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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도아린은 병원에서 율이를 만날 줄 몰랐다. 율이의 가녀린 몸에는 커다란 병원복을 입고 있었고 듬성듬성했던 긴 머리카락도 짧게 변해있었다.

“네가 왜...”

율이는 다급하게 그녀의 입을 막고 당황해서 뒤돌아보았다.

벽에 붙은 1미터 남짓한 타일에는 사람의 실루엣 두 개가 희미하게 비쳤고 그들의 걸음은 멈추었다가 점점 멀어졌다.

율이는 자신을 싫어하던 손보미가 문득 떠올라 빠르게 손을 떼고 어색하게 옷에 손을 문질렀다.

“죄송해요.”

도아린은 쪼그리고 앉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어제 율이를 데리고 와서 검사해야 했는데 세게 부딪힌 것인지 아닌지 걱정되었다.

“아니야. 내가 사과해야지. 네 병원비는 내가 책임질게.”

“아니에요.”

율이가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

“사실 저는...”

“율이야!”

보육원의 선생님이 찾으러 나왔다가 율이를 보고 빠르게 다가오더니 율이의 뒤통수를 때렸다.

“너 왜 함부로 돌아다니는 거야.”

율이의 가녀린 몸이 휘청거렸지만, 여전히 도아린을 보며 웃고 있었다.

“살살 해요. 아직 어린 애잖아요.”

도아린이 쌀쌀하게 말했다.

유은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누구세요?”

“저는...”

“제 친구예요. 저를 보러 왔어요.”

율이는 도아린의 말을 끊고 그녀의 손을 잡고는 곁에 있는 사람을 소개했다.

“이분은 보육원의 유은서 선생님이세요.”

유은서는 도아린의 손에 들린 정교한 상자를 보고 율이한테 주는 선물인 줄 알고 표정이 환하게 바뀌었다.

“아이고, 진작에 말씀하시지. 무거우실 텐데 제게 주세요.”

도아린은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급하게 오느라 선물을 준비 못 했네요.”

유은서는 표정이 확 굳더니 율이를 힐끔 보고 병실 쪽으로 돌아갔다.

“이따가 율이가 인터뷰가 있으니 잠깐 보고 가세요.”

율이는 도아린의 손을 꼭 잡았고 눈빛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가 서려 있었다.

보육원에 위문을 오는 사람은 많지만 거의 다들 생활용품을 주고 사진을 찍고 나서는 거의 오지 않았다.

율이는 도아린을 한 번만 보았지만, 이 예쁜 언니를 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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