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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배건후는 눈살을 찌푸리고 도아린을 쳐다보았다. 잘생긴 얼굴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도아린의 행동에 대해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지유 씨, 자기 주제부터 알고 나대든지 말든지 해요.”

도아린이 손을 툭툭 털었다.

‘어우, 속 시원해.’

“오빠!”

배지유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번에는 엄마에게 뺨을 맞았는데 오늘에는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도아린에게 맞았다.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닌단 말인가!

“입 다물어.”

배건후가 그녀에게 호통쳤다. 그는 한 손에 배지유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손보미를 끌어당기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구경하던 손님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육민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너희들 그동안...”

도아린이 손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그녀와 배건후 사이에 이혼 얘기가 오갔다는 걸 육민재가 분명 들었을 것이다.

“그때 민재 씨한테 물어보고 결혼할 걸 그랬어요.”

어쨌거나 오랜 친구이니 배건후를 더 잘 알 것이다.

도아린이 배건후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육민재는 사적으로 그녀를 찾아가 다시 한번 고려해보라고 했었다.

친구들은 배건후의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무턱대고 결혼하면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아린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배건후와 결혼하지 않으면 남동생을 살릴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육민재가 오늘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그녀를 말린 것 같았다.

“나랑 결혼하면서 누구한테 의견 묻는다는 거야?”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도아린이 화들짝 놀랐다. 배건후가 다시 왔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손보미가 다쳐서 속상한지 배건후의 얼굴이 무서울 정도로 어두웠다.

“어디 외국 가서 장기라도 팔라고 하면 팔 거야?”

육민재가 입술을 적셨다.

‘이건 나 들으라고 한 소리야?’

“건후야, 그 뜻이 아니라...”

배건후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아래턱을 들었다.

“손님들이 널 기다리고 있어.”

육민재는 이 자리에 더는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도아린도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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