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의 예상대로 구마왕은 손을 젊은이의 등에 얹고 강한 힘으로 젊은이의 몸에 박혀 있던 은침을 강제로 빼냈다.몸이 터져 죽을지 여부는 이제 알 수 있을 것이다.은침이 몸 밖으로 밀려 나오는 것을 본 젊은이는 하마터면 바지에 지릴 뻔했다.“선배님…. 지금 뭐 하시는…. 빨리…. 저를 구해주세요! 아악…. 제발…. 아…. 저 죽어요! 터져버릴 거 같아요…. 빨리 살려….”젊은이는 이미 정신착란을 일으켜서 구마왕에게 자신을 구해달라고 소리쳤다.그러나 나머지 세 사람은 조용히 그를 바라볼 뿐, 그가 펄쩍펄쩍 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두 속았다는 느낌마저 받았다.“구해주긴 개뿔, 자네들은 속았어! 뭐, 몸이 터져서 죽는다고? 아주 이 신의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구마왕이 실망하며 말했다.“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하하…. 나 안 죽었어! 감사합니다, 선배님!”젊은이가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감격에 겨워했다.바로 그 순간!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젊은이는 급격히 매우 괴롭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변했다.“아악….”젊은이가 갑자기 비참한 비명을 질렀다.나머지 세 사람은 눈앞에서 그의 몸이 거대한 풍선처럼 갑자기 계속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마치 기관지가 공기를 주입하는 것처럼 점점 더 커지고 계속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펑!그 젊은이는 갑자기 온몸이 터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피와 살점이 곳곳에 튀면서 세 사람에게까지 튀었다.이 장면으로 로자와 다른 젊은이는 겁에 질려 바닥에 무력하게 주저앉아 바닥에 흩어진 살점을 부들부들 떨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구마왕… 얼른 우리를 살려줘! 아악…. 진짜로 죽는다고…. 도와줘….”이때 구마왕의 얼굴은 피와 살 찌꺼기투성이였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흥분된 얼굴이었다.“터졌어! 정말로 터졌어! 이건…. 너무 강력하잖아! 이건 대체 무슨 침술이야? 이 정도로 강력하다니!”구마왕이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순간, 그는 무언가를 기억해 낸 것처럼 신이 나서 말했다
이도현은 세 사람을 처리한 뒤, 거리를 한참을 헤맸지만 제대로 된 카지노는 찾지 못하고 전부 체스 방만 보였다.그는 이런 낯선 환경에서 비교적 은밀한 대형 카지노를 찾기가 어려웠다.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어떤 영감이 그에게 향진성에서 도박하고 여자를 찾고 싶을 때 택시를 부르면 운전기사가 그곳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다.영감의 말대로 이도현이 전화를 걸어 목적지를 알려주자 역시 운전기사는 매우 열성적으로 그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었다.가는 길에 운전기사는 계집을 찾을 건지 물었고 그곳의 여색이 얼마나 완벽한지에 대해 얘기했다. 어느 나라의 여자든지 돈만 있으면 미스, 18세 소녀, 자매, 혼혈, 이국적인 외모, 유럽인과 미국인, 아프리카계 등등 싹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청순하든, 농염하든, 변태적이든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그리고 운전기사는 이도현에게 그가 남자를 선호한다고 해도 그 안에 없는 것이 없고 99살부터 파릇파릇한 소년까지 모두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고 했다. 한 마디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을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만약 까칠녀를 얻고 싶으면 내부에서 하나를 찾아서 길들여서 순종적인 까칠녀로 만들 수 있었다. 돈을 주고 바지 지퍼만 내리면 얼마든지 엎드릴 수 있다고 했다.스케일이 남다른 이 운전기사의 소개로 이도현은 지레 겁을 먹었다. 그는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속으로 딱 한 마디를 했다.‘도시 사람들, 잘들 논다!’운전기사가 여전히 그에게 쉴 틈 없이 말하자 이도현은 급히 그에게 지폐 두 장을 던지며 닥치라는 신호를 보냈다. 