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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배지유는 상황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지만, 주현정이 말을 꺼내지 않으니 자신도 먼저 도아린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었다.

“닭고기 수프를 데울게요.”

도아린은 보온병을 들고 병실 밖에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

주현정은 배건후를 손짓해 부르며 말했다.

“앞으로는 아린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정을 쌓아. 그 엉망진창인 사람들과는 깔끔하게 끝내고.”

배건후는 여전히 보온병에 담긴 죽에 신경이 쓰였다.

도아린은 손보미를 보러 간 것도 아니었고 아마 그녀가 입원한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우정윤이 그에게 미리 도아린의 생각을 물어보라고 제안했지만, 배건후는 또다시 도아린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보미 언니는 제 친구예요.”

배지유는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제가 해외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 언니가 저를 돌봐줬잖아요.”

주현정은 그녀를 눈으로 흘기며 말했다.

“네 친구는 네가 알아서 만나. 네 오빠를 끌어들이지 말고.”

주현정은 다시 배건후를 바라보며 신신당부했다.

“진씨 부부는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굉장히 신경 써. 그룹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너는 조심해야 한다. 며칠 후 네 아빠가 돌아왔을 때 네가 진씨 집안과의 협상을 잘 마무리한 걸 알면 굉장히 기뻐할 거다. 이 기간 동안 아린이에게 잘해.”

도아린은 주현정의 말이 끝난 걸 듣고 나서야 문을 두드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어머니, 닭고기 수프를 데워 왔어요.”

도아린의 발걸음과 함께 병실 안에 풍겨온 것은 진한 닭고기의 향기와 은은한 버섯 향이었다.

배지유는 침을 삼키며 눈치를 살폈지만 먼저 마시고 싶다는 말을 하지는 못했다.

도아린도 그녀에게 수프를 권할 생각은 없는 듯, 고기 한 점을 건져내어 반 그릇의 수프와 함께 주현정에게 내밀었다.

“천천히 드세요, 뜨거우니까요.”

“역시 닭고기 수프가 죽보다 맛있어.”

주현정은 어린아이처럼 만족스럽게 두 그릇을 후루룩 마셨다.

도아린과 배건후는 눈을 마주치며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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