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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배지유는 결단을 내린 듯이 성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갑자기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끝났다.

방우진이 돌아온 것이다.

그 불량배가 분명히 자신을 폭로할 거다!

오빠가 자신이 자료를 훔쳐 그에게 넘겼다는 사실과, 손보미와 공모해 상가를 속여 넘긴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자신을 벌할까?

단지 도아린을 휴게실에 가뒀다는 이유만으로 서재에서 무릎을 꿇게 했던 오빠였다.

만약 이번 일을 알게 되면 관례 상 자신을 때릴지도 모른다.

배지유는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워졌고, 휴대폰을 꽉 쥔 채 어쩔 수 없이 온몸을 떨었다.

파란색과 빨간색 경찰차 불빛이 눈앞에 다가오자 두 명의 경찰이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다가왔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육하경이 먼저 손을 내밀었고 배건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

경찰은 육하경의 손을 잡고 잠시 침묵한 뒤에 말했다.

“죄송합니다.”

“놓쳤다는 겁니까?”

육하경이 놀란 듯 물었다.

그중 한 명의 경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희가 방심했습니다. 방우진을 골목에서 데리고 나오던 중, 갑자기 건물 옥상에서 난간이 떨어졌습니다. 그 난간에 동료 한 명이 맞아서 다쳤고 그 틈에 방우진이 도망쳤습니다.”

“도망갔다고요?”

배지유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녀의 표정은 묘하게 일그러졌고 한참 동안 입술만 떨다가 마침내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도망쳤다니... 도망쳤어...”

경찰은 그녀가 너무 충격을 받은 줄 알고 몇 마디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좋은 소식 하나를 전해주었다.

방우진이 도망치긴 했지만 난간에 달린 창살에 다리가 찔려 상처를 입었고, 경찰이 주변의 작은 병원들을 모두 수색하고 있으니 곧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배건후는 육하경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 사건의 추가 정보를 물었다.

배지유는 차에 앉아 있었지만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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