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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배건후는 또 위통이 시작됐다.

도아린은 차갑고 평온한 표정으로 자신의 옷을 정리했다.

“손보미가 욕먹은 걸 내 탓으로 돌리고 싶다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진씨 가문과의 협력은 제가 돕지도 막지도 않을 테니 당신에게 달렸어요. 어머님의 상태는 보셨죠? 언젠가는 약속대로 저에게 20억을 주는 게 좋을 거예요. ”

배건후는 거울을 통해 그녀를 보며 차가운 웃음을 띠고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20억을 원한다고?”

“...”

도아린은 마음의 파도가 완전히 가라앉은 후에야 말을 이었다.

“당신이 진씨 가문과의 합작에 성공했다고 했을 때 설마 나한테 금실 좋은 부부 연기를 계속하게 할 생각은 아니죠?”

그렇게 된다면 끝이 없고 이혼은 기약 없이 먼 얘기가 될 것이다.

침실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배건후의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점점 어두워졌다.

한참 후, 그는 턱을 만지며 말했다.

“아니.”

그날 저녁, 배건후는 또 서재에서 야근했다.

도아린은 하는 일마다 순조롭지 못했던 3년 전의 꿈을 꿨다.

그녀는 폭설 속에서 몇 시간 동안 서 있었고 두 발은 얼어서 감각을 잃었다.

목표물이 나타나자 그녀는 황급히 다가가려고 했지만, 다리가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바람에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 장면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목적을 알게 된 남자는 따분한 표정이었다. 마치 그녀의 말을 한마디라도 더 들으면 그녀의 불운이 자신에게 옮겨지기라도 하는 듯 얼른 사람들에게 그녀를 쫓아내라고 명령했다.

도아린은 사람들에게 끌려가서 눈더미에 버려졌고 간신히 일어섰다.

펑펑 쏟아지는 눈은 그녀의 남은 희망까지 파묻었다. 이토록 절망하고 있을 때, 따뜻한 체온이 남아있는 코트가 그녀의 어깨에 걸쳐졌다.

도아린은 고개를 들었고 내리는 눈 속에서 차갑기 그지없는 얼굴을 보았다.

꿈에서 깨어나 도아린은 핸드폰 알람을 껐다. 배건후에 모든 기대를 걸었던 탓에 진실을 알게 된 이후 실망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만약 처음부터 배건후와 돈으로만 맺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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