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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녀는 허리를 펴고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건후 씨 카드 긁으려고? 우리 아직 부부 사이인 건 알고 있지? 이혼 수속하기 전까지 보미 씨는 내연녀라는 타이틀을 영원히 달고 살 텐데?”

손보미의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묵묵히 카드를 도로 집어넣었다.

드디어 주위가 조용해지자 도아린은 드레스의 안감까지 꼼꼼히 확인했다.

배건후가 수선비를 낼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비싸게 불렀을 텐데.

결국 드레스를 다시 캐리어에 집어넣고 사인할 계약서를 꺼내서 전해주었다.

손보미는 종이를 넘기며 조소를 금치 못했다.

“연성대학교의 간판스타 도아린, 다재다능은 물론 졸업하기도 전에 디자인 대상을 받더니 고작 가정부 신세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건가? 3년 동안 갖은 고생하면서 자존심도 이미 바닥났을 테고,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네.”

다만 타격이 1도 없는 상대방을 보자 마지못해 펜을 들고 사인했다.

도아린은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리고 문이 닫히는 순간 얼굴은 서글픈 기색이 역력했다.

비록 문나연도 발견했으나 모른 척 외면했다.

그동안 도아린은 소유정의 집에서 같이 지냈지만,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서로 방해되지 않도록 같은 동네에 방을 따로 구했다.

치마 겉감의 수선을 마치고 도아린은 몸이 뻐근한 나머지 일어나서 스트레칭했다.

이때, 소유정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아린아! 살려줘.”

휴대폰 너머로 흐느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누군가 그녀를 허위사실 유포죄와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도아린은 서둘러 경찰서로 달려갔다.

소유정을 발견하는 순간 눈은 이미 빨갛게 충혈되었고 누가 봐도 화난 얼굴이었다.

비록 그녀는 유명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만 명의 팬을 거느리고 있는 연예인으로 경찰서에 들락이는 모습이 찍힌 이상 추후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무슨 일인데?”

“내가 업로드한 게시물 때문에 뭐라고 하잖아!”

도아린의 손을 붙잡은 소유정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친구 대신 분풀이하려고 손보미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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