 전 선배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이도현이 다급하게 대답했다.그는 거의 미쳐 날뛰기 직전이었고 어떻게 말하든지 다 그를 사지로 몰아넣는데 대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다.“예쁘다고…. 그럼, 이 선배 몸매가 생각이 났다, 이거지?”신연주는 끝까지 생트집을 잡았다.“전….”이도현은 거의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그는 정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선배, 잘못했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이 야심한 밤에 진짜 저한테 왜 이래요? 선배에게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전화한 건데…. 절대 다른 생각은 안 했어요. 제발 살려줘요!”이도현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그는 이렇게 골치 아픈 여자는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이 대체 어떤 말로 그녀를 건드렸는지 이해하지 못했을뿐더러 그녀가 그를 그렇게 괴롭히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장난은 가히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흠! 이 양심도 없는 놈아! 며칠 동안 나가서 이 선배에게 전화 한 통 없다니, 셈셈이야! 이번엔, 이 선배가 너그러이 용서해 줄 테니, 다음번엔 국물도 없는 줄로 알아!”신연주는 이미 야단을 칠 만큼 쳤다고 느낀 후에야 이도현을 놓아주었다.“말해 봐! 무슨 일이야?”이도현이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선배! 내가 사람을 죽였어요!”“죽였으면 죽였지! 네가 죽인 사람이 뭐 한둘이야?”신연주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이 자식아, 무슨 소리야? 한마디만 더 해봐!”이도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기에서 신연주의 격앙된 호통 소리가 들렸다.이도현이 화들짝 놀라며 어리둥절하며 물었다.“연주 선배, 왜요?”“왜요? 이 자식이 너 방금 뭐랬어? 우릴 뭐로 보는 거야?”목소리로 보아, 신연주가 정말 화가 난 듯했다.“우리가 너한테 뭐야?” 신연주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물었다.“선배….” 이도현은 대체 어떤 대목에서 선배를 화나게 했는지 알 수 없었다.“우리가 네 선배라는 건 알고는 있니? 그럼, 우리가 네 선배인데 네가 폐를 좀 끼치는 게 뭐가 어떻다고? 우리는 네 선배로서 너를 돕고 너랑 같이 적에 맞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그리고 너는 지금 스승님의 복수를 하는 거잖아! 너 혼자만 스승님 제자야? 우리는? 너는 스승의 복수를 할 수 있고 우리는 할 수 없어? 이놈의 자식, 실력은 별로 늘지도 않았으면서 사람을 무시하는 솜씨는 꽤나 늘었네! 산에서 내려온 지 며칠밖에 안 되는 놈이 감히 우리 자매들을 무시하다니! 네가 우리보다 뛰어난 무예를 가져서 우리가 너를 부끄럽게 만들었냐, 아니면 우리가 네 발목을 잡기라도 했냐? 왜 우리를 무시하지?”신연주의 몇 마디는 이도현을 하마터면 침대에서 떨어지게 할 뻔했다. 이것은 너무나 심각한 말인데 그는 그 자신을 무시하는 한이 있어도 절대 그의 열 명의 선배를 무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의 가족이었다.“아니요…. 선배,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전 그런 뜻이 아니라 제 뜻은 저는 남자니까 이런 일들은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선배들까지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전 이미 가족을 잃었고 두 번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이제 선배들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는데 전 선배님들이 조금이라도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절대 선배들을 무시하는 뜻은 없었어요. 제 마음속에는 선배들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여성이고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에요…. 그리고….”이도현이 조금 조급하게
