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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좋은 마음으로 그를 도와서 유럽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손보미와도 잘 되게 했지만, 어찌 그는 자신의 이런 마음도 몰라주고 이상한 말만 하고 있다.

“말해봐요. 이혼한다고 하면 제가 어떻게 도와줄까요.”

병원에서 손보미의 곁을 지키지도 않고 회사에서 야근도 하지 않고 배건후가 지금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그녀에게 요구를 제시하고 싶은 게 뻔했다.

분명 본인이 먼저 부탁할 사안이 있으면서도 저렇게 도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남자의 자존심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배건후는 그녀의 손에 들린 백 팩을 보고 차갑게 웃었다.

“짐은 아직도 갖고 오지 않고 옷만 몇 견지 들고 와서 자고 가고, 여기가 호텔인 줄 알아?”

도아린은 그를 흘겨보았다. 3년 동안 그녀는 집을 자주 나갔었다.

배건후는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었고 항상 도아린 스스로가 견디지 못해서 돌아오곤 했다. 언제부터 그는 그녀가 짐을 갖고 들어와서 머무는지 짧게 머물다 가는지를 신경 썼는지 모를 일이다.

이렇게 쓸데없는 말들을 하는 건 도아린에게 그녀가 을이라는 것을 깨우쳐주면서 배건후의 말을 순순히 따르라는 의미였다.

도아린은 가방을 소파에 던지고는 한숨을 쉬었다.

“건후 씨, 우리 오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봅시다. 어때요?”

배건후는 위를 꾹 누르면서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위가 쓰려. 말할 기분 아니야.”

“...”

도아린은 배건후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그녀는 주먹을 쥐고는 타협하듯 말했다.

“뭘 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

“한번 시도해봐.”

배건후가 뜨뜻미지근하게 말했다.

‘시도는 무슨!’

영양 밥상 같은 건 절대 다시 만드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면 배건후는 화를 낼 게 분명했다.

하지만 배건후는 얘기를 할 마음이 없고 얘기를 하려면 반드시 자신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도도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도아린은 열심히 감정을 조절했다. 배건후가 순순히 합의이혼을 해준다면 더 참을 수 있다.

도아린은 뒤돌아 주방으로 갔다. 지난 이틀간 그녀는 집에서 식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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