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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소유정은 배지유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미운 말만 쏙쏙 골라서 하지? 뺨이라도 한 대 날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배지유 따위 안중에도 없는 도아린은 시선을 돌린 채 무덤덤하게 말했는데, 이런 모습이 더욱 화를 유발했다.

“이혼하기 전까지 건후 씨는 내 거죠. 오빠 돈을 쓰면서 감히 새언니에게 대들어요?”

배지유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배건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보미 언니한테 선물하고 싶은 드레스를 발견했는데 오늘 연회장에 입고 가면 만인의 주목을 받는 존재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일부러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 모드로 바꿨다.

도아린이 배건후의 돈을 쓰면 뻔뻔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손보미의 드레스는 무려 선물이지 않은가?

전혀 다른 두 가지 개념은 절대적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다.

도아린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피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배건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카드 긁어.”

배지유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손보미와 함께 있다고 말하자 오빠는 허락 없이 외출한 자신을 딱히 나무라지 않았다.

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손보미는 도아린만 보이는 각도에서 조소를 머금었다.

배씨 가문 사모님이면 다 인가? 정작 남편과 시동생은 그녀의 편인데.

어차피 불치병에 걸린 주현정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죽고 나면 배씨 가문의 새로운 안방마님은 본인이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도아린은 시종일관 무심한 얼굴로 가게를 구경했고, 셋을 상대할 생각조차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 배지유의 목소리 톤이 한층 높아졌다.

“언니, 오늘 저녁 첫 번째 댄스 타임에서 우리 오빠랑 같이 춤춰요.”

이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점장이 돌아와 손보미의 앞에 멈추어 섰다.

“실장님께서 이 드레스는 사모님을 위해 맞춤 제작했다고 했어요. 지금이라도 찾아와주셔서 정말 기쁘다고 하시네요. 돈 안 내도 되니까 선물로 그냥 드린대요.”

손보미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에게 이런 지인이 있었나?

이내 팬일 지도 모른다고 여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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