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9화

만약 여기가 공공장소가 아니었다면 이나윤은 당장 도아린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판매원은 더욱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나윤에게 신발을 내밀었다.

“앉으세요, 제가 직접 신겨드릴게요.”

“필요 없어요! 집에 가서 소독한 다음에 신을 거예요. 저 여자가 무좀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이 사이즈 맞으시나요? 경매로 구입한 한정판은 교환이나 환불이 안 됩니다.”

판매원이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나윤은 이미 도아린에게 크게 화가 나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 그녀는 짜증스럽게 카운터를 두드리며 말했다.

“산다고 했으니 당연히 맞죠. 더 말 많으면 고객센터에 의견 제기할 테니까 알아서 해요!”

이나윤은 화를 내더니 도유준을 노려보았다.

“이 신발 사주면 부모님께 널 소개해 줄 생각은 해볼게.”

이나윤은 절대 바보가 아니었다. 단순히 도아린과의 감정싸움 때문에 2억을 쓰는 일은 없었다.

이 일이 도유준 때문에 시작됐으니 당연히 그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유준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

그는 도아린이 몹시 미웠다.

그저 신발 한 켤레일 뿐인데 이나윤에게 양보했더라면 2억을 쓰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이다.

문제는 그에게 그만한 돈이 없다는 것이다.

도아린은 카운터 옆에 기대어 앉아 손가락으로 리듬을 타며 도유준이 당황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도유준은 마음을 굳히고 도정국이 준 4억 원의 창업 자금을 꺼냈다.

“나윤아, 한 번 신어 보는 게 어때?”

혹시라도 맞지 않으면 돈을 아낄 수 있으니까.

이나윤은 그의 손에서 카드를 빼앗아 판매원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 발 사이즈는 내가 제일 잘 알아.”

판매원은 이번 달의 보너스를 벌게 되어 기쁜 나머지, 즉시 결제를 하고는 매장 매니저까지 불러 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신상품이 들어왔을 때 우선적으로 연락드릴 수 있습니다.”

이나윤은 씩씩거리며 이름과 전화번호를 빠르게 적어 판매원에게 건넸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