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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배건후가 아무 말이 없자 손보미는 자신이 없었다. 더 완벽한 거짓말을 위해 바로 김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이렇게 덤벙거릴 수 있어? 다른 영수증을 나영옥 어르신의 생신 선물에 떨어뜨리면 어떡해? 선물은 성의가 있어야 하는 거 몰라? 선물이랑 영수증이 맞지 않아서 하마터면 망신당할 뻔했다고.”

손보미가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한 김지민이 변명하려는데 손보미가 계속하여 말했다.

“건후 씨가 날 데리고 생신 연회에 갔어. 이러면 배씨 가문의 체면도 깎인다고. 알아? 그동안 널 믿고 다 맡겼더니 보답을 이런 식으로 해? 변명 듣고 싶지 않으니까 내일 알아서 사직서 제출해!”

그녀는 전화를 끊고는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김지민이 다시 전화를 걸어올까 봐 꺼버렸다.

“건후 씨, 오늘 일은 다 내 탓이야. 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어.”

손보미가 화제를 돌렸다.

“오늘 술 많이 마셨지? 내가 가서 해장국 끓여줄게.”

“괜찮아.”

배건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찍 쉬어.”

그의 단호한 뒷모습을 보며 손보미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잠시 후, 손보미가 남자 친구와 데이트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

주현정은 그 기사를 보고는 아들을 호되게 꾸짖었다. 설명하기 귀찮았던 배건후는 전화를 끊고 계속 서류를 처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현정이 문자를 보냈다. 식당을 예약했으니 배건후더러 도아린과 함께 밥 먹으러 가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사진도 찍어 보내라고 했다.

도아린은 옷을 수선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어젯밤 일 때문에 너무도 화가 나 꿈에서도 배건후와 싸우고 있었다. 그러니 상냥하게 전화를 받을 리가 없었다. 전화가 연결된 후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아린... 도아린?”

배건후는 신호가 좋지 않은 줄 알고 끊은 후 다시 걸어왔다. 그 모습에 도아린이 코웃음을 쳤다.

‘처음으로 이렇게 끈질기게 전화하네? 전에는 내 전화를 그렇게 잘 끊더니.’

배건후가 세 번을 걸어서야 도아린의 싸늘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말해요.”

“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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