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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곧이어 무전기에서 송 감독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각 부서가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원래 장면은 두 번 정도 밀치는 후, 궁녀가 찻주전자에 남은 물을 손보미에게 뿌리는 것이었지만 감독의 재조정으로 밤에 손보미가 잠든 후 궁녀가 그녀에게 물을 끼얹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손보미는 마음을 졸이며 누워 자는 척을 했다.

감독의 ‘액션’ 소리가 들리자마자, 도아린은 차가운 물 한 바가지를 손보미의 머리 위로 쏟아부었다.

“아악!”

손보미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지만, 감독이 컷을 외치지 않자 연기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금희야, 너 지금 뭘 하는 거야?”

“주제넘게 나대지 말았어야지!”

도아린은 손보미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챈 뒤, 그녀를 억지로 올려다보게 만들었다.

도아린의 눈빛은 너무도 매서웠고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원귀처럼 복수심에 가득 차 있었다.

손보미는 그 눈빛에 겁에 질려 머리가 하얘졌다.

“컷!”

감독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미 씨, 보미 씨는 여주잖아. 시선은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있어야지. 다시 한번 가자!”

대본 속에서 여주인공은 두 명의 궁녀에게 괴롭힘을 당한 뒤 비록 초라한 모습이지만 전혀 겁먹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단호하게 꾸짖는다.

하지만 손보미는 도아린의 눈빛과 마주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두려움이 솟구쳐 올라왔다.

결국 차가운 물 세 바가지를 맞고 나서, 손보미는 추위에 몸을 떨며 대사를 하기는커녕 도아린과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다.

현장 스태프들은 고개를 저으며 답답해했다.

여주인공이 신인에게 압도당해 연기를 망치니 작업량이 늘어나면서 촬영 진행이 크게 지연되고 있었다.

하지만 손보미의 스폰서를 의식해 누구도 대놓고 불만을 표출할 수는 없었다.

손보미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만약 서서 연기를 했다면 일부러 넘어져 발목을 다시 다쳤다고 핑계를 댈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여기서 기절하는 척하면 함예진의 성격상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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