돈을 본 운전기사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그러나 이도현을 향한 그의 시선이 뜨거워졌고 이따금 씩 뒤를 돌아보며 야리꾸리한 눈빛으로 이도현을 힐끗거리는 그 모습이 이도현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우여곡절 끝에 지하에 위치한 대형 카지노에 도착하자 이도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가 차에서 막 내리려고 할 때, 운전기사는 그에게 명함 한 장을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이도현은 400만 원 상당의 칩을 교환한 다음 손에 들고 카지노 곳곳을 어슬렁거렸다.결국 그는 가장 기본적인 게임 중 베팅을 발견했다. 그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칩 몇 개를 꺼내서 작은 칩 위에 던졌다.“베팅, 베팅!”딜러가 손에 든 주사위 컵을 흔들며 외쳤고 안에서 딸깍딸깍 소리가 났다.“베팅! 오픈…. 오오육, 16점! 빅! 플레이어 승!”“젠장! 재수가 없네, 왜 또 빅이야! 지금 벌써 연속 7, 8번 꼴로 빅이 나오잖아! 매판마다 나만 지고, 오늘 정말 운이 안 좋네!”한 도박꾼이 화를 버럭버럭 내며 분통을 터뜨렸다.옆에 있던 그의 친구가 씩 웃으며 말했다.“내가 너한테 말했잖아, 그 여승을 찾지 말라고! 여승을 만나면 도박에서 무조건 지게 돼! 근데 넌 그걸 믿지 않았잖아. 그러고는 미신을 안 믿는다며 기어코 여승을 찾아서 두 시간을 데리고 놀더니, 쌤통이다!”“하하하! 이 형, 욕심이 많네!”“대단하네! 거기가 어딘데, 새로운 여자가 왔나 봐? 그것도 여승? 나도 언제 한 번 가봐야지.”도박 테이블 전체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방금 돈을 잃었던 친구도 이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호탕하게 웃었다.“돈 잃을 용기가 없으면 다들 한 번 해보시든지! 그리고 무슨 얼어 죽을 여승이야, 그건 그냥 머리 빡빡 민 가짜 여승이라고! 근데 난 지금도 미신을 안 믿어. 두고 봐, 나 이제부터 쭉 쇼트에 걸 거야, 이까짓 돈쯤이야! 이틀 전에 조씨 가문 경매장에서 어떤 사람이 쪼끄마한 은침을 40억에 낙찰해 갔잖아, 이까짓 푼돈은 난 없어도 그만이야! 그냥 재미로 하는 거지, 뭐!”그 남자의 말은 바로 이도현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가 필요로 한 소식이었다. 그는 이렇게 쉽게 윤곽이 잡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식을 알아내기 위해 이도현이 씩 웃으며 물었다.“이 형님 말이 맞아요. 돈을 버는 것도 다 즐기자고 하는 일이 아닙니까? 화끈하십니다, 형님! 이번에는 제가 형님 따라 쇼트에 걸어 보겠습
이도현은 그것이 선학신침이라는 말을 듣고는 드디어 알아냈다고 여기고 다른 건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이 사람들한테 물어볼 거면 차라리 주최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더 확실할 것 같았다.그는 그에게 정보를 준 대가로 모든 칩을 그 남자에게 던져줬다.“이게 뭐 하는 짓인가요? 이렇게 많은 칩을 그냥 버린다고요?”그 남자가 떠나려는 이도현을 보고 외쳤다.“형님 머리가 동글동글하니 그냥 드릴게요! 저는 볼 일 있어서 그럼 이만!”이도현이 옅은 미소를 띠며 서둘러 카지노를 빠져나갔다.“머리가 둥그렇다고? 머리가 둥근 게 이만큼 값어치가 있나? 근데 이 친구 꽤나 섬세하네!”남자가 당황한 듯 자기 동그란 머리를 만지며 칩을 정리했다.“젠장! 내 머리도 납작하지는 않은데 왜 나한테는 안 줘? 억울해!”“나도 망할 납작 머리가 아닌데 왜 내 몫은 안 줘?”“너무 불공평하잖아….”이도현은 그가 살짝 농담을 던진 것이 테이블 수십 명의 성인 남성이 앉아서 자기 머리를 만지면서 서로 본인 머리가 둥글다고 서로 돈을 받아야 한다면서 옥신각신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이때 이도현은 이미 카지노에서 빠져나왔고 길 가는 도중에 전화 한 통을 걸었다.“여보세요, 도현 씨가 웬일로 저한테 전화를 주셨어요? 저는 도현 씨가 저를 잊은 줄 알았어요.”이도현이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미스 조, 나 좀 도와줘야겠어요! 물어볼 게 있는데 사실대로 말해줄 수 있을까요? 신세 좀 질게요!”조혜빈은 이도현이 신세를 지면서까지 무언가를 묻고 심지어 부탁까지 한다는 것에 다소 놀랐다.이도현의 실력을 잘 알기에 이도현이 신세를 진다면 그것 또한 그녀도 원하던 바였다.다른 건 잘 몰라도 이도현이 오씨 가문 오민아를 위해 제조한 주안단은 거의 마법에 가까운 묘약과도 같았고 지금 전 세계에서 폭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이에 따라 그녀는 신농정에서 발견된 불완전한 처방을 보완하여 이도현이 진짜 단약으로 제조해 낸다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하지만 이 문씨 가문의 무술은 실제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진짜 도가의 도교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모든 움직임이 자연스러웠어요. 도현 씨가 그 은침을 원한다면 아마 안 될 것 같아요. 