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2화

“뭐야, 이제 이 집에서 살기 싫다고 우리 엄마까지 내쫓으려고 하는 거야?”

배건후가 거절하기도 전에 배지유가 먼저 반박했다.

물론 주현정은 그녀가 도아린을 괴롭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예전의 불쾌한 일들은 다 잊어버렸다. 주현정이 있어야 오빠가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엄마가 출국하는 순간, 오빠가 도아린에게 넘어가서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린이는 그냥 물어본 거야.”

주현정은 딸을 힐끔 보며 핀잔을 줬다.

“내가 해외로 가서 네 아빠를 감시해야지. 안 그러면 또 딴짓할지 모르잖니?”

사실 주현정이 해외로 나가지 않았던 이유는 아들 배건후에게 빨리 아이를 낳으라는 압박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요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진짜 해외로 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시작했다. 사람은 아플 때면 본능적으로 가까운 가족이 그리워지는 법이니까.

주현정은 껍질을 깐 귤을 배건후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일은 아린이와 함께 시장으로 가서 나한테 맞는 옷감을 골라줘.”

배건후는 신맛을 싫어해 귤을 바로 도아린에게 넘겼다. 그러자 도아린은 귤 한 조각을 떼어 배건후의 입에 넣어주었다.

“...”

도아린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달죠? 내가 특별히 고른 거예요.”

‘어디 한번 신맛에 죽어봐라. 들어올 때도 죽상을 짓고는, 누구를 겁먹게 하려는 거야?’

배지유는 이상한 눈빛으로 오빠를 쳐다보았다. 귤의 신맛 때문에 눈썹이 꿈틀거리면서도 그는 달다고 대답했다.

‘도아린이 오빠한테 도대체 뭘 한 거야?’

유민정이 와서 식사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자 배건후는 그제야 고개를 돌리고 입안의 귤을 슬며시 뱉었다.

식사 자리에서 배지유는 도아린이 자신에게 밥을 퍼주길 바랐지만, 도아린은 주현정에게 먼저 퍼주었고 드물게 배건후가 도아린의 밥을 퍼주었다.

“이 정도면 되겠어?”

도아린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충분해요.”

“...”

배지유는 직접 밥을 퍼서 자리에 앉은 후, 계속해서 배건후를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오빠,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