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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어느 역할인데?”

손보미가 눈을 감은 채 물었다.

“금희.”

손보미는 머릿속으로 대본을 떠올렸다. 그녀가 연기하는 여자 주인공은 궁에 들어온 첫날, 남을 도와줘서 총관의 칭찬을 받는다.

같이 들어온 궁녀 두 명이 그녀를 질투하고 괴롭히는데 그중 한 궁녀의 이름이 금희였다.

“연기할 때 적당히 하라고 해.”

손보미는 팔을 누군가가 살짝 밀자 무심하게 말했다.

“오늘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물 뿌릴 때 따뜻한 물로 해줘.”

연기라는 건 많은 게 진짜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채찍에 맞는 장면도 실제로는 바닥에 채찍을 휘두르며 마치 맞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또한 주삿바늘도 손가락으로 살짝만 찌르는 식으로 연출한다.

그녀는 주연배우였고, 배건후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지만 촬영장 사람들은 그녀에게 강력한 후원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연기라는 건 사실감이 중요하지 않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보미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뜨자, 화장을 해주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당황해서 작은 브러시를 그녀의 눈에 찌를 뻔했다.

“죄송해요, 보미 씨...”

손보미는 화를 참지 못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밀쳐내며 티슈로 얼굴을 닦았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미 자리를 떠 있었다.

김지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보미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도아린이 어떻게 날 괴롭히는 궁녀 역할을 오디션 보게 된 거지? 분명 황후의 시녀 역할을 본다고 하지 않았나?’

손보미는 잠시 생각한 뒤,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고 의상실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고는 안에서 답이 오기도 전에 안으로 들어갔다.

“나가 있어요. 내가 옷 입는 걸 도와줄게요.”

손보미는 부드럽게 덧붙였다.

“우린 친구예요.”

도아린을 데리고 온 사람은 도아린을 바라보았고, 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밖으로 나갔다.

사람이 나가자마자 손보미의 표정이 변했다.

그녀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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