문씨 가문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골동에 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묘한 물건일수록 더 좋아하죠. 어쩌면 그 가문의 도가 유산과 관련이 있을지도요. 항상 오묘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이 말을 듣고 이도현이 입을 열었다.“알겠어요, 사실대로 알려줘서 고마워요. 신세 졌어요!”말이 끝나자마자 이도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보세요…. 여보세요…. 도현 씨!”조혜빈은 전화가 끊겼다는 사실도 모르고 몇 번이나 외쳤다.‘이런 무정한 사람!’….이도현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문씨 가문으로 향했다.이도현은 이틀 사이에 이미 이곳의 모든 무도 가문을 죄다 파악해 낸 덕택에 문씨 가문의 위치도 대략 알고 있었다.문씨 가문은 향진성 외곽의 화봉산에서 살고 있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터전으로 수백 년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 화봉산은 대부분 문씨 가문의 소유였다.그리고 그 고전 무술 왕족처럼 깊은 산속에 살고 있고 대부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염국이 세워진 것보다 훨씬 전이기 때문에 이곳은 그들의 사유지가 되었다.그러나 시대가 발전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가문은 점차 현대화되었다. 예를 들어 도보로 산을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도로가 건설되어 차로 직접 산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이도현은 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려 화봉산 아래에 도착했다. 이곳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일반 차량은 올라갈 수 없었다.이도현이 도보로 올라서 산 정상 입구에 다다랐을 때 몇몇 무사들이 그를 막아섰다.“초대장을 보여주세요!”“없어요! 근데 들어가야겠어요!”이도현은 매우 통쾌하고 거만했다.이 말을 들은 무사들은 처음에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이거 아주 재밌는 놈이네! 감히 이런 큰소리를
이도현은 절대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한 무리의 사람이 그에게 달려들었을 때, 이도현은 이미 준비해 둔 은침을 던져 버렸다.은침이 몸에 들어가자 한 무리의 사람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죽은 개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방금까지도 이도현을 거세해 버리겠다고 의기양양하던 사람을 이도현도 이에 질세라 그에게 특별히 회음부 혈 자리에 각각 두 개의 은침을 더 찔러주었다.그러자 그의 아랫도리가 움찔하더니, 갑자기 거하게 물을 내린 것처럼 확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다.안 그래도 남보다 제 기능을 못 했던 아랫도리는 아니나 다를까, 완전히 쭈그러들어서 팽이버섯이 되어 버렸다.그러나 지금은 이런 것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그저 멍한 눈으로 이도현이 사라지는 모습을 끔벅끔벅 바라보기만 했다.그럼에도 그들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상부에 보고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문씨 가문 산장은 사람들로 매우 시끌벅적했다.바로 문씨 가문 문 어르신이 귀한 딸을 얻게 된 날로 향진성 및 지방지역 유명 인사들까지 모두 이곳에 초대되었다.문 어르신은 그야말로 노년에 늦둥이 딸을 얻게 된 셈이었다.올해 70세 남짓한 나이로 그는 아들만 셋이었다. 큰아들은 올해 50대였고 큰아들의 아들, 즉 손자가 올해 10대 초반이었다.그러나 불과 3일 전, 문 어르신을 모시던 계집종이 문 어르신을 위해 힘겹게 딸을 낳아주었다.이것은 문 어르신의 마음을 한없이 설레게 했다.문 어르신은 예전부터 줄곧 딸을 원했지만, 단숨에 아들만 셋을 낳았고 그 후로는 아이를 낳지 않았다.하지만 그날따라 봄을 타는 건지 즉흥적으로 그를 섬기는 예쁘장한 얼굴의 하녀를 침대에 쓰러트려 밤새 격렬한 운동 끝에 갑자기 임신하게 되었고, 그것도 하필이면 귀한 딸이었다.감격한 문 어르신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신이 내려주신 공주님이라 생각하며 신이 나서 큰 잔치까지 열었다.오늘은 그가 귀한 딸을 위해 대잔치를 베푸는 날이었다.또한 그는
