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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도아린은 배건후를 바라보며 비웃는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율이의 병실을 찾을 수 있었던 건 마트에서 홍보 영상을 봤기 때문이고 나는 내연녀한테 골탕을 먹일 거라서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자선이든 뭐든 내 눈에는 다 위선적인 홍보로 보일 뿐인 거죠.”

도아린은 잠시 멈췄다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잖아요. 그렇죠?”

배건후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도 한때는 손보미의 의도를 의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율이를 세심하게 돌보는 손보미의 모습을 보고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녀가 의도적인 목적이 있다고 해도 율이와 보육원이 혜택을 받는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도아린의 직설적인 말투에 그는 그녀가 점점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당신 첫사랑의 이미지가 무너지지 않길 원한다면, 내 앞에서 너무 나대지 말라고 전해줘요.”

그 말을 남기고 도아린은 돌아서서 떠났다.

마침 주차할 자리를 찾고 있던 육하경은 도아린을 발견하고 경적을 울렸다.

도아린은 자신이 곧 차를 뺄 테니 자신의 자리에 주차하라고 손짓했다. 육하경은 도아린의 차 뒤에 잠시 차를 대고 와서 창문을 두드렸다.

“아린 씨도 율이를 보러 왔어요?”

도아린이 창문을 내렸다.

“홍보 효과가 좋은가 봐요.”

육하경은 온화한 미소 지으며 차 안을 가리켰다.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방금 천사 보육원에 갔다 왔는데, 사립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시설이 별로 좋지 않더라고요.”

육하경은 조수석에 앉으며 말했다.

“보육원을 새로 리모델링하고 싶어요. 그 기간 아이들은 우리 호텔 뒤뜰에 묵게 하려고요.”

“좋은 생각이에요.”

도아린은 간결하게 대답했다. 육하경은 점잖고 다소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린 씨는 제가 이슈를 만들기 위해 이러는 거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최근에 세인트존스 CEO로 임명된 저로서는 뭔가를 해서 호텔의 인지도를 높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게 맞아요.”

“의도가 좋다면 이 기회를 빌려 인지도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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