말이 필요 없는 밤!다음 날 아침, 이도현은 꼬추의 강렬한 항의에 의해 정신을 차렸다.어젯밤 피비린내 나는 장면에 겁을 먹고 밤새 얌전했던 고추가 이른 아침부터 두려움이 사그라지면서 어젯밤에 욕망을 풀지 못했던 것과 더불어 오 아씨에게 몸을 달래지 못했던 것 때문에 화가 나서 아침부터 꿈틀거리며 시위하더니 이도현에게 결판을 내려는 것 같았다.한바탕 설교 후 고추의 기고만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후에야 이도현은 외출 준비를 할 수 있었다.그는 향진성에 나타난 선학신침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했다.선학신침은 태허산의 유산이었고 많은 비밀이 깃든 희귀한 보물이었기 때문에 이도현은 되찾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잃어버린 18개의 선학신침은 반드시 모두 회수해야 했다.이도현은 호텔을 나와 이곳 카지노, 바 같은 장소를 살펴보려고 했는데 예로부터 이러한 시설은 정보를 구하기 가장 쉬운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이제는 집창촌이 없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곳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였다.물론 지금도 집창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업그레이드되어 지금의 유흥업소가 되었고 예전처럼 노골적이지 않았다.그리고 이제 고위 인사들과 정보력을 가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성매매를 하지 않고 오히려 스폰을 대체로 하고 있었다.사회가 발전하고 인류도 발전함에 따라 성매매 및 스폰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오락 프로그램으로 변했다. 성매매는 법 위반이며 공공질서와 도덕에 어긋나고 윤리적 문제가 있으며 적발될 위험이 있었다.적발되면 벌금형이 가장 가볍지만, 구금될 뿐만 아니라 신상정보가 털리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며 이름에 먹칠할 수도 있었다.교육을 거쳐 그에게 새로운 사람이 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그러나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은 혼외자를 두거나 내연녀를 만들고 대학생을 스폰하는 등 각종 첩을 만들어 그들의 부를 과시했는데 이것은 범죄가 아니라 기껏해야 라이프 스타일의 문제였다.전문적으로 말하면 이는 성매매와 본질적인 차이점인데 부자
호텔을 나서는 순간부터 한참 동안 그를 미행하던 세 남자는 아무도 없는 구석에 와서 멈췄다.”나와! 피곤하지도 않아? 천길 조직 킬러들은 이렇게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는 사람이야? 덕분에 킬러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어.”그의 목소리에 세 사람의 얼굴이 굳었다. 잘 숨어있다고 여겼는데, 이도현은 진작에 눈치챘다.그러나 그들이 나서길 꺼린 이유는 이도현이 자기들을 말로 농락하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하하! 안 나온다 이거지! 천길 조직의 천하와 귀검을 만난 적 있어. 당신들 이상한 꼬락서니와 피비린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악취가 풍기는 살인마들이… 아직도 살인이나 한다니…”이도현이 또다시 조롱하자, 숨어 있던 사람들은 잠자코 들을 수 없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로자 한 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 “누구랑 얘기하는 거지? 자꾸 헛소리하는 걸 보니 어디 아픈 게 확실한 것 같은데.”로자는 이도현을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했다.그들은 이도현이 자신들을 알아보는지 테스트하고 있었다.“너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이도현이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손끝에서 오래전에 준비해 둔 은침이 세 사람을 향해 튕겨 나왔다. 그 은침은 순식간에 세 사람의 가슴에 꽂혔다.“뭐 하는 거야?"세 사람은 깜짝 놀란 기색으로 이도현을 쳐다보았다.그들은 가슴에 박힌 은침을 빼기 위해 옷을 벗기 시작했다.“내력으로 뽑아내!”로자가 말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내력을 사용하자마자 몸으로 전해지는 고통에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어서 멈춰! 우리 경맥이 봉인되어 있어 내력을 무리해서 사용하면 터질 거다! 우린 그럼 죽는다고! 당장 멈춰!”세 사람의 얼굴이 모두 창백했고 공포에 가득 차 있었다.그들은 예전에 보스가 이도현의 은침에 맞아 질식사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었다.성큼 다가온 죽음에 그들의 얼굴에 공포심이 더욱 짙어졌다.그들은 죽일듯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노려보았다.이도현이 경멸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 정신은 말짱한가 보네!”“걱정하지 마, 너 같은
