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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율이야, 이리로 와. 모두 보미 언니가 너한테 사준 간식이야. 뭐 먹고 싶은지 한번 봐봐.”

도아린은 그것을 훑어보았다. 과자, 쿠키, 보기에는 예쁘지만, 맛은 없는 간식들, 그리고 간편 밀크티도 있었다.

손보미는 전화를 끊고 과자를 하나 꺼냈다.

“토마토 맛이야. 좋아해?”

율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해요.”

손보미는 과자 봉투를 뜯어서 아이에게 건넸다.

율이는 하나를 꺼내서 손보미와 눈을 마주쳤다.

‘절대 주지 마. 네 손이 닿은 걸 먹고 싶지 않아.’

율이는 거부하는 손보미의 시선을 읽었고 손에 들린 과자는 천근 무게처럼 느껴졌다.

율이는 그 자리에 굳어서 불안하고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이는 뒤돌아 도아린을 보았고 그녀는 봄날의 햇살처럼 아이에게 힘을 주었다.

“아린 언니, 먹어요.”

율이는 도아린에게 주었다. 도아린은 허리를 숙여 절반을 물었다.

“너도 먹어.”

율이는 남은 절반을 입에 넣었고 환하게 웃었다.

아린 언니는 예쁘고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다.

손보미의 시선이 점점 차가워졌다. 도아린이 율이의 병실까지 찾아온 걸 보면 절대 좋은 마음이 아니었다.

“도아린, 나 율이랑 동영상을 찍어야 해.”

율이는 도아린이 떠나는 게 서운했지만 뭐라고 요구할 수 없어 그저 그녀를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아린은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잘 찍고 있어. 또 보러 올게.”

병원을 나와 도아린은 부근의 마트로 가서 율이가 먹고 싶어 하는 과자를 찾았다. 짝퉁 브랜드의 몇천 원도 안 되는 과자도 유은서는 율이에게 주기 아까워했다. 보육원에서 율이는 더 먹지 못할 것이다.

도아린은 짝퉁이 아닌 제대로 된 브랜드의 과자와 우유 시리얼을 사서 손보미가 떠난 후 다시 율이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도아린은 두 시간 정도 기다렸지만, 손보미가 가지 않을 줄 몰랐고 심지어 배건후도 왔다.

율이는 부담감이 너무 커서 몇 번을 찍었지만, 요구를 만족하지 못했다. 손보미는 부드러운 말투로 아이를 위로하면서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고 드디어 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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