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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하지만 두 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두어 마디 나눈 후 바로 헤어졌다.

손보미는 계속 도아린을 따라다녔다. 도아린이 분수 쪽으로 걸어가자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

“도아린.”

도아린이 발걸음을 멈추자 손보미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 조롱과 도발 섞인 웃음을 짓더니 돌아서서 가짜 바위에 쾅 부딪혔다.

“으악!”

부딪힌 순간 손보미는 본능적으로 잡으려다가 네일이 끊어졌고 팔도 긁히고 말았다. 하얀 드레스에 피와 물이 가득 묻어 꼴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종업원이 비명을 듣고 달려오더니 바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러 갔다.

나영옥은 손보미를 가볍게 지나치고 도아린의 손을 잡았다.

“손 괜찮아?”

“괜찮아요.”

손보미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저 할망구 눈이 삐었나? 넘어진 건 난데 도아린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사람들이 거의 모여들자 손보미는 눈가가 그렁그렁해지더니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아린 씨,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 같은 거 믿지 마. 나랑 건후 씨는 진짜 그냥 친구야... 여러분, 내가 실수로 넘어진 거지, 아린 씨가 민 거 아니에요.”

이해 능력을 테스트하는 때가 왔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또 말한 듯했다.

손보미가 울먹거리면서 가여운 척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그녀가 도아린을 무서워해서 일부러 거짓말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모여들었다. 배지유는 손보미가 넘어진 걸 보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더니 인파 속을 뚫고 뛰어 들어갔다.

“도아린 씨! 하루라도 보미 언니를 괴롭히지 않으면 어디 덧나기라도 해요?”

“지유야, 그런 말 하지 마...”

“오빠가 당신이랑 이혼하겠다고 했길래 망정이지, 이러다가 나한테까지 손을 대겠어요. 당장 보미 언니한테 사과해요!”

배건후와 손보미, 그리고 도아린의 복잡한 관계는 재벌들 사이에서 부풀릴 대로 부풀려졌다.

어떤 사람은 도아린이 파렴치한 수단으로 배건후에게 매달리고 있기에 인과응보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배건후와 도아린이 부부인데 끼어든 손보미가 내연녀라면서 내연녀를 가만두면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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