그의 어중이떠중이 친구들은 만나기만 하면 이걸로 그를 놀려댔지만, 그는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어찌 되었든 그의 아버지가 한 일은 사실이기 때문에 달리 반박할 말이 없었다.아버지가 지금 자기 손바닥만 한 계집애를 안고서 쪽쪽 입 맞추며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그는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어 결국 정원으로 나가서 기분 전환하려 했다.하지만 정원에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문씨 가문에서 문 어르신이 귀한 딸을 얻어 기뻐서 사람을 초대하는데, 누구라도 이 축하 자리에 참석해서 체면을 차려줘야 했다.그리고 이것은 분명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자격이 되는 사람들, 그리고 참석할 방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은 이 자리에 참석해서 축하해 줬다.설령 문 어르신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문씨 가문에 한 번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행운이 될 수도 있었다.문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 방금 막 정원에 나왔을 때, 그는 한쪽 구석에서 조혜빈이 휴대폰을 들고 서있는 것을 보았다.조혜빈을 본 문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은 급히 그녀에게 뛰어갔다.“혜빈아, 왜 여기 혼자 있어? 밥은 먹었어?”문씨 셋째 도련님은 온통 동경의 눈빛으로 조혜빈을 바라보았다.“아, 셋째 도련님이시군요, 네, 저는 먹었어요. 왜 손님들과 같이 있지 않고 밖에 나와 있어요?”조혜빈이 얼른 휴대폰을 치우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아, 말도 마, 우리집 그 노인네가 벌인 짓이 정말….”문씨 셋째 도련님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허허, 그게 왜요, 여동생이 생겼는데 기분이 좋지 않아요?”조혜빈이 입을 가리고 활짝 웃었다.문 어르신의 이 일은 현재 각 계에서 한창 가십거리로 들끓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노력을 통해 겨우 만년에 자식을 낳았는데 이 문씨 어르신은 단번에 행동으로 그의 능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휴, 이제 이 얘기는 그만하자, 아버지 일은 내가 뭐 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지 뭐! 그나저나 우리 다음
”제길, 어떤 놈인지 간도 크다, 감히 남의 잔치에 와서 깽판을 쳐? 자기가 뭔데 문 어르신을 나오라 마라야? 미친 거 아니야?”“이 자식은 어디서 굴러먹다 들어 온 돌이야? 허세도 정도껏 부려야지, 정말 웃기는 놈이네!”“이건 축하연에 온 것이 아니라 깽판을 치러 온 거잖아, 이건 문씨 가문에게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행위지. 문 어르신의 경삿날에 와서 깽판을 치는 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거야, 뭐야?”온 문씨 가문의 광장에 있는 사람이 하나같이 폭발했다.그들은 모두 세상 물정 아는 사람으로 제멋대로인 사람은 그들도 많이 봐왔지만, 이도현처럼 이렇게 건방진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문씨 가문의 존재 자체가 이 향진성에서는 내로라하는 우두머리 같은 존재였고 이 향진성에서 문씨 가문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평소에는 그렇다 치고 오늘같이 문 어르신의 귀한 딸을 얻은 경삿날에 와서 깽판을 치면 아마 누가 됐든 살아서 걸어 나가기는 글러 먹었다.잠깐의 놀라움이 지나고 문씨 가문 일가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강당에서 걸어 나왔다.그 분노의 기운이 현장에 있던 손님들을 하나같이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었다.산장 대문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던 문천길도 싸늘한 얼굴로 터덜터덜 걸어서 다가갔다.그가 다가가는 것은 문씨 가문에게 시비를 걸어온 것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조금 전, 방문객이 소리를 지를 때 그는 조혜빈이 명확하게 ‘원수’라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이 말의 의미는 어떤 의미인지 두말할 것 없이 남자라면 다 알 것이고 이건 연인 사이의 애칭이나 다름없었다.이로 인해 그는 매우 질투심에 불타고 있었다.그가 수년간 미스 조를 연모해 왔다는 사실을 향진성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조혜빈은 줄곧 무심하게 거리를 유지했고 심지어 지금은 저런 망나니까지 갑자기 툭 튀어나와 조혜빈더러 ‘원수’라고 부르게 하다니, 이건 사랑의 라이벌이 틀림없었다.이런 생각에 문씨 셋째 도련님은 화가 치밀어 올랐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