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화

유미주는 씩씩거리며 손보미를 흘겨보았다. 모르는 사람이면 모른다고 하지, 괜히 욕먹게 해서 이번 달 보너스만 날리지 않았는가?

“방금 자기 것도 아닌데 억지로 붙잡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한 사람이 누구더라? 물론 전제는 본인이 빼앗아 갈 능력은 되어야겠지?”

이미 짜증이 머리끝까지 난 소유정은 인정사정 따위 봐주지 않고 말했다.

손보미는 손가락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었다.

조신하고 아량이 넓은 설정만 아니었다면 소유정의 머리카락을 전부 쥐어뜯고도 남았을 것이다.

인기도 없는 무명 가수 따위가 감히 그녀를 비웃다니?

더욱 황당한 건 지난 3년 동안 집에서 가정부와 다름없던 여자가 직장을 다닌 경험도 전무한데 무려 일류 디자이너와 친구라는 점이었다.

아직 통화 중인지라 서대은은 마지막 지시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미주 씨, 매장 입구에 ‘손보미와 배 씨는 입장 금지’라는 안내문을 적어 줘. 우리가 돈이 없어? 특히 내연녀가 소비하는 돈은 공짜로 줘도 받지 마.”

혐오스러운 말투는 누가 들어도 적대시하는 느낌이다.

실대표가 지시한 이상 유미주는 일개 고용직으로서 즉시 화이트보드에 경고문을 작성했다.

비록 배건후는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실명을 거론하지 않기에 본인이 굳이 인정하고 싶다면 말릴 생각은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배지유는 도아린을 노려보며 말했다.

“보미 언니가 망신당하는 꼴을 지켜보려고 시치미 떼고 있었던 거예요? 정말 악랄한 여자네요. 징그러울 정도로 뻔뻔스럽군!”

배지유의 말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도아린의 심장에 박혔지만 이제는 아무런 타격도 없었다.

그녀는 피식 비웃었다.

“와이프가 버젓이 있는데 기어코 그 자리를 꿰차려고 할 때는 언제이고, 만약 디자이너 실장이랑 통화하지 않았더라면 염치 불고하고 드레스를 가져갔을 거잖아요? 본인이 추잡스러운 짓을 저질러 놓고 되레 남한테 바가지를 뒤집어씌워요?”

싸늘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손보미는 이참에 본색을 드러낼까 싶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도아린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