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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도아린이 웃자 율이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

“남자친구 있어요?”

“없어.”

도아린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에게는 쓰레기 같은 남편만 있을 뿐이다.

“소원은 입 밖으로 뱉으면 이루어지지 않잖아.”

“그럼 어떡해요?”

율이가 눈물을 글썽였다.

“다시 마음속으로 조용히 빌면 돼.”

“같은 소원을 빌어도 돼요?”

“그 소원은 안 비는 게 좋을 것 같네. 나는 그렇게 따뜻함이 하나도 없이 차갑고 항상 자신의 억지 논리를 펼치는 사람은 필요 없거든.”

도아린은 율이의 손을 잡았다.

“그럼 보미 언니는…”

율이가 물었다.

“보미 언니는 달라. 보미 언니는 운이 좋아서 그 어떤 행동을 해도 그 아저씨는 항상 보미 언니를 소중히 여겨줄 거야.”

그때 병실 문이 열렸고 배건후가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는 어린애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도아린은 그를 쳐다보지 않고 율이의 손을 잡은 채 향 주머니를 아이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나 먼저 갈게. 내일 또 보러올게.”

율이는 주머니를 꾹 누르며 도아린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손보미는 배건후가 도아린을 따라가는 것을 보고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율이에게 물었다.

“무슨 얘기 했어?”

보미가 너무 큰 소리로 물어오는 탓에 율이는 움츠리며 대답했다.

“아무…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손보미는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미안해. 보미 언니가 너무 큰 소리 말했지? 아린 언니가 계속 내 남자친구를 유혹하려고 해. 저 멋진 아저씨는 차가워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이 여리단다.”

손보미는 율이의 손을 잡고 달래며 말했다.

“앞으로 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걸 보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나한테 알려줘야 해.”

율이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아린 언니는 멋진 아저씨 같은 남자는 필요 없다고 했지만, 보미 언니는 그녀가 아저씨를 유혹하려고 불쌍한 척한다고 말했다.

손보미는 율이의 우상이었지만, 지금은 아린 언니의 말이 더 신뢰가 갔다.

손보미는 과자 상자를 집어 들고는 비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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