’이 자식, 감히 어디서 이런 막말을,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군! 천길 조직의 수백 년의 유산, 네가 파멸시킬 수 있다고 해서 파멸될 조직이야?’천길과 그 고전 가문에 비하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이도현의 막말은 사람 배꼽을 잡게 했다.이것도 그들이 이도현에게 제압당했을 때 얘기지, 그렇지 않으면 웃음거리가 되기 한창이었다.로자가 결국에 참지 못하고 말했다.“젊은이, 자네 정말 너무 자만에 빠져 있어. 자네가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그 말에 이도현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로자를 바라보았다.“본인 걱정이나 하셔, 내가 직접 죽이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당신들 몸속에 있는 은침을 세 시간 안에 빼내지 못하면 그때 알게 될 거야, 천길 이인자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물론, 당신들도 스스로 빼낼 수는 있지!”그 말에 세 사람의 얼굴 근육이 격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흠, 신경 쓰지 말고 우린 갈 길 가자!”로자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러곤 세 사람은 황급히 자리를 피하면서 곧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이 세 오합 지조들을 이도현은 자기 손으로 죽일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대신 메시지를 전하게 하는 편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도현의 생각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이 세 사람은 실제로 천길 조직의 킬러들이었다. 천길 조직의 두목이 이도현을 먼저 죽이는 자가 천길 조직의 이인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한 후 전체 천길 조직의 킬러들이 모두 미쳐 날뛰었다.거의 모든 사람이 이도현을 하나의 큰 고깃덩어리로 취급했고 그것을 먹으면 누구든지 한걸음에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었다.또한 권력과 지위를 손에 쥐게 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수련 자원을 가질 수 있었다.이 엄청난 혜택의 유혹 앞에서 숱한 천길 조직 킬러들이 하나둘 향진성에 모여들기 시작했다.이 세 사람은 단지 그새를 참지 못하고 첫 타자로 공격에 나선 것뿐이었다.하지만 그들은 이도현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그들의 계획은 이도현을 미행하다 한 방에 죽일
구마왕! 천길 조직 내에서 뛰어난 의술을 자랑하고 의술을 이용하여 살인을 저지르며 은밀하게 살상하는 독약에 능한 수석 킬러였다.그는 이도현을 위해 이곳으로 왔고,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향진성에 온 후 외딴 골목에 위치한 어떤 한 한의원을 인수했다. 애초에 그는 이 한의원의 주인에게 한의원을 자신에게 양도하라고 부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의사는 의술은 사람을 구하는 수단이라며 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그를 쫓아내려고 했다.하지만 구마왕도 그렇게 쉽게 물러날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불과 킬러인데 애초에 그런 영감탱이한테 쫓겨날 인물이 아니었다.‘내가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오히려 나한테 직업적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럼 나도 내 직업에 대해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군!’구마왕이 직업 얘기가 나오자마자 그 한의사와 그의 가족들 8명은 하루아침에 모두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그리고 이 죽음은 매우 기괴하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 검시 결과 중독 징후를 찾지 못했고 몸에 상처 하나 없었으며 체내에 병변과 부상도 전혀 발견된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일가족은 그렇게 죽었다.최종적으로 각 부서들의 조사를 거쳐 모든 부서가 만장일치로 이 가족은 평온하게 생을 마감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른바 부고를 따른 자연사로 결론이 났다.이러한 자연사로 간주되는 가족 중에는 10세와 8세의 어린아이들도 있었지만 이 사실에 대해서는 그들이 줄곧 모르쇠로 일관했다.그들은 공권력을 가진 공무원이었지만 그들이 독살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타살의 증거도 없는 걸로 보아 자연사가 아니고선 그들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게다가 8세, 10세 아이가 자연사로 죽지 못한다는 규정도 없었고 심지어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들도 많았다. 이렇게 구마왕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당당하게 이 한의원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의 개업일이었다.“구마왕! 우릴 빨리 구해줘! 죽을 것 같단 말이야!”로자가 다시 한번 외쳤다.그제야 구마왕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