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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도아린은 네 대역을 하지 않을 거야.”

“아린 씨가 내 대역을 안 한다면, 왜 일부러 날 찾아와서 소란을 피운 거야? 대중 앞에서 나랑 자수를 비교하겠다고 나서더니...”

남자의 눈빛이 점점 더 차가워지자 손보미는 점차 말을 잃고 입을 닫았다.

차 안의 공기는 점점 더 무겁게 가라앉았고 담배 연기가 짙게 퍼져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결국 우정윤이 나서서 말했다.

“손보미 씨, 이제 들어가셔야 합니다. 저기 율이라는 소녀가 아직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이에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손보미는 마스크를 쓰고 눈에 눈물을 매단 채 안쓰럽고 가엾은 모습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녀가 내리자마자 우정윤은 참다못해 투덜거렸다.

“대표님께서 서둘러 촬영장에 간 건 사모님께서 공개적으로 망신당하는 걸 막기 위해서였는데, 마치 손보미 씨를 응원하러 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배건후는 한숨을 내쉬며 담배 연기를 뿜어냈지만, 속에 쌓인 답답함은 털어낼 수 없었다.

“우 비서가 보기엔 내가 손보미를 두둔하는 것 같나?”

“사모님께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지도 않고 그저 그분께 일이 생명보다 중요한지 따지셨잖아요. 사모님뿐만 아니라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물어봤는데.”

그가 묻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도아린이었다.

하지만 도아린은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비웃듯 바라봤을 뿐이었다.

손보미가 그 순간 말을 잇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대로 얼어붙었을 것이다.

우정윤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의 보스는 사업에선 천재지만 감정 문제에서는 정말 어설프다고.

“예전에 사모님께서 좋아하시던 야생 인삼을 손보미 씨에게 준 것도 그렇고, 아가씨께서 선물한 귀걸이를 억지로 사모님에게 착용하게 해서 알레르기를 일으킨 것도 그렇습니다. 사실 사모님이 원한 건 선물이 아니라 대표님의 태도였을 겁니다.”

배건후는 미간을 찌푸렸는데 그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태도라...?

태도가 실질적으로 유용한가?

도아린은 너무 좋은 환경에서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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