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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손보미의 고통스러운 표정을 무시하고 배건후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의사 말은 뭐래.”

“...그냥 놀랐다고 해.”

손보미가 뒤돌아보니 율이가 침대에 앉아 도아린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며 말했다.

“오늘 밤 광고를 계약하려고 광고주랑 만나기로 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어. 아무리 상대가 국내 최고 브랜드라 해도 어쩔 수 없지. 율이가 안전한 게 제일 중요하니까.”

손보미는 일부러 자신의 손해를 크게 말했는데, 배건후가 반드시 그 대가를 배로 보상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배건후는 아무 말이 없었다.

손보미는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의 그윽한 시선이 도아린에게 고정된 것을 발견한 그녀는 질투심 때문에 미칠 것 같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했다.

“건후 씨?”

“의사 좀 만나봐야겠어.”

배건후는 뒤돌아 걸어갔다.

손보미는 율이가 도아린과 단둘이 있는 게 불안했지만, 배건후와 단둘이 있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뒤따라갔다.

“아린 언니…”

율이는 몇 번 정도 흐느끼다가 도아린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 말했다.

“죄송해요. 그 향 주머니가 망가졌어요.”

도아린은 그녀의 얼굴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 향 주머니는 네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거야. 네가 괜찮은 게 무엇보다 중요해.”

율이는 고개를 들어 혼란스럽지만, 안도감이 가득한 눈으로 도아린을 바라보았다. 율이는 도아린이 손보미처럼 자신을 나무라거나, 심지어 자신을 때린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율이는 도아린이 자신을 차갑게 대할까 봐 봐 그게 제일 두려웠다.

도아린은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가졌지만 웃지 않을 때는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 율이는 그녀가 진심으로 자신을 아껴 준다고 느꼈다.

손보미가 떠난 것을 확인한 율이가 조용히 말했다.

“아린 언니, 저 비밀 하나 알려 드릴게요...”

율이는 목소리를 낮추어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그 아저씨가 저한테 달려들 때, 누군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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