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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자신은 배지유를 위해서 한 말인데 배건후가 냉랭한 표정으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을 줄은 말이다.

‘새언니와의 관계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겠군. 새언니가 계속 오빠의 귀에 뭘 속삭이니까...’

성대호는 병실을 나와 위층 VIP 병실로 빠르게 향했다.

하지만 배지유는 병실에 없었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혹시라도 배지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주현정이 충격을 받을 것을 염려하지 않고 성대호는 그녀의 병실로 직행했다.

1층 병실에서는 윤명희가 도아린을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도아린은 윤명희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사모님, 이제 제가 왔으니 하고 싶은 말을 바로 하셔도 괜찮습니다.”

“아린 씨... 아린 씨도 알다시피 나한테는 한 살 때 잃어버린 딸이 있어요.”

눈가가 붉어진 채로 윤명희는 도아린의 손을 잡았다.

“지난 세월 동안 자주 꿈에서 그 아이를 봤어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윤명희의 목소리는 차츰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진범준은 혹여 또 그녀의 마음의 병이 도질까 걱정되어 부드럽게 등을 두드려주었다.

“천천히 말씀하세요. 괜찮아요.”

도아린도 함께 달래자 윤명희는 점차 마음을 진정시켰다.

“미안해요. 내가 아린 씨에 대해 조사했어서는 안 됐는데...”

이 말에 순간적으로 거부감이 생긴 도아린이 손을 뿌리치려 하자 윤명희는 다급히 손을 더 꽉 잡았다.

“미안해요. 아린 씨의 허락을 먼저 받았어야 했는데 내가...”

이런 도아린의 반응을 보며 육하경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신도 그녀의 배경에 대해 조사하려다 그만둔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

도아린은 누군가 자신의 사생활을 들추는 것을 분명히 불편해했다. 아무리 높은 지위를 가진 이가 찾아와도 도아린은 굽히지 않았다.

“배지유 씨가 아린 씨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남동생이 심한 병에 걸렸고 아버지의 사업도 아린 씨의 지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근데 배지유 씨의 인품을 신뢰할 수